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의 이유/독서 그리고 책.

#108 번째 독서 : <오늘도 망설이다 하루가 다갔다> 를 읽고, part 2. 망설이지 않는 방법.

올라씨 Elena._. 2024. 2. 2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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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기 전의 나였다면,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부담스러워 키보드를 닫고 게임을 켰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각보다 나의 삶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내가 머뭇거리는 것이 단순히 내가 게임을 함으로써 편한 시간을 보내기 위한 회피의 일부였음지금은 알고 있다.

 


 

 

 

 

회피하지 않고 지르기

  <오늘도 망설이다 하루가 다 갔다>의 대여기간이 겨우 3일 남았다. 속도를 내서 봐야지 다짐했음에도 나는 대여기간을 가득 채워서야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그리고는 더 이상 미루지 않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제는 회피가 의미없다는 걸 아니까. 

 

책소개 

오늘도 망설이다 하루가 다 갔다.

전자책 발행일 2023년 7월 20일

지은이 샐리 M. 윈스턴, 마틴 N. 세이프 

옮긴이 박이봄

펴낸곳 도서출판 푸른숲 

 

 

목차

회피하지 않고 지르기

책소개

들어가기에 앞서

지난편의 요약 : 망설이며 흘러가는 시간에 대하여. 

그렇다면, "예기 불안"은 어떻게 극복할까.

잠깐의 사설.

1) 극복하는 방법 : 근거없는 믿음을 알아차리기.

2) 스트레스를 경험하기 

3)  D.A.N.C.E 를 활성화 하기

저자의 말 : 독수리의 날개짓   

책장을 덮으며 

 

 

들어가기에 앞서

  <오늘도 망설이다 하루가 다 갔다>는 2개의 포스팅으로 나누어져 있다.  1 번째 글은 는 망설이게 되는 이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하루가 다 지나갈 수밖에 없는 "불안의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이번에 쓰는 두 번째 글은 <불안>과 <망설임>을 벗어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해결책에 대한 글을 담는다. 고통스러운 "만약에"로 시작되는 생각이 바로 예기 불안이다. 

 

첫번째 글 보러가기 : 망설임의 원인과 이유 "예기불안"  

 

 

지난편의 요약 : 망설이며 흘러가는 시간에 대하여. 

  1편(#105-1)에서 썼던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망설임에는 이유가 있고, 그 이유에는 <회피>라는 이름과 따라붙는다. 결국 망설임과 회피는 단어만 다를 뿐 원인은 '불안'에서 온다. 즉 "망설이다 하루가 다 간" 이유는 "예기불안" 때문이다. 

 

자기만의 상상력에 사로잡혀 어떤 상황을 피해야 한다고 느낄 때,
그런 두려움이 자신의 뇌와 신체가 잘못된 정보에 반응하는 방식을 알아차리고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책 중에서>

 

 

  두려움과 회피, 불안은 모두 생존과 직결되어 있는 것 같아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러한 부정적인 생각을 이루는 요소들은 "내가 이 것 때문에 죽게 될까"라는 심리에서 비롯되지만 이 기전은 생명과 생존을 지키기 위한 반사적인 행동으로 실질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지는 않는다. 목숨을 잃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불안감이나 공황상태에 대한 예측 뿐만 아니라
혐오감, 분노, 수치심, 후회, 굴욕감, 압도당하는 느낌,
또는 그 밖에 어떠한 다른 반갑지 않은 감정을 예측하는 일과도 관련이 있다. 
<책 중에서>

 

그렇다면, "예기 불안"은 어떻게 극복할까.

   불안을 극복하는 법, 두려움을 극복하는 법. 많은 글들이 있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것이 "직시"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망설임을 비롯한 불안, 두려움 모두 해당된다.  

