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에세이] 멍때리는(?) 나날들

올라씨 Elena._. 2012. 10. 26. 14:51
반응형


화공을 전공하고, 생각해본적 없던 무역 업무를 손보다가

쥬얼리, 악세사리 매장운영을 하게 된지도 벌써 3주 가까이 된 것 같다.


잦은 업무 변동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잠깐,

조금씩 새롭게 배우는 것들이 많아질수록 스트레스를 받는 시간은 점차 줄고 있다.


아르바이트, 직원을 구하지 못해서 12시간 동안 매장근무를 한지도 일주일 정도 되었을 무렵,

고맙게도 면접을 보겠다는 분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렇게 주말에 좀 쉴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을 가지니 벌써 두번째 주말이 다가오고 있다.


옛날에는, 그러니까 대학생일때까지여도 난 일이 넘쳐나면 넘쳐날수록 즐거웠다.

내가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은,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나를 인정해주고 있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는 없으니까.


거의 3주가 되어가는 요즘, 나는 멍~때리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매장 운영에 대한 포괄적인 업무가 익숙치 않은 데다가

편의점 알바, 대형마트 보안 등의 업무만 했었던 나에게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敵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를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밥먹다 멍때리는 시간은 늘어간다.

생각이 많아선지 3시가 넘어서 잠에 들고, 아침에는 일어나기가 참 피곤하다.


어제는 늦은 저녁을 위해 12시가 넘은 시각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를 사고는 버스에 올랐다.

용인에 내려서 길을 걷는데, 갑자기 버스에서 한 청년이 내려 핸드폰을 건넨다.

알고보니 내려야 한다는 급박감에 핸드폰이 떨어진지도 몰랐던 것인데,

막차일지도 모르는 66번 버스에서, 그 청년은 기꺼이 버스에서 내려 주인에게 핸드폰을 찾아주고는

떠나려는 버스에 뛰어올랐다.


늦은 밤, 그리고 피곤에 지친 나에게 훈훈함을 알려준 그 청년에게서 고마움을 느끼며.

대낮에도 졸린 어느 날.


그래서 나의 멍때리는 요즘은 아름다운 것 같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