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국│作/불편한 감정이 불안으로

애매한 의욕과 불확실한 방향 .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하루는 지나갔다

올라씨 Elena._. 2026. 4. 19.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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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마다 일어날 때의 어려움이나 불편함이란 전혀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삶에 대한 의욕이 사라진 건가 싶다가도, 그렇다고 답할 만한 상황인 듯 싶기도 하다. 의욕이 있다가 없다가, 없다가도 생기고 있디가도 없어지는 불멸의 이상한 삶을 제이는 지금, 살고 있다.

  그렇다면 의욕이 없는게 맞는건가.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글쎄, 그런데 또 그건 아닌 것 같다. 잠결에 일어나 먹을 거리를 찾아 밍기적 거리다가도, 막상 입에 맞는 음식을 냉장고에서 찾을 수 없어 배달앱을 켰다. 하지만 오랜 시간 핸드폰을 붙들고 앉아있다가 차마 마음에 드는 메뉴를 찾을 수 없어 어플을 꺼버렸다. 그리고 느릿 느릿 일어나 짜파게티를 하나 끓였다.

  하지만 차마 먹지도 못하고는, 몇 젓가락을 뜨다가 결국 싱크대에 버리고 말았다. 제이는 포기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나이가 들어 조급한 마음이 들고, 마음이 급해져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오락가락 했지만, 정작 나는 그 조급함이 어디서 시작된 것인지 알지 못했다.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은 늘 나를 따라다녔다. 하지만 막상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끝내 확신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자주 멈춰 있었다. 움직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지 못한 채로 서 있는 상태. 그 상태에서 나는 나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쉬어도 괜찮다고, 이 정도면 충분히 버티고 있는 거라고.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말들은 나를 위로하기보다는 더 조급하게 만들었다. 쉬고 있다는 사실조차 어딘가 뒤처지고 있다는 증거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이는 또 한 번 생각했다. 나는 정말 쉬고 있는 걸까,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는 걸까.

  답은 여전히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날 아침이 오면 또다시 눈을 뜨고, 비슷한 고민을 반복하면서도 어딘가로 향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아마도 그것이, 의욕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의욕이 방향을 찾지 못한 상태라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것이, 의욕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의욕이 방향을 찾지 못한 상태라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문제는 의욕이 아니라 방향이었다.  하지만 방향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잔인한 것이었다. 한 번 정해지면 그쪽으로 가야 할 것 같고,  정하지 않으면 아무 데도 가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제이는 또 멈춰 섰다. 선택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선택했을 때 감당해야 할 무게를 알기 때문에.
어떤 선택은 틀릴 수도 있고, 어떤 선택은 나를 더 지치게 만들 수도 있었다. 그걸 알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선택하는 사람들을 보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괜찮아서 선택하는 걸까, 아니면 나처럼 생각하지 않아서 가능한 걸까.  그 사이에서  제이는 또 한 번 애매한 자리에 서 있었다.

  확신도 없고, 그렇다고 완전히 포기한 것도 아닌,  어딘가에 발을 걸쳐둔 채로.

  그래서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애쓰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고, 또 하루가 비슷하게 반복되었다.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은 같은 날들.   그 안에서 제이는 아 주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남들이 보기에는 멈춰 있는 것처럼 보여도,  스스로는 알고 있었다.  

  완전히 멈춘 적은 없었다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아니라,  포기할 수조차 없다는 상태에 가까웠다.
  그래서 오늘도 애매한 의욕과 불확실한 방향 사이에서  어딘가를 향해 있는 척을 하며 살아간다.
  그게 진짜인지, 그저 그렇게 믿고 싶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아직은 완전히 내려놓지는 않았다는 사실 하나로  하루를 버텨낸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하루였지만,
이상하게도 지나가버렸다.  그리고 제이는  사실에 대해 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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