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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1. 오늘도 망설이다 하루가 다 갔다. 망설임의 원인과 이유 "예기불안"

올라씨 Elena._. 2024. 2. 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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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행사나 일이 있기 며칠이나 몇 주일 전부터

무언가 굉장히 안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두려움을 자주 경험하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읽으시라. 

 

들어가기 전에 

  <오늘도 망설이다 하루가 다갔다>의 독서 리뷰는 장편으로 쓸 예정이다. 허심탄회하게 망설임에 대한 원인과 내가 완벽주의라는 결론을 내리면서도 왜 이리 일이 더디게 진행되었는지 알려주는 책은 <오늘도 망설이다 하루가 다갔다>가 처음이다. 많은 책들이 <불안>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만, 그것이 <망설임>에 어떤 기제로 적용되는지, 나는 왜 불안함을 방관한 채로 완벽을 추구하며 스스로 "불안하지 않다"고 결정을 내렸는지 곰곰히 생각해보게 해준 책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오늘도 망설이다 하루가 다 갔다>의 1편, 망설임이 원인과 이유가 "예기 불안"이라는 데에 있다는 사실을 정리해보려 한다. 교보문고 이북(E-BOOK, 전자책) 이벤트로 인해 몇 일 남지 않아서 빠르게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읽은 후의 리뷰는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중.

 

 

 

 

목차

들어가기 전에 
망설임과 뇌의 관계
미루기의 연속, 예기불안의 증상 
회피, 예기불안의 위험성 
넘어야 할 산. 

 

 

망설임과 뇌의 관계

   책 제목과 헤드카피, 그리고 책의 표지 만을 보고 섣불리 읽기로 마음을 먹었다(...) . 자전적 에세이나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처럼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을 거란 믿음 탓이었는데, 그럼에도 내 마음 한 구석에서 맴도는 단어가 있었다. " 뇌 회복 훈련" 이라는,  어렵기만 한 단어였다. 

 

신인류에 대한 고찰을 보여준, 뇌의 진화. 소설 제노사이드

내 뇌가 이상하다. 스트레스의 근원을 찾은 내 경험담.

심리조작과 뇌의 연관성, "심리조작의 비밀" 

싸이코패스의 뇌는 만들어지는걸까, 원래 그런걸까. 

뇌에 대한 신비로운 작업, "이토록 뜻밖의 뇌 과학"

 

  작년 상반기, 나는 '뇌'라는 단어에 꽂혀있었다. 내가 싸이코패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나마[!]  했었고, 대중이지만 일종의 군중에 휩싸여 무엇인가 그르치지 않았을까 하는 불안감과, 나는 왜 정신적으로 완전하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하지만 뭐 어쩌겄어.  돈주고 산건데 봐야지. 

 

미루기의 연속, 예기불안의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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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나는 미루기를 멈추지 않았다. 연거푸. 숨도 쉬지 않았다 그러니까 계속해서 미루기만 했다는 말이다. 어차피 내가 A를 오늘 하던, 내일 하던, 세상이 멸망하진 않을테니까. 일종의 예기불안에 대처하기 위한 나만의 방법이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말하고 싶지 않은 나만의 비밀.

 

  "예기 불안"이란 스스로를 불안하거나 불편하게 만들 것이라고 예상되는 사건과 상황들을 예측하면서 경험하는 불안을 의미한다. "예기 불안 Anticipatory Anxiety'이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를 경험하는 상태라면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책 중에서. 

  

  책을 '끝까지'  읽고 '리뷰를 남겨야지' 했는데 망설이다간 또 하루가 나를 지나쳐버릴 것 같았다. '결코 질 수 없는 싸움' *  이란 노래가 생각났다. 아비의 죄를 울부짖는 신영숙의 노래도,  새로운 세상을 향해 도전하는 아더왕. 그들은 망설이지 않았다. 나는 기회만 나면 망설이고 있었고. 나는 매번 질 수 밖에 없는 싸움을 스스로 하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내 자신과의 결코 피할 수 없는 혈투였던 셈이다.

 

*  뮤지컬 엑스칼리버 아더왕 역의 김준수 넘버 1-24 

뮤지컬 엑스칼리버의 아름다운 샷

 

 

  도전을 거부함으로써 스스로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복잡한 시련처럼 느껴져 어쩔 줄 모르다가 어느 순간 또 다시 결정을 미루고, (중략) 자기만의 상상력에 사로잡혀 어떤 상황을 피해야 한다고 느낄 때, 그런 두려움이 자신의 뇌와 신체가 잘못된 경보에 반응하는 방식임을 알아차리고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책 중에서. 

 

  독서를 즐기며 알아가는, 가장 큰 재미는 새로운 정보나 지식을 알아간다는 데에 있다. 망설임이나 회피도 다양한 방식으로 일어나는데 그것이 바로 '불안'의 증세다.  추가로  "나는 원래 남의 말 잘 안들어"와 같은 말들도 회피의 방식이다. 대화를 나누다보면 굳이 이 말을 왜 할까 하는 의문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모두 이유가 있는 법이다. 

