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의 무게/산문집

2023년 새해 다짐.

올라씨 Elena._. 2023. 1. 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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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새해가 밝았다. 기다리진 않았지만 막상 타종 행사 뉴스를 보고 있자니 기분이 이상했다. 십, 구, 팔, 칠, 육, 오, 사, 삼. 이. 일. 그리고 2023년도의 첫 폭죽이 터졌다. 나이를 한 살 더 먹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작년 한 해가 맘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건지 새로운 마음으로 뭔가 시작할 생각을 하니 내심 기분이 좋아졌다.    매 년 새해 다짐이 뭐냐고 물으면 '그 까짓게 뭐냐' 고 답했을 때와는 다르게 조금은, 아주 조금은 마음의 변화가 생겼다. 그래서 2023년도 올해 어떻게 지낼지 정리해보기로 했다.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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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꾸준히 메모하기. 
  2.  지금처럼,  더 천천히.
  3. 반려견과 함께 더욱 많은 시간을 보내기.
  4.  내 스스로를 낮추지 않기. 

1. 꾸준히 메모하기. 

  이 블로그의 시작은 메모였다. 지금도 프랭클린다이어리를 쓰고 있고 그 기간이 벌써 10년이 지나고 있다. 대학생 시절 쓴 메모 수첩까지 하면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한지 벌써 16년이 흘렀다. 2023년 1월이 된 지금도 내 핸드폰의 메모장에는 알람이 100개를 넘어서고 있고 (이상하게도 지금 보니 메모가 111개...), 완료된 메모는 530 개다. 

 

    생각 났을 때 바로 하지 않으면 좀이 쑤시는 성격인지라 인터넷을 하다가도 꼭 읽어봐야겠다 싶은 것들은 북마크를 해놓기 때문에 완료되지 않은 메모들은 더 많을 수도 있겠지만  작년 말 부터 메모해놓았던 글들이 블로그로 옮겨지며 정리된 것을 보니 내심 뿌듯하다.  2023년도에도 더욱 메모에 박차를 가하고, 더 많은 포스팅으로 내 만족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2.  지금처럼,  더 천천히. 

  극강의 외향적인 성격인줄 알았던 나의 성향이 INTP로 바뀌었다.  MBTI 특성상 항상 고정적인 결과가 나오지는 않는데 ISTP로 바뀌지는 않고 있다. 2022년에 각종 사고에, 업무 과다에 스트레스 받아 실신하고 나서야 조심하는 성격이 생긴 것 같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렇지도 않다.  새로운 것을 찾아 즐기는 모습은 지금도 여전하지만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면도 있고 받아들이는 것이 빠른 것도 있지만, 또 천천히 시간을 두고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도 있음은 분명하다. 

 

 

지금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 때. Tomar una respiración profunda.

Tomar una respiración profunda. 심호흡을 하세요. 버스 타고 퇴근 중인데, 문득 나에게 닥친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주차 자리가 없어 주차딱지를 끊기도 몇 십여차례, 과태료가 싫어서 집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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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다가 더욱 더 체감이 된 부분은 '집순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극강활발러라고 표현했으나, 사람과 만나면 매우 피곤하고 에너지가 빨리는 느낌이라 집에오면 항상 녹초가 되곤 했다. 그래서 찾았던 취미가 양모펠트, 하바리움 볼펜 만들기 였고, 지금은 집에서 '암니팅'을 취미로 하고 있다. 

 

 

[자유시간엔...] 소품, 하바리움 볼펜 만들기.

시간이 있을 때는, 새로운 취미(?) 를 찾는 내 특성상 평소에 재미나고 예뻐보이는 것들을 찾아다니다 꼭 한 번을 하는 것들이 있다. 바로 #하바리움 볼펜 만들기. 화질이 좋지 않지만, 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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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가 가득한 , 곰시바 양모 펠트

톡.톡. 쌓인 눈을 밟을때면 나는 눈소리가 양모펠트에서도 난다. 그래서 펠팅을 하는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하트를 품은 시바…? 곰..? 을 만들었다. 곰같기도 하고 시바같기도 한데. 그래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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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향적인 부분으로 적합한 취미로는 웨이크보드, 스노우 보드가 있지만 계절적인 특성을 많이 타고 오히려 23년 올해에는 스노우보드를 자주 타진 않는다.  집에서 홀로 즐기는 외로움이 더욱 나를 나답게 만들어준다고나 할까.  2023년도에는 온전한 내 시간을 만들어 더욱 내면은 단단해지고 건강한 내가 되었으면 한다. 천천히 느릿느릿 가지만 시간이 지나면 종착역에 도착하는 거북이 처럼.

 

3. 반려견과 함께 더욱 많은 시간을 보내기. 

