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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번째 독서 리뷰, "모멸감. 끝낸다고 끝이 아닌 관계에 대하여" (부제 : 모두에게 불편한 감정 : 모멸감)

올라씨 Elena._. 2023. 9. 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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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 자신의 무결함을 홀로 주장할 수 없다."

하버마스. 

 

모멸감. 끝낸다고 끝이 아닌 관계에 대하여.

지은이 프랑크 M. 슈템러  

장윤경 옮김. 

 

 

목차 

0. 들어가기에  앞서,

1. 간단 북마크 :  모멸감의 원인과 해결책 

1.1 모멸감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1.2  모멸감은 어떻게 피할 수 있는가? 

2. 본격적인, 후기 각. 

2.1 언제 찾아왔는지 모를 모멸이라는 감정

2.2  모멸의 원인

2.3 모멸이 위험한 이유 (방어기제) 

2.4 벗어나기 

2.5 자기 반성 

3. 마치며 

'

 

0. 들어가기에  앞서,

임시 저장이 안되어서 한참을 쓴 리뷰를 날렸다. 

다시 쓰기 싫어 4일을 버텨보았으나, 써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1. 간단 북마크 :  모멸감의 원인과 해결책 

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책 속 문장을 정리해보았다. 

1.1 모멸감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어떻게 그럴 수 있지? 그는 왜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거지? 나와 이렇게 가까운 사이인데? 내가 외로움과 상실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 이리도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을 그는 왜 내어... (중략)" 67/135p 

 

1.2 모멸감은 어떻게 피할 수 있는가? 

○ 모멸의 감정을 철저하게 피하고 싶은 사람은 속세를 떠나 은둔자가 되어야 한다. 

○  하나의 장기적인 변화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접근해야 한다. 이는 시간과 끈기가 요구 될 뿐 아니라 자기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천천히 다가가는 과정이다. 102/135 p

○ 우리는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일이 더 나은 문제 해결과 결부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21/135 p

 

2. 본격적인, 후기 각. 

2.1 언제 찾아왔는지 모를 모멸이라는 감정

  나는 언제부턴가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사람들과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 시작점은 내 인생에 있어 깊은 상처로 남은 사건으로 꼽힌다.  폭세틴, 데파스정 등의 다양한 약들로 고쳐보려 애썼지만 한 번 침체된 감정을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바닷 속에 갖힌 것만 같았다. 숨을 쉴 수가 없었고 술을 먹으면 다 게워냈으며, 나도 모르는 스트레스가 나를 침범했을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정신과에서 먹는 약의 양을 늘려보았지만 아침에 나는 출근 길에 쓰러지기도 했고 정신을 못차린 채로 일상을 보내고, 주말에는 지쳐 잠만 퍼질러 자곤 했다. 정신 차려보면 일요일 저녁이었다. 

 

 어느 날에는 수치심이라는 감정이 나를 괴롭혔는데 생각보다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의사는 놀라운 표정을 지었지만 내심 기대했던 원인 분석과, 수치심이라는 감정에서 나가는 법을 알려주지 않았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시간이 흐른 후에 또 다른 감정이 내 마음을 불편하게 했는데, 그것이 바로 '모멸감'이라는 감정이었다. 모멸감 : 업신여기고 얕잡아 봄. 유의어 : 경멸, 모욕, 업신여김.

 

처음 발생한 모멸감을 극복하지 못하면 당사자들은 이 현상에 갇히게 된다.  (책 중에서) 

 

2.2  모멸의 원인

  너무나 쉽게 내 방어선을 무너트리고 찾아온 이 모멸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누군가의 괴롭힘을 당할 때도. 야근을 하며 혼자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을 때도. 말투가 왜 그러냐. 왜 공격적이냐, 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도. 

 

모멸감을 다루기 어려운 이유는 이를 겪은 당사자의 개인적인 결점과 민감성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10/135p

 

우리 문화에서 모멸감은 대부분 눈에 띄게 단순한 가해자-피해자 구도가 지배적이다. 10/135p

 

 나는 그때마다 같이 우왕-! 하며 공격적으로 맞대응 했다. 그냥 그래야 할 것 같았다. 

  모멸이라는 감정에 있어서 내가 가장 큰 문제라고 여겼던 것은 상대방이 툭- 하고 던진 말들이었다. 니가 민감해서 그래, 혹은 니가 예민해서 그래. 라는 주변인들의 말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톡-하고 말한 건데, 내가 과대 포장해 받아들인 것. 그게 제일 문제였다.  게다가 누군가는 "전부다 놓아야 편해져"라고 말했지만, 니가 내 맘을 어떻게 알아.라는 가시돋힌 마음이 들었다는 것도 마찬가지로 문제였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상대로부터 위협을 받는 느낌을 없애는 것이었다. 그들에게는 모멸의 의도가 없었으므로.  

위험한 것은 내 자신이었다. 타인이 아니라.  

 

2.3 모멸이 위험한 이유 (방어기제) 

  내가 모멸이라는 환상에 젖었을 때 나는 피해자가 되기 바빴다. 어떤 이유로 가스라이팅을 당했고, 피해를 입었으며, 마음의 상처를 입었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할 때에 두려움이 사무친다는 얘기까지, 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제가 발동했다.  

