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행복하다는 말을 잘 하지 않았다.
괜히 들뜨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지금의 행복을 말하는 순간 사라질 것 같아서.
행복은 조용히 간직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행복은 말할수록 커지는 감정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사람은 불행은 쉽게 말한다.
힘들다.
피곤하다.
짜증 난다.
이런 말은 하루에도 몇 번씩 입 밖으로 나온다.
반대로 행복은 어떤가.
오늘 정말 행복했다는 말은 의외로 자주 하지 않는다.
행복은 특별한 날에만 쓰는 단어처럼 아껴 둔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 반대였으면 좋겠다.
사소한 행복이라도 말하는 사람.
맛있는 점심을 먹어서 행복했고,
퇴근길 바람이 좋아서 행복했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어서 행복했다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 옆에는 이상하게 비슷한 사람들이 모인다.
"나도 그 음악 좋아해."
"나도 오늘 하늘이 좋더라."
행복을 말했을 뿐인데, 같은 감정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다.
어쩌면 공명은 행복의 결과가 아니라 시작인지도 모른다.
행복해서 공명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을 표현했기 때문에 공명할 기회가 생기는 것.
말하지 않은 행복은 나만 알고 끝난다.
하지만 말해진 행복은 누군가의 기억을 두드린다.
'나도 그랬는데.'
그 한마디가 나오면 서로의 하루는 조금 더 풍성해진다.
그래서 요즘은 행복을 숨기지 않으려고 한다.
거창한 행복이 아니어도 괜찮다.
오늘 웃었던 이유 하나쯤은 말하면서 살고 싶다.
행복은 혼자 느끼는 감정일 수 있지만,
행복을 말하는 순간부터는 누군가와 공명할 가능성이 생긴다.
나는 그 가능성을 꽤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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