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번째 독서리뷰. 70세 사망법안, 가결.
전자책 발행일 2018년 10월 12일
가키야 미우
김난주 옮김
펴낸곳 사람IN
책갈피
"어째서는, 할머니 수발도 들어야 하는데 아버지 식사까지 준비해야하고, 빨래도 늘고, 아, 물론 나야 간단히 먹으면 되니까" - 100/ 151p
전화를 끊고 나자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마치 남의 일처럼 말하는 아버지, 그리고 누나와 통화할 때의 자신은 오십보백보가 아닐까, 모든 것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고, 자기만 편하자고 드는 점이. 130/151p
노령화, 고령화 세대
일본에서 70세가 되면 사망해야 한다는 법률이 통과될 상황에 처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결말에 있어서 허무함을 가져다 주지만, 노령화 세계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아니 이미 진입해버린 우리의 시대를 보여주는 것 같다.
일본, 프랑스에 이어 우리나라도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어 그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한 번 쯤 생각해볼만한 시사점을 두고 이 소설이 써진 것으로 보인다. '의료비', '연금'과 '일자리'는 젊은 세대들이 그 모든 발생 비용을 짊어져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가 될 수 있다. 지금부터 준비한다고 해도 늦은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고령화"란 평균 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총 인구 중에 차지하는 고령자(노인)의 인구 비율이 점차로 많아지는 사회현상을 뜻한다. 보건 의료가 발달하면서 인간의 수명은 늘어났고, 농경 사회에서 산업사회로의 노동력이 변화함에 따라 일어날 수 밖에 없는 현상이기도 하다. 우리의 부모님 세대(베이비부머)가 나이를 들어가고 있고, 부모님 세대에 태어난 우리조차도 30~ 40대를 향해 가고 있으니 앞으로 고령화가 심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고 여기에 출생률이 떨어지면서 젊은 세대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국민의 평균수명은 1970년 61.9세, 1980년 65.7세, 1990년 71.3세, 2000년 76.0세, 2010년 현재 79.6세로 꾸준히 늘어났고, 2030년에는 83.1세, 2050년 86.0세로 추정된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차지하는 비율도 1970년 3.1%, 1980년 3.8%, 1990년 5.1%, 2000년 7.2%, 2010년 11.0%, 2030년 24.3%, 2050년 38.2%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줄거리
<70세 사망법안, 가결> 을 읽으면서 가장 공감이 된 부분은 엄마(주인공)의 시모 케어였다. 갑작스레 퇴사 의사를 표하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남편, 히키코모리 (집에만 머물러있는 청년) 아들, 그리고 집을 떠나고 싶다며 부모 모르게 노인보호시설에서 일하는 딸. 가족 모두가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어서 그런지 공감대가 많았다.
재산을 물려주고자 한 시모의 부름에 만사를 제쳐두고 온 자식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모를 케어하지 않고 모두 며느리에게 떠맡기는 현실이 참 안타깝고 가증스러웠다. 책에서 보여주듯이 현실을 풍자한 것이겠지만 결혼을 한 여자에게 있어서, 며느리에게 있어서, 시모는 케어해야 할 대상이지 존중 받고 존경받아야 할 남편의 어머니가 아니었다.
그렇게 며느리는 집을 떠난다. 그리고 며느리는 수중에 얼마 없는 돈으로 꾸역꾸역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신의 특출함을 발견, 새로운 직업을 찾게 된다. 아르바이트라는 고정관념, 시키는 것만 하면 된다는 아르바이트생의 시각에서 스스로를 찾아 항해를 떠난 며느리는 찬사받아 마땅하다.
며느리 없이 시모를 케어해야 했던 손주들에게도 , 그리고 해외 여행을 떠난지 몇 일 되지 않은 남편에게도 '며느리 가출사건'은 많은 시사점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현실에 안주하여 살아가기보다 많은 사람들이 <70세 사망법안, 가결>을 읽고 내가 할 수 있는게 무엇일지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소설이기에 몰입력이 좋아 읽기도 편하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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