 

  불안감이나 공황 상태에 대한 예측 뿐만 아니라 혐오감, 분노, 수치심, 후회, 굴욕감, 압도당하는 느낌, 또는 그 밖에 어떠한 다른 반갑지 않은 감정을 예측하는 일과도 관련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중략) 자신의 신체적 취약성, 신뢰할 수 없는 기억력, 시대에 뒤떨어진 과학적 지식과 경험, 그리고 상실과 그 밖의 달갑지 않은 변화들을 자각한다. 노인들은 더 높은 경계심과 예기불안을 갖는다. 단 한 번 쓰러지거나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사건으로도 심각한 예기불안이 유발 될 수 있다. (중략)   예기 불안은 망설일수록 높아지는 반면, 결정을 내리면 낮아진다. 책 중에서 

 

   책에 의하면, "나의 성향은 원래 이렇다"라고 하는 말은 회피의 전형적인 방법이라고 한다. 회피는 불안에서 오는 것이니 결국 현재의 안정적인 상황에서 불안(정한 상황이) 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는 걸 심리적으로 느끼기 때문에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는 말. 도전과 같은 새로운 상황을 거부함으로써 스스로에게 실망하지 않기 위한 가능성일 수도 있다. 

 

회피, 예기불안의 위험성 

  마음 속에서 걱정거리를 쫓아내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그런 생각들은 더욱 심각해지고 이는 예기불안을 증가시키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했다. 결국은 더 이상 고민거리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고 행동하는 것이 불안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제대로 해야 하기에, 완벽히 처리해야 할 일이 있으니 잠시 미루거나 '보류'하는 상태는 예기불안을 더욱 가중 시키게 된다. 

 

 

 

  책에서 따온 이미지가 잘 그려져 있다. (문제가 되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나는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 쉽게 발을 떼지 못한다. 무서운 경험도 없는데 멈칫 거려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것과 상관없이 잠깐 시간을 보낸다. 내 뒤에 선 사람이 어떤 생각인지 몰라도 내가 가로 막고 있으면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불편하고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무섭다. 그래서 급하게 가야 할 사람이 있어 보이면 뒤로 물러선다.  

 

  긴 시간은 아니어도 그렇게 1,2분의 시간이 지나고 무의식적으로 에스컬레이터에 발을 옮긴다. 아무런 문제없이 목적지를 향해 한 층 올라가거나 내려간다. 나는 에스컬레이터에 대한 무서움증도 없고, 두려움도 없고, 어떠한 경험을 한 적도 없는데 에스컬레이터 앞에만 서면 같은 현상이다. 

 

  어떤 일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예기불안) 에스컬레이터에서 발을 헛디디거나 넘어질 가능성으로, (회피) 에스컬레이터에 발을 쉽게 내딛지 못한다. (부적강화) 이 것은 아마도, 에스컬레이터에서 난 사고에 대한 뉴스를 내가 간접적으로 경험했을 탓이었을수도 있지만, 나는 나에게 닥칠 위험(불안)을 피하려는 충동에 휩쌓인다. (예기불안, 회피의 충동) 그리고 나는 또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머뭇거리는 나를 발견하고, 멈칫한다. 

 

 

넘어야 할 산. 

불안, 혐오감, 분노, 수치심, 후회, 굴욕감으로부터 

  그렇다. 나는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사고가 난 적이 없음은 분명한데, 보이지 않고 뉴스를 통해 접한 사고만으로도 안전하게 에스컬레이터를 내려가야겠다, 사고가 없으려면 멈춰서야겠다는 생각만으로 상황을 회피했다. 막상 발을 먼저 디뎌 에스컬레이터에 탑승했을지라도 나에겐 아무런 일도 없었을 것이다. 

 

  두려운 경험을 통과하는 일을 회피하면, 당신은 자신이 충분히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었고, 버스에 탈 수 있었고, 두려워했던 일이 사실은 그렇게까지 나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식할 기회를 잃는다. 또한 스스로 믿는 것보다 자신이 더 강하고, 현명하고, 능력있고, 유연하며, 실수를 해도 잘 대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절대 알 수 없다.  책 중에서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 목적지를 향해 가는 중에도 뿌듯함이나 만족감은 없다. 시간만 더 들여 안전함을 확인했지만 내가 만약 사고가 났더라도, 빠른 순발력 덕분에 내가 큰 사고를 면했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는 없다. 회피하고, 불안을 통해 회피만 반복적으로 경험하였고 이를 통해 배운 바도 없다. 산 넘어 산이다. 

 

  산은 넘으라고 있는 것이지, 멈추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산을 오르면서 100M 가 아닌 10 M나  40M에서 쉰다고 해서 걸어야 할 100 M는 없어지지 않는다. 한번에 100 M를 오른 후 쉬는 것보다, 몇 차례 나누어 쉬면 산을 타는 것은 더 어려운 법이다. 예기 불안을 통해 경험하는 회피와 회피의 반복으로 일어나는 회피의 강화는 더욱 심해질 뿐이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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