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m / 9 q
시험 날짜가 정해지고 나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해야 할 일이 생긴 것이 아니라, 미룰 수 없는 일이 생겼다는 점이다.
그동안은 언젠가 해야 하는 일이었다.
언젠가 준비를 해야 하고,
언젠가 시작해야 하고,
언젠가 시험을 보게 될 일이었다.
하지만 날짜가 정해진 순간부터는 달라졌다.
이제는 언젠가가 아니라 그날까지 해야 하는 일이 되었다.
공부를 시작한 지 3일이 지났다.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퇴근 후 책상에 앉는 일도 쉽지 않았고, 집중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하루 종일 일을 하고 돌아오면 쉬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드는 것이 당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책상 앞에 앉았다.
사실 3일 동안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공부 자체보다도 반복의 힘이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막막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지.
계속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나면서 조금씩 달라졌다.
갑자기 잘하게 된 것은 아니다.
대단한 성과가 생긴 것도 아니다.
다만 처음의 낯설음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은 실력이 아니라 익숙해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과는 아직 멀리 있다.
합격 여부도 알 수 없고,
얼마나 더 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시작했고,
다시 앉았고,
또 하루를 이어갔다.
예전에는 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하루를 보내는 날들이 있었다.
지금은 적어도 조금씩이라도 움직이고 있다.
속도가 빠르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는 것 같다.
3일차.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어제보다 덜 낯설고, 첫날보다 조금 더 익숙해졌다.
지금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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