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의 무게

행복에도 강제가 필요하다.

올라씨 Elena._. 2024. 7. 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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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적 필연

  언제나, 항상, 숨을 쉴 때마다 여유만만한 척 보이기 위해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좋은 결과를 내지는 못했나보다. 어쩔 수 없이 어김없이, 스스로 인정해야 할 때가 온 듯 싶다.

 

  급한 성질머리인지라  가끔, 이 아니라 항상 자주 사람들과 부딪히는데 그러다보니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쌓였다. 생각없이 TV를 틀어놓고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거나 인스타그램에서 손가락을 끊임없이 스크롤하며 머리에도 들어오지 않는 자극적인 영상과 홍보물들을 뇌에 박아내고 있던 것이다.  밤에 생각난 글쓰기의 주제 따위, 소재 따위, 자고 일어나면 전혀, 전혀!,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문제라면,  할 일이 쌓여간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자려고 누우면 내일 무엇을 쓸까, 내일은 무엇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낼지 대략 생각이 난다. " 아, 이거 좋은데?" 라는 스스로의 생각으로 머릿 속에 저장해두려 노력하는데 쓰지 않으면 다음 날 아침에는 머리가 멍했다.

...? 하고 내 머리는 모든 걸 다 잊어버렸다.

 

거기에  할 일이 더 많아진 건 더할 나위 없었다. 일을 한다고 쳐내도 물 밀 듯 밀려오는 일들을 모두 쳐내지는 못했고, Do do list에 적어놓은 작고 큰 일들은 더욱 쌓여만 간다. 

 

필연적 우연

  이렇게 무한대로 많아지는 일들에 스트레스가 많았던 나에게 스스로의 상황을 일깨워주는 사건이 일어났다. 회식 후 집으로 복귀하다가 발이 접질린 것이다. 짐짓 스며드는 통증에 일어설 수 없어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30분이 흘렀을까. 겨우 일어나 다시 집으로 온 나는, 벽에 기대어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다. 너무 아팠다. 반복적인 접질림에도 ' 그럴 수 있지' 생각했던 내 스스로에게 반문을 했다. "이게, 발을 접질린게, 이렇게 아플 일이야?" 

 

 

 

야밤에 24시간 근무하는 병원을 찾았고, 2주 후에 멍이 빠지면서 깁스를 했다. 4주의 요양기간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과 함께 목발은 또 다른 내 발이 되었다. 

 

어쨌거나, 나에게 쉼은 필요했고 예기치 못한 통증이 휴식을 안겨준 셈이다.

꼭 스트레스를 받으면 쉴 시간이 생겼다. 

신기하게도 쉬어야 할 상황이 아니면 몸이 다쳤다.

 

한 2주 정도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냥 마냥 쉬고 싶어 나의 모든 일을 내동댕이 치고는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니,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집을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고, 시켜먹기보다 집에 있는 재료들로 음식을 해먹기 시작했고, 무조건 12시 전에는 자도록 했다. 

 

그리고 3주가 지났다.

더운 날씨에 깁스한 다리는 덥고도 덥지만, 마음은 조금씩 행복을 강제하는 중이다.

 

THE END.

 

오늘의 글은 아래 두 개의 글에서 영감을 얻었다. 

 

1. 첫 번째 영감 :

   인스타그램  forest.kr_   의 포스팅  이효리의 자존감이 높아질 수 있었던 진짜 이유. 

  남들이 안 알아줘도, 내가 내 자신의 기특하게 보이는 순간이 많을수록 자존감이 높아져.

(중략) 

 

2. 두 번째 영감 : 

 

"마음이 너덜거릴 조짐이 보이면 우선 자기 내면의 어린이를 대접해줘야 한다... 어제 저녁식사 후 (자신에게) 딸기 한 대접 먹이고 열한시 전에 재웠더니 상태가 많이 좋아짐.  Twitter Wep app, @macmorning01 21.8.k 리트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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