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의 이유/댕댕이와의 동행

괜찮아, 괜찮아.

올라씨 Elena._. 2023. 3. 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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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sbs에서 성황리에 방영했던 <괜찮아 사랑이야>는 장재열과 지해수의 마음성형 힐링 메디컬 드라마였다. 꽤나 시간이 지났고 자세한 내용은 생각나지 않지만 뉴스와 언론 기사에 도배되어 유행을 몰고왔던 기억이 난다.  공효진의 사랑스러움은 이로 말할 수가 없었지. 

  댕댕이와 함께 생활한 이후, 혼낼 때를 제외하고 내가 가장 하는 말은 '괜찮아'였다. 이것도 깨닫게 된지는 채 2주가 되지 않았다. 왜 나는 '괜찮아'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되었을까.

   어딘가의 목적지로 향하는 차 안에서 갑작스레 어디선가 삐뽀삐뽀하고 구급차 소리가 들렸다. 웨엥-웨엥 거리는 소리가 신경쓰였는지 피곤해 고개를 파묻고 자던 댕댕이가 얼굴을 들고는 주변은 살폈다. 나도 모르게 말이 나왔다.  

"괜찮아, 누가 아파가지구 빨리 낫게 하려고 모시고 가는거야. 괜찮을 거야"

  마음이 울컥 뜨거운 기분이 올랐다. 미러를 통해 바깥 세상을 바라보니 사람들이 탄 차가 구급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비켜서고 있었다. 세상이 아직 살만하구나. 그리고 다시 말했다. '괜찮아, 이제 곧 괜찮아 지실거야." 

  나는 내가 불안할 때면, 그리고 강아지가 불안해할 때면 "괜찮아"라고 강아지를 토닥거렸고 강아지를 안았다. 서로의 심장 소리가 조용히 상대방에게 전해져 강아지도 나도 마음의 안정을 되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도 나는 계속 내 마음이 불안할 때면 "괜찮아"를 시전했다. 

  타인으로부터 불쾌한 경험을 하는 날엔, 그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불쾌함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물밀듯이 차올랐다. 그리고 갑작스레 불쾌감이 분노가 되어 치솟아 올랐고 그런날에 유난히 강아지도 그랬다. 그럴 때면 나긋하게 말하곤 했다. "괜찮아, 곧 괜찮아질거야." 

  그 말은 나를 향한 위로였다. 몸에 힘을 빼고, 어깨에 잔뜩 들어간 힘을 다시 한 번 뺀 후에 나즈막히 내뱉는 "괜찮아"라는 말을 들으면 댕댕이가 아닌 내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건 댕댕이가 아닌 나를 위한 말이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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