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에세이, 시집을 좋아하지 않는다. 시에서 나타나는 공백, 여백의 미에서 느껴지는 새로운 즐거움이라던지 하는 것들 말이다. 가끔 여백의 미를 느끼고 싶은 기분이 들어 멍하게 쳐다보고 있다가, 아무런 결론 없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여백의 미를 아직 느낄 짬바는 아닌 듯 싶다. 깨달음도 철저한 해석 뒤에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번개처럼 내리치는 느낌에 가깝다. 책 중에서 겸손한 공감팬데믹 이후 많은 것들이 달라졌고 이에 적응하는 사람들의 정신건강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변화무쌍한 세상과 사람들의 마음에 주목하였고 그 탐구의 기록을 글로 엮었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람들은 혼란과 변화라는 단어에 익숙해졌지만 반대로 변하지 않는 삶의 가치들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