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m / 7q
시험 날짜가 정해지고 나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해야 할 일이 생긴 것이 아니라, 미룰 수 없는 일이 생겼다는 점이다.
그동안은 언젠가 해야 하는 일이었다.
언젠가 공부를 시작해야 하고,
언젠가 시험을 봐야 하고,
언젠가 준비를 해야 했다.
그런데 날짜가 정해지고 나니 언젠가는 사라졌다.
이제는 그날까지 해야 하는 일이 되었다.
이상하게도 마음이 조금 복잡했다.
시험을 본다는 사실보다도,
이제 정말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이 더 크게 느껴졌다.
공부를 시작한 지 이틀째.
아직 많은 것이 달라진 것은 없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피곤하고,
앉기까지도 시간이 걸리고,
막상 시작해도 집중이 잘 되는 날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어제와 오늘 사이에 한 가지 달라진 것이 있다.
어제는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였다면,
오늘은 다시 앉았다는 것이 의미가 있었다.
생각보다 이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도 어렵지만,
다음 날 또 하는 것은 더 어렵다.
특히 직장을 다니면서 무언가를 준비한다는 것은,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에너지가 없어서 어려운 것에 가깝다.
하루 동안 회사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여러 문제를 처리하고,
집에 돌아오면 쉬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드는 것이 당연하니까.
그래서 오늘은 얼마나 했는지보다도,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는 사실을 기록해 두고 싶다.
아마 앞으로도 비슷한 날들이 반복될 것이다.
하기 싫은 날도 있을 것이고,
진도가 생각보다 안 나가는 날도 있을 것이고,
괜히 시험을 접수했나 싶을 날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지금은 결과보다 반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잘하는 것보다 계속하는 것.
오늘은 그 연습을 한 하루였다.
2일차.
아직 멀었지만,
적어도 멈추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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