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국│직장인의 소비, 대출, 생활기록/독서 Los libros 1112

26-18. 교보문고 전자책 『배짱좋은 여자들』 서평

올라씨 Elena._. 2026. 5. 7. 07:55
반응형

 

_

[국내도서] 배짱 좋은 여성들
용기와 극복에 관한 가슴 떨리는 이야기들
힐러리 로댐 클린턴 저자(글)  | 첼시 클린턴 저자(글)  | 최인하 번역
교유서가 2022년 07월 04일

『배짱좋은 여자들』을 읽는 내내 한 가지 감정이 계속 따라붙었다. 흥미롭다는 감정과 동시에, 어딘가 조심스럽다는 느낌이었다. 요즘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도 쉽게 오해되거나, 때로는 불편한 시선 속에서 읽히는 이야기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작품 역시 혹시 한쪽으로 치우친 시선이 담겨 있지는 않을까, 괜히 경계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다.

  그럼에도 끝까지 읽게 된 이유는 단순했다. 나는 여자이기 때문에, 결국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 속 여자들은 위기 속에서 어떻게 버티고, 어떤 방식으로 빠져나오는지. 그 과정이 현실과 얼마나 닿아 있는지 알고 싶었다.

『배짱좋은 여자들』은 특정한 메시지를 강하게 밀어붙이지는 않는다. 각자의 상황 속에서 선택하고 버텨내는 ‘과정’ 자체를 보여준다는 점이었다. 누가 옳고 그르다기보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더 집중한다. 그래서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누군가는 부딪히고, 누군가는 돌아가고, 또 누군가는 잠시 멈춘다. 방식은 다르지만, 그 안에는 공통적으로 ‘무너지지 않으려는 의지’가 있다.

    내가 가장 인상 깊게 본 인물은, 겉으로 보기에는 가장 평범하고 조용해 보이던 인물들이다. 특별히 강한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자신의 선을 분명히 긋는다. 감정적으로 크게 흔들리면서도, 결국에는 스스로 선택한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 그 이유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배짱 좋은 사람’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크게 맞서 싸우거나, 드라마틱하게 상황을 뒤집지는 않는다. 대신 아주 현실적인 방식으로 버틴다. 감정을 삼키고, 때로는 한 발 물러서면서도, 결국 자신이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만은 끝까지 붙잡고 간다.

  이 모습이 특히 와닿았던 건, 실제로 우리가 마주하는 대부분의 위기가 이런 형태이기 때문이다. 모든 상황에서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늘 정면돌파가 답인 것도 아니다. 때로는 타협하고, 돌아가고, 견디는 선택이 더 현실적일 때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 것, 그게 이 작품이 말하는 ‘배짱’에 더 가까워 보였다.

  그래서 『배짱좋은 여자들』은 단순히 강한 여성들의 이야기라기보다, 각자의 방식으로 위기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읽혔다. 그리고 그 과정이 과장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조심스럽게, 더 오래 남는다. 이 책은 누군가를 대변하거나 주장하기보다는, 그저 보여준다. 이렇게도 살아간다는 것, 이렇게도 버텨낼 수 있다는 것을.

  결국 이 작품을 덮고 나서 남는 감정은 명확한 통쾌함보다는, 묵직한 공감에 가깝다. 그리고 그 공감은, 단순히 ‘여자’라는 범주를 넘어서, 각자의 자리에서 버티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지금의 감정이 앞서는 나에게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