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8. 한국 소설 『당신의 세포막 안으로』 서평

 

 

당신의 세포막 안으로
김진성 장편소설
델피노 · 2025년 04월 21일
진실보다 믿음이 더 강력한 세상. 세포막 안으로 침투하는 근거없는 믿음을 방어하라

 

TPDD 사고 패턴 붕괴 장애

  영실대학교 박사과정 대학원생 김서연. 연구소에서 박사 과정 중에 있지만 그녀는 학계에서 인정받고 있지 못하다. 그녀가 연구하는 병명은 TPDD(THOUGHT PATTERN DISINTEGRATION DISORDER) 사고 패턴 붕괴장애라는 것으로 사고 혹은 언어 능력이 붕괴되어 한 가지 생각과 한 가지 말 밖에는 할 수 없게 되는 희귀 유전 질환을 말한다. 

 

  *TPDD  사고 패턴 붕괴 장애 THOUGHT PATTERN DISINTEGRATION DISORDER,

 사고능력, 언어 능력이 붕괴되 한가지 생각과 한가지 말밖에 할 수 없게 되는 희귀유전 질환.

  구글의 검색 시스템으로는, TPDD 질병은 지속적 체위 지각 어지럼증으로,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어지럼, 자세 불안 및 비회전성 현훈이 기립 자세와 일련의 동작 및 시각자극에 의해 악화되는 만성 전정 질환입니다 라고 나온다. 극중 극한 상황을 설정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작은 주삿바늘과 심정지의 관련성

  서연이 속한 연구실은  TPDD 환자들과의 2상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서연의 연구실이 TPDD의 치료제의 효과를 보이는 국면에 다다랐을 때, 환자들에게는 작은 주사바늘이 보이게 되고 그것과 동시에 심정지가 발생하며 사망한다. 임상시험센터가 그렇게 큰 혼란에 접어들었다. 주삿바늘이 보이는 것과 심정지의 관련성은 아무것도 밝혀진게 없지만 무엇인가 누군가 노렸다는 것을 알게된 서연은 그의 남편과 함께, 그리고 그녀의 연구에 치명타를 노리는 그 무엇인가를 찾아나서게 된다. 

서연의 삶

  서연은 결혼하여 한 아이를 임신하게 되었다. 아이가 TPDD라는 증상이 있어 유산을 권하는 의료진들이 나타난다. TPDD는 한 번에 한 가지 생각과 한 가지 말 밖에는 못하지만 어떠한 자극이 있으면 그 자극으로 인해 대상자들을 혼란에 이르게 만들 수도 있다. TPDD를 가진 아이를 잉태한 서연은 어떻게 앞으로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까. 

현실의 벽

" 그런데 과학자는 말이죠.

세포막을 단단하게 만들어야 해요.

함부로 이상한 정보에 세포막을 열어주면 안 돼.

진실에 가깝다고 검증된 애들만 들여보내야 해요."

 

  TPDD라는 질병을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있을 때 서연은 대형 제약회사로 이직을 생각했었다. 그녀 스스로 가진 힘을 보여주기 위하여. 

  삶이라는게 참 우습다. 우습지만 쉽게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 경우도 많다. 우린 그걸 현실의 벽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결국 서연은 임신한 몸을 이끌고 보이지 않는 허구의 벽과 싸워 승리를 쟁취해낸다. 그 배경에는 그녀를 도와주는 이도 있었지만, 그녀의 곁에서 그녀를 방해하는 공작을 만든 이들도 있었다. 배신한 이도 있었으며, 세상의 모든 것이 그녀의 탓인 것처럼 떠든 사람도 있었다. 그녀의 편이 없을 때 그녀의 편이 되어 힘을 실어준 이도 있었다.
 
  단순히 소설 속의 이야기이지만, 소설 속의 서연의 삶이 그리 녹록치 않으면서도 나에게 쾌감을 주었던 건 아마도, 소설 <당신의 세포막으로> 의 결말 덕분이지 않았을까. 오늘도 서연의 삶으로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