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시험이 끝난 후 간략하게 적어놓았던 내용을 되새기는 글이다.
어느덧 시험 하루 전이다.
처음 공부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 날이 올까 싶었다. 회사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이미 하루의 에너지는 대부분 소진되어 있었고, 책을 펼치는 것조차 쉽지 않은 날이 많았다. 진도는 계획보다 느렸고, 공부를 하지 못한 날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조급함은 커졌고,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여러 번 했다.
그래도 결국 여기까지 왔다.
오늘은 새로운 내용을 외우기보다 지금까지 봤던 것들을 천천히 다시 훑어봤다. 헷갈렸던 부분을 한 번 더 확인하고, 머릿속에 흩어져 있던 내용들을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마지막이라고 특별한 공부를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동안 쌓아온 것들을 믿어보기로 했다.
이번 시험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느낀 것은 '꾸준함'의 힘이었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몇 시간. 피곤한 날에도 책을 펼쳤고, 집중이 안 되는 날에는 눈으로라도 한 번 더 읽었다. 완벽한 하루는 많지 않았지만, 완전히 포기한 하루도 많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가 쌓이고, 또 하루가 쌓여 어느새 시험 전날이 되었다.
공부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어려운 문제보다 스스로와의 싸움이었다.
'오늘은 쉬어도 되지 않을까.'
'지금 시작해서 뭐가 달라질까.'
'시간이 너무 부족한데.'
이런 생각은 매번 찾아왔지만, 결국 다시 책을 펼쳤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이번 준비 과정은 단순히 자격증을 위한 시간이 아니었다.
퇴근 후에도 다시 책상 앞에 앉는 습관을 만들었고, 모르는 것은 끝까지 찾아보는 끈기를 배웠다. 이해되지 않는 내용은 여러 번 읽었고, 계산이 틀리면 다시 계산했다. 답을 외우기보다 이유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조금 더 일찍 시작했다면, 조금 더 여유 있게 준비했다면 하는 생각은 남는다. 하지만 지금 와서 그 아쉬움을 붙잡고 있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부족한 시간을 핑계 삼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이다.
내일 시험에서는 모든 문제가 기억나지 않을 수도 있다.
순간적으로 막히는 문제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지금까지 해온 시간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시험장은 새로운 것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지금까지 준비한 것을 꺼내는 곳이다.
내가 할 일은 긴장하지 않고, 아는 문제부터 차분히 풀어가는 것.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15일 동안의 기록도 이제 마지막 페이지다.
결과가 어떻든, 적어도 나는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노력했다.
내일은 공부하는 날이 아니라,
내가 해온 시간을 믿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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