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려생활을 하다 보면 강아지에 대해 배우는 것보다, 나 자신에 대해 배우는 일이 더 많다.
강아지는 말을 하지 못한다. 기쁘면 꼬리를 흔들고, 불안하면 몸을 웅크리고, 서운하면 조용히 나를 바라본다. 우리는 그 행동을 보며 감정을 짐작할 뿐, 강아지가 정말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끝내 알 수 없다.
반대로 나는 사람이다. 말을 할 수 있고, 감정을 설명할 수도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가장 가까운 반려견에게는 오히려 내 감정을 말로 설명할 수 없다.
피곤한 날도 있고, 회사에서 힘든 일을 겪은 날도 있고, 아무 이유 없이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도 있다. 그럴 때 또리는 평소와 똑같이 산책을 가자고 하고, 놀아 달라고 하고, 내 곁에 와서 앉는다. 또리는 변한 것이 없는데, 변한 것은 나다.
예전에는 웃으며 받아주던 행동이 어떤 날은 귀찮게 느껴지고, 짧게 대답하게 되고, 산책도 조금만 하고 들어오고 싶어진다. 그럴 때마다 문득 걱정이 된다. 혹시 내 피곤함이 또리에게 전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혹시 내가 쌓아 둔 스트레스가 우리 반려생활에도 그대로 스며드는 것은 아닐까. 강아지는 사람의 감정을 생각보다 잘 읽는다고 한다. 말은 하지 못하지만 표정과 목소리, 걸음걸이, 분위기까지 느낀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보호자일까.
몸은 함께 있어도 마음은 다른 곳에 가 있는 보호자는 아니었을까.
반려생활은 단순히 강아지를 돌보는 일이 아니었다.
나를 관리하는 일이기도 했다.
내 감정이 안정되어야 또리도 편안하고, 내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또리에게도 따뜻하게 웃어줄 수 있다.
그래서 요즘은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다. 좋은 보호자는 강아지 훈련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도 돌볼 줄 아는 사람이 아닐까. 내가 지쳐 있으면 또리도 그 변화를 느낄 것이다.b 내가 웃으면 또리도 더 편안해질 것이다. 물론 완벽한 보호자는 없을 것이다. 늘 좋은 컨디션으로 살아갈 수도 없다. 하지만 적어도 나의 문제가 반려생활에 그대로 투영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 그것이 내가 또리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배려일지도 모르겠다.
반려생활은 강아지를 키우는 시간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시간이다.
그리고 그 시간은 언제나 '우리'의 이야기인 동시에, '나'를 비춰보는 거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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