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번 소설에 빠져버리면 헤어나오지 못한다. 얼마 전 썼던 [목숨X값]에 이어, 오늘도 소설이다. <가해자는 없는 세상> 은 직장생활에서 일어난 성적 괴롭힘과 은근히 따돌리는 '은따'의 해결 방안을 낭만적으로 그려놓았다. 여기서 낭만적이라 함은, 허구이면서도 현실 (회사)에서 일어날 만한 일들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고 결론적으로는 원했던 결말에 이르러 만족스러웠다는 의미다.
어렴풋한 기억이지만 첫 회사의 기억을 떠올려보자면.. '따'의 기억은 없었던 것 같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 밥도, 퇴근 후에는 다른 직원의 집에 가서 술을 먹기도 하고.. 즐거운 직장생활의 시작을 경험했던 것 같다.
어느 순간 항상 활발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선입견에 사로잡혔고 그 순간부터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내형적인 성격에도 불구하고 매우, 극도로, 활발하고 붙임성있는 외향적인 성격이 아니냐, 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소설은 주인공 '유주은'이 언니가 괴롭힘 당했던 회사에 입사해 복수를 다루는 복수극이다. 생각했던 결말에서 다소 빗나가긴 했지만 현실에서 '사람들이 각자의 이익에 맞춰서만 행동' 하고, 주변의 상황에 휘둘려 주인공을 모른척 하고 외면하지만 결국은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서로 의지하고 그토록 꿈꿨던 복수를 완성하게 된다.
<가해자는 없는 세상>이라는 제목은 소설의 내용과는 맞지 않지만 주인공 '유주은'이 언니가 다녔던 회사에서 가해자를 모두 없앤다(?) 는 목적이 반영된 것 같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 세상에 가해자는 없는 경우가 확실히 많기는 했던 것 같다. 스스로가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척 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그렇게 잘잘못을 따지다 보면 돈없고 힘는 사람은 오히려 가해자가 되는 역설적인 상황도 생겼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나, 어렸을 때부터 육체적 심리적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이 피해자에서, 그들이 성장하고 나서 가해자로 변모해 사고를 치고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는 것들이 그런 예가 아닐까 싶다.
어찌됐든 소설 속에서 일어나는 '주은'의 복수가 감정적으로 시작했을 지 모르지만 상황을 주시하고 그런 복잡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냈다는 것은 고민해볼 법 하고, 혹시나 피해자가 되어 스트레스를 받고 있거나 힘듦에 있어 스스로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고 카타르시스를 느껴 힘을 냈으면 좋겠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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