
더 비하인드
미스터리 / 스릴러 / 한국 소설
저자 박희종
박희종 저자(글)
팩토리나인 · 2023년 06월 21일
오늘은 드디어, 경기 전자 도서관에서 읽은 전자책 <더 비하인드> 리뷰다. 스트레스 받을 땐 소설이 최고라지만, 또 <더 비하인드>는 직장생활 속의 사람들 관계를 교묘하게 엮어내어 스릴이 있으면서도, 잔인했고 현실을 잘 파악해 써둔 작가의 장치들이 허를 찌르게 했다.
한 남자가 구내 카페에서 우유를 2팩 가지고 퇴근한다.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지도 못한 채. 그 남자는 사내 웹 게시판을 통해 누군가가 지켜봤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더 비하인드>는 바로 그 장소에서 시작된다.
소설 더 비하인드를 읽는 내내 이상했다. 내용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감정이 계속 어긋났다. 분명 사람들 얘기고, 관계 얘기고, 낯선 상황도 아닌데 이상하게 한 번에 이해되지 않았다. 그래서 중간중간 멈추게 됐다.
“그래서 지금 뭐지?”
이 생각을 계속 하면서 읽었다. 처음에는 그냥 평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몇 명이 모여 있고, 대화하고, 분위기가 흐른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분위기가 자연스럽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흘러가는 게 아니라, 끌려가는 느낌.
누가 뭘 했다고 정확히 짚을 수는 없는데, 이미 방향이 정해져 있고 그 안에서만 움직이고 있는 느낌이 계속 들었다.
그 중심에 재욱이 있다. 재욱은 앞에 나서지도 않는다. 주인공도 아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계속 걸린다. 처음에는 그냥 넘겼다. 사실 처음에 나오지도 않는다. 어느 순간 나타난 그. “별 역할 아닌 것 같은데” 하고 생각했다. 근데 읽을수록 느낌이 바뀐다.
“재욱이 웃었다. 나는 재욱이 웃는 모습을 보며, 처음으로 소름이 돋았다.”
이 장면에서 멈췄다. 왜 웃는 건데. 뭐가 그렇게 여유로운 건데. 그 웃음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더 이상했다. 억지스럽지도 않고, 설명도 없는데 그 전까지의 모든 장면이 갑자기 다르게 보였다. 그때부터는 이야기를 보는 게 아니라
의심하면서 읽게 됐다. 읽는 내내 불편했던 이유도 그거였다.
이미 알고 있는 구조였다. 회사에서도, 사람 사이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계속 봐왔던 것 같았다. 그래서 더 싫었다.
그리고 이 문장. “제 약점이 남들에게 알려진다고 하더라도 그다지 겁먹지 않을 정도가 되었을 때…”
이건 솔직히 편하게 읽히지 않았다.
이 소설은 큰 사건이 없다. 근데 이상하게 계속 남는다. 읽고 나서 정리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흐릿해진다. 누가 뭘 했는지보다 내가 읽으면서 느꼈던 불편함만 또렷하게 남는다. 소설 더 비하인드는 재밌다기보다는,계속 신경 쓰이게 만드는 책이었다. 좋아서가 아니라, 그냥 넘기기에는 너무 익숙해서. 그래서 더 싫고,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 그래도, 소설이니까, 재미있게 읽었다고 하면,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고 하면, 너무 이상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