 

마음에 차지 않은 일련의 과정이 자신을 향한 괴롭힘이라 악의적으로 해석하면서, 스스로를 피해자로 정의내리고 피해자 의식에 빠지는 식으로 모멸감을 만들어 낸다.  22/135 p

 

모멸을 경험한 사람은 모멸감을 불러일으킨 상대와 직접 접촉하면 '정상적으로' 행동하기가 매우 어렵다. 모멸의 당사자는 접촉을 피하거나 상대방이 아무것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려는 경향과 그가 자신에게 무엇을 '가했는지' 비난하며 깨닫게 하고 싶은  충동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해 헤매기 때문이다.  25/135p 

 

나를 더욱 분노하게 했던 건 상대방의 여전한 행동, 그리고 사과 없는 경솔한 자세였다.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내가 피해를 입었는데, 나는 이렇게 불안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저 사람은 왜 태연하지? 공평하지 않아. 라는 생각이 나를 침식하기 시작해 나는 곧 잠식되었다.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는 당사자는 감정이 요동치고 종종 극에 달해 불안한 상태가 이어지며, 자신에게 모욕을 가했다 여겨지는 상대에게 노골적으로 몰두한다. 26/135 p

 

(중략) 모욕당한 사람은 스스로를 납득시켜 지속적으로 자신을 피해자로 만든다. 그리고 자신의 아픔을 아주 인상적으로 전달해 '가해자'로 동일시된 사람이 죄책감을 느끼고 도덕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되면, 가해자에게 지배적 권력을 행사하거나 보복을 행하기도 한다. 39 /135p

 

모욕 당한 사람은 이런 불쾌한 경험에 자신이 어느정도 기여했을 수 있다는 생각을 누군가 제기하면, 종종 독선적인 분노를 나타낸다. 39/135p

 

2.4 벗어나기 

  이 책이 의미하는 바는 모멸은 혼자 찾아내는 수수께끼의 답 같은게 아니라는 것이다. 불쾌할 수 있으나 인간관계는 상호 주고받음에 의지하므로 결국 모멸이라는 느낌을 받는 사람을 피해자라 했을 때, 가해자가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모멸이라는 현상은 결국 상호관계에서 오는 것이므로 내가 느끼는 모멸이라는 감정은 내 혼자만의 생각이 뿌리가 되어 스스로를 잠식해버리는 불상사가 일어나게 된다. 

 

  상대와의 시선, 철학, 마음가짐, 행동의 준거 기준이 다르므로 내가 느낀 감정은 상대방이 모멸을 일으키기 위해 노력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나로 인해 발생된다는 말이다. 

 

그저 무력하게 전달받은 감정이 아니라 그 안에 당신의 책임도 있으며 스스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고 하면 다소 불편할 것이다.  11/135 p

 

누군가 나로 인해 모멸을 느꼈다고 표현한다면, 내가 그에게 어떤 형태로든 중요한 존재가 되었다는 것이다. 설령 그가 이를 그 순간 전혀 인정하려 들지 않거나 또는 아예 없던 일로.. (중략) 58/135 p

 

자신과 상대방에게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지평선의 차이가 모멸이라는 현상을 통해 나타난 것이다. 74/135p

 

모멸이라는 현상은 최소 두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공동의 의사소통 행위로 이해해야 한다. 77/135p

 

  사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이었는데, 책을 읽으며 곰곰히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다. 내가 피해자라 한들, ( 3자 입장에서 명확한 피해로 보여지는 상황이 아니라면) 단순히 내가 느낀 감정을 피해로 둔갑시킬 필요는 없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정말 상대방은 모멸감이나 수치심을 줄 의도가 없었으므로.  벗어나야 했다. 모멸이라는 구렁텅이에서. 

2.5 자기 반성 

모멸이 생기는 이유랄까, 그 이유는 내 스스로의 자기 반성에 있었다. 특히 회사에서 인정받고자 하는 나의 욕구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내 업무를 (누군가가) 물어봤을 때 분노했다. 내가 자리해 있는데 다른 이와 얘기하면 불쾌했다. 이런 감정들은 인정받고자 하는 내 욕구에서 시작되었고 누군가의 의견을 비판이나 수치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모멸이라는 싹은 끊임없이 올라왔다. 

 

즉, 우리는 인정받고 존중받고 싶으며, 사랑받고 환영받기를 원한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비판이나 수치를 당하거나 거절되거나 망각되기를 기피 ... (중략) 58/135 p

 

"자신이 우월하므로 특별한 대우를 받아 마땅하다 믿으며 자신의 (오인된) 권리를 얻어내고 또 요구하려 노력한다. 그러면서 이들은 타인이 이 권리를 충족시킬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63/153 p

 

과도한 자기 과잉 논점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지치게 만든다. 가끔 혼자라 생각이 들어 괴로울 때도 있었는데 인생은 본디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하다가 또 마음이 불편해지곤 했다. 

 

3. 마치며.

<모멸감, 끝낸다고 끝이 아닌 관계에 대하여>는 나에게 반성모드를 선물했다.  내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보면 되겠다. 실제로 기분이 언짢아져서 물어봤더니, 상대방은 전혀 그럴 의도가 없었다는 걸 알게 됐다. '아, 내가 오해했구나."  사소한 오해가 쌓여 인간관계는 어느순간 틀어지고 마는데, 나는 그런 오해를 이제까지 너무 많이 해온 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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