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서 하라면 해야지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사람이 뭐하는 겁니까?" 책 중에서
다시 보게 된 팀장의 말투.
극과 극인 상사를 만난 적이 있다. 딱하면 딱하고 답이 나와 숫자에 강한 선임이었다. 상사는 내 머릿 속을 휘어잡는 고민의 원천을 이상하게도 잘 해결했다. 고민하는 자세로 앉아있으면, 물었다. "문제가 뭐야?"
반대로 이런 사람도 있었다. "나도 이 회사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좋은게 좋은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답은 같은 계급을 가진 다른 부서에도 내 상사로 존재했다. 나보다 직급이 높았다는 말이다. 결국 좋은게 좋은 상사는, 고민에 대한 씨앗을 사람의 성향과 연결시켜 일이 아니라 좋게 잘 풀어가면 된다고 나를 다독거렸으나 어느 순간, 그러니까 시간이 하루 이틀이 지나 언제쯤 그 요청을 한지도 모를 때쯤이 되어서야 나도 모르게, 상대방도 모르게, 하늘에서 부유물이 되어 공기로 사라졌다.
그렇게 '좋은게 다 좋은거' 라는 상사의 말에 반감를 가졌었는데 어느 순간 그 상사의 말투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배우고 싶은 것은 상사의 일처리가 아니라 '말'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눈길을 사로잡는 책이 있었다. "팀장의 말투" 였다.
간단 소개
일이 힘든 건 참아도 팀장의 말투는 못 참는다.
평상시 좋게 말하다가도 사건이 터지거나 화를 표현할 때 잘못된 말투가 나오면 그 순간 직원은 알게 된다.
“아! 저 팀장이 사실은 나를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그래서 못 참는 거다. 감정이 상하기 때문이다. 감정이 상하면 끝이다.
팀원과 같이 성과를 올려야 하는 팀장의 말투는 그래서 중요하다.
왜냐하면 말은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말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직원 때문에 팀장이 화가 날 이유는 수없이 많다.
그러나 화를 표현하는 순간 더 이상의 대화는 없다. 따라서 화를 표현하는 내용과 말투를 바꿔야 한다.
팀장의 말투
2021년 4월 5일 전자책 발행
지은이 김범준
펴낸곳 (주)센시오
선택한 이유
별 다를 것 없는 직장생활에서도 극과 극의 상사를 만난다는 건 꽤나 특이한 일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평범하기 그지 없기도 하다. 어쨌든, 한 사람은 필요한 말만 딱 딱, 했고, 반대의 경우는 결론이 도대체 뭔지를 모르겠는데 사람들이 찾아오곤 했다. 갑자기, 그 사람의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를 생각해보다가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 우연일까.
꼬장과 꼰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라는 말이 있다. 또 다른 말도 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라'. 그리고 '힘을 빼고, 어깨에 지고 있는 것을 모두 놔라'. 그럼 나는 이렇게 물었다. 어떻게 힘을 빼요?
정확한 질문이 있는 곳에 정확한 대답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질문이 이상한 경우도 허다해 매번 반복해 질문을 다시 해야했다. A라는 질문에 B라는 대답을 해도 상대가 그냥 넘어가는 일도 허다했다. 질문이 이상하니 답을 하기 위해 다시 질문을 했을 뿐인데 사람들은 그걸 싫어했다. 딴에는 이런 말도 들었다. "그냥 시키면 하지 뭔 말이 많아?"
직장생활에서 연차가 쌓여갈수록 일의 효율성과 KPI라 칭하는 성과 관리에 욕심을 내고 집착하는 내 모습이 스스로도 지쳤는지 거울을 볼 때마다 삐딱한 자세로 서 있는 내 얼굴만 늙어가고 있었다. 그러면서 내가 하는 일의 가치는 점점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겉돌았다. 전문의와 상담하는 나는, "너무 화가 나요.", "이해가 안되요"라는 말을 반복했다. 하지만 달라지는 것이 없었다. 나는 꼬장을 피우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상대가 꼰대였던 것일까.
역지사지. 나의 말투부터,
어찌됐든, 서두에서 언급했던 "위에서 하라면 하지 뭔 말이 많아"와 같은 뉘앙스를 뿌리는 말들은 소위 꼰대라고 불리는 사람의 말과 행동에서 나타났다. 좋게 좋게 풀어보려 이야기를 해도, 결국 "말투가 왜 그래?"와 같은 느낌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건 시시비비를 가려 정확하고 방향성 있는 업무를 하기 위한 노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시시비비, 말투라는 단어가 다소 감정적으로 느껴지긴 하지만 감정이 섞인 건 단어가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행동과 목소리의 톤에서 나온다는 걸 늦게나마 알아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팀장의 말투>를 읽고 난 후에는 남 탓을 하기 보다 내 말투를 고민해보자는 마음이 들었다. 업무 방향의 기로에 설 때쯤, 내가 자주 듣는 말은 '말투'에 대한 지적이었는데 나는 또 그 말을 듣고는 "사람이 사실을 말하는데 "말투"라는 감정적인 말을 하네?" 라고 판단했다.
귀를 닿고 있던 팀장이 들을 줄 아는 사람이 되면 팀원들로부터 공유되는 정보의 폭이 넓어지고 깊이가 깊어진다. 16/145
20세기의 문맹자는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이었으나 21세기 문맹자는 상대방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사람. 18/145 p
조직은 결국 무엇의 총합일까. "인간관계"의 종합이다.
누군가의 말을 끝까지 듣는다는 것은 단순히 버티기나 잔기술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인생, 특히 인내심의 유무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 19/145 p
팀장은 항상 팀의 방향성과 팀원들의 업무에 피드백할 수 있어야 한다. 피드백에 항시 대기 중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27/145 p
양방향적 피드백에 거침없는 팀장의 태도를 팀원들이 간파하면 그들은 팀장과 어떤 논의든 두려움 없이 나누기 시작할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이미 그 팀의 커뮤니케이션 점수는 백점이다. 27/145 p
책 속에 유익한 속담이 있어 마무리 해볼까 한다. "사람들은 춤추고 싶지 않으면 땅이 젖었다고 말한다." 나는 항상 춤추고 싶지 않았다. 상대의 제안에도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고 싶은 마음이 없었단 뜻이다. 사람과 사람간의 마음이 오가기 위해서는 의사소통이라는게 필요한데 그 의사소통을 나 스스로는 얼마나 열심히 해왔는가 하는 질문에 진솔하지 못했다.
팀장이어서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결속력 있는 마음을 들게 하는건 팀장이라는 이름을 가진 누군가와 대하는 나의 행동과 마음가짐에서도 충분히 배울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 끝 -
번외. 팀장의 말투.
1. 칭찬은 구체적으로 하자. 잘했어요!가 아니라, 진실성이 담긴 칭찬으로.
2. 잘못은 한두 개로 압축하자. 조목조목 설명해 납득시키기보다 수치심이 없는 방향으로.
3. 화내지말자. 말투가 폭언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감정을 자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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