  오늘 문득 셈해보니, 또리가 온지 90일도 채 지나지 않았다. 2달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배변 훈련, 앉아, 기다려와 같은 훈련을 해왔고 지금은 산책가자는 소리에 문에서 기다리고,  혼자 인형과 함께 놀기도 하고 잘 지낸다. 처음에는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했지만 유기견을 받아들이기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그렇다고 돈주고 생명체를 사기도 싫었다.  >> 또리 만나러 가기(클릭)

  어느 날, 임시보호는 괜찮겠다고 선뜻 말해준 동생 덕분에 시작한 임시보호는 입양으로 이어졌다.  처음엔 자꾸 물고 뜯고 알 수 없는 행동과 짖음에 스트레스 받을 때도 있었지만, 그것도 시간이 약인지라 점차 안하게 되고 무뎌지게 되었다. 처음 또리가 물었을 때, 물린 자국을 사진찍고는 '하, 이걸 어쩌나' 라고 생각했던 것도 이제는 과거의 추억이 되었다.

 

  함께 한 하루가 길지 않기에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내가 반려견과 함께 살기 위해 더욱 내 재정을 긴축하기 위한 노력도 하게 되었고 내 건강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건강해야 더욱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을 테니까. 생각없이 살던 내 하루의 삶에 청소와 함께 산책하며 밤공기를 쐬고, 실외 배변을 하는 동안에는 프라이버시를 지켜준다고 모른척 고개를 돌리는 이 사소한 행동들이 왜 이제까지의 내 삶에는 없었을까 싶다. 

 

4. 내 스스로를 낮추지 않기. 

  지난 30년을 지나보건데, 항상 친절한 내 모습과 안부를 묻고, 입구에서 경비원에게 인사하는 내 모습은 습관화 된 것이었다. 일부러 신규 입사자와 친하게 지내는게 좋겠다 싶어서 아는 척을 하고, 인사를 했다. 업무 진행상황을 수시로 얘기해주고 웃으면서 대했는데 어느 순간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정신적 학대였다. 

  "나라면 안그럴텐데?", "웃기네", "내 식판은 니가 치워."

  "일을 왜 그렇게 하지?"   "나를 위해 이것도 못해주냐?", "바람 피는게 뭐 대수라고."

이런 말들을 들은 나는, 화를 내지 않고 나를 더욱 낮췄다. 그럼  '너라면 어떻게 할꺼야?', '아 그래..?', '미안해, 내가 아직 일에 미숙해. 죄송합니다.', '미안해...'

  피노키오가 된 나는 상대방에 맞추겠다는 새로운 도전을 만들었고 그 도전은 나를 피폐하게 만들었다. 인형극에서 인형이 된 것처럼 의견도 내지 못한 채 휘둘리던 나는 그게 가스라이팅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러면서 업무 폭탄까지 가세해 나는 더욱 궁지로 몰렸다. 그 결과가 실신이었고, 출근을 하지 못했다. 검사 결과는 정상, 극한 스트레스에서 내가 나를 보호하는 방법은 뇌를 멈추고 세상이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게 해 기절 시키는 방법 뿐이었다.  이제는 그만할 때가 되었다. 

 

옳고 그름의 문제, 정답이 있을까

4시 50분. 5시 20분. 내 단잠을 깨우는 아침 알람 시간이다. 제대로 일어나지 못하면 그날은 강아지 산책도 없고, 택시를 타야해서 나와 강아지 모두에게 좋지 않은 하루다. 4시 50분에 일어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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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옳고 그름, 당신이 맞고 내가 틀리지 않았고, 그 반대도 아니다. 그냥 나는 내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 문제가 되거나 우려사항을 얘기하며 커뮤니케이션을 할 뿐이고 그것이 나를 가스라이팅이라는 진흙탕으로 빠져들게 할 권리는 없다.  가스라이팅에 관련된 내용은 아래 기사를 보고 알게 됐다. 

 

가스라이팅 뜻 예시를 통해 쉽게 설명합니다 - 하루1분

가스라이팅 뜻 (정의)만 봤을 때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고 말이 조금 어려울 수 있는데 알기 쉽게 풀이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hiyaja.com

    '너를 위한다'는 명목하에 내가 살을 빼야 할 권리는 나에게 있다.  타인에게 없다. 못한다면 내던져버릴 수도 있는 내 말과 행동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내 자신을 믿지 않으면 가스라이팅은 더욱 심해질 것이고 내 주변에서 자욱한 안개처럼 시야를 가릴 것이다. 잘못을 했으면 반성하면 되고, 다음에 그러지 않으면 된다. 그 잘못으로 인해 내 자신이 허우적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글을 쓰다보니, 사람들의 안부에 '올해는 사건 사고가 너무 많았어'로 답을 대신하던  어디서 나왔는지 알겠다.  반려견을 통해 사람보다 강아지가 나은 점도 있었다. (배신을 하지 않고, 항상 반겨주며, 먹은 만큼 싸고)  사건 사고가 많은 만큼 마음 고생을 많이 했을 나에게 '수고했어'라는 말과 함께 2023년을 힘차게 시작해본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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