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가 되면 원래 기력이 없어지는 걸까.
아니면 많은 사람들 속에서 역할을 수행하며 살아가다 보니, 어느 순간 '나'라는 사람이 희미해지는 걸까.
요즘은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퇴근을 하면 아무것도 하기 싫다. 무언가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몸은 쉽게 움직여주지 않는다. 예전에는 의욕이 먼저였는데, 지금은 의욕보다 피로가 먼저 찾아온다.
이런 상태가 벌써 몇 달째 이어지고 있다.
가끔은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가 게을러진 걸까.'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회사에 가면 해야 할 일을 하고, 공부도 하고, 미래를 위한 준비도 한다. 남들이 보면 평범하게 잘 살아가는 사람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그 안에는 잘 보이지 않는 피로가 있다.
몸의 피로와는 조금 다른 종류의 피로.
계속 누군가를 위해 움직이고, 문제를 해결하고, 책임을 감당하다 보니 정작 '나는 무엇을 원하지?'라는 질문을 잊고 살아가는 피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힘들어서 지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잃어갈 때 더 크게 지치는 것은 아닐까.
어릴 때는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되었다.
취업을 하고, 일을 배우고, 돈을 모으고, 목표를 향해 달렸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달리는 이유보다 달리는 것 자체가 익숙해졌다.
멈추면 안 될 것 같아서 계속 달렸고, 쉬면 뒤처질 것 같아서 또 달렸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 다른 질문을 하고 싶다.
'이 방향이 정말 내가 원하는 방향일까.'
40대는 어쩌면 체력이 떨어지는 나이가 아니라, 삶을 다시 점검하게 되는 나이인지도 모르겠다.
예전에는 버티는 것이 정답이었다면, 이제는 회복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해지는 시기.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들고, 좋아하는 것을 다시 찾아보고,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는 것.
그런 것들이 앞으로의 삶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될지도 모른다.
아직 답은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는 알 것 같다.
지금의 이 고민은 나만 하는 고민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이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은, 아직 더 나은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라는 것을.
어쩌면 40대는 늦은 나이가 아니라,
다시 '나'를 찾아가는 나이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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