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이 켜져있다.커서가 깜빡이고 어떤 말을 쓰면 될지 화면의 조명이 내 얼굴을 비춘다.몇 초가 흘렀을까.나는 이윽고 키보드에 손을 대고 무엇인가 쓴다. 그 것은 타인에 대한 내 답변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답을 하는 순간 머릿 속에 의문이 떠올랐다.내가 내 스스로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던가.보이지 않는 삶의 연속에서 타인에게 보여지는 것만을, 무엇인가에 홀린 듯 따라가지 않았나. 나는 보이는 것에 집착하는 속알머리가 없는 삶을 이제까지 살아온 걸까. 내 마음 속에내 머리 속에어떤 질문이 떠올랐다너는 타인에게 보이지 않지만 내 스스로에게 뿌듯하고 스스로에게 떳떳한 삶을 살아왔는가. 타인에게 휘둘리는 것에 맞추어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고 핀잔을 주지는 않았나 고민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