 

  나를 돌이켜보건데, 나의 경우는 주변에서 워커홀릭이라 부를 정도로 일에 대한 집착이 심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나에게 주어진 일을 비롯해 개인적인 일까지 적기 시작했다. 처음엔 이것 조차도 스트레스 였다.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하면서부터 작성한 업무일지와는 또 다른 스트레스였는데,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내가 일과 개인생활을 유지 하기 위한 조건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니 나의 To-do 리스트에는 목록이 100 이면 그 중에 80 이 넘는 리스트가 업무에 관한 것이었고 나머지 20은 내 스스로를 위하거나 내 주변을 위한 항목들로 보였다. 나는 내 인생에서 (퇴사하면 끝 일) 일에 빠져있었던 것이다. 나는 하나씩 지워갔고, 일과 개인생활의 카테고리를 나누어 퇴근 후에는 일의 목록은 보지 않았다. 그리고 칼퇴를 시작했다. 나를 위한 결심이자, 내가 스트레스 받지 않고 불안에 떨지 않는 최선의 방법이었지만 퇴근 시간이 되자마자 사무실을 떠나는 사람들과 달리 나는 눈치를 보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과연 나는 누구의 눈치를 보았던 것일까. 한참이 지난 후에 나는 동료부터 "이 회사에서 왜 야근을 해요?" 라는 말을 들었다. 맞는 얘기이긴 한데 불편했다. 그리고 동시에 깨달았다. 나의 노고와 고생은 보여지지 않을 수도 있겠다.

 

  이렇게 나만의 불안, 회피,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한 업무의 방대한 미룸 현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나아지고 있고 나는 지금은 또다른 결심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하고 있다. 어찌됐든, 이러한 생각이 들기까지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쉽지 않았다. 6개월동안 나는 힘들었지만 그 시간이 지난 지금은 잘했다 싶다. 

 

  <오늘도 망설이다 하루가 다갔다>에서는 1), 3)의 항목으로 불안, 걱정을 덜어내도록 돕는다. 2)은 내 생각이니 참고해서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의 이야기를 써봤다. 다시 본론으로.

 

그렇다면, "예기 불안"은 어떻게 극복할까.

1) 극복하는 방법 : 근거없는 믿음을 알아차리기.

2) 스트레스를 경험하기 

3)  D.A.N.C.E,를 활성화 하기 


 

 

1) 극복하는 방법 : 근거없는 믿음을 알아차리기.

 

  불안에 사로잡힌 사고는 선택적으로 재앙을 예측한다. 라고 작가는 말한다. 불안에 떤다고 해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데 왜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할 필요도 없이 자동 반사적으로 회피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는 말이다. 불안에 갖혀버리는 순간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그 곳엔 어김없이 <근거없는 믿음>이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우선 근거없는 믿음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근거 없는 믿음 1. 무언가를 생각하면 그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생각은, 미래에 일어날 사건, 끔찍한 행동을 경고하지 않는다. 생각만으로 결고 그것이 발생하도록 만들 수 없다. 

 

  근거 없는 믿음 2. 무언가를 생각하면 그 일이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생각은 현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거나 일어나지 않을 확률이 높아지지 않는다. 

 

  근거 없는 믿음 3. 모든 생각은 생각할 가치가 있다.

모든 생각은 한꺼번에 다 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 중 쓸모없는 내용이나 상관없는 정보들로 가득하다.

문제는 쓸모없는 생각들에 온통 사로잡히는 것이다. 

 

  근거 없는 믿음 4. 반복되는 생각은 중요하다.

생각은 저항하거나 밀어내면 더 반복되며, 애써 짖누르려 하면 더 반복되기 쉽다.

중요성과 상관없이 어떤 생각이든 마찬가지이고 마음에 특정 생각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으려는 시도가 바로 돌아와 고착화되는 이유다. 

 

2)  스트레스를 경험하기 

 

  경험하지 않으면, 그것이 제대로 된 도전이었는지 아니면 정말 죽을 정도(?)의 상황이었으나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인지 알 수 없다. 시간을 미루고 버스를 타지 않고 택시를 탈수록 택시비는 올라갈 것이며 생활비는 없어 쪼들리게 될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먹지 않는다면 위장 장애가 생겨 훗날 병원을 다니는 것이 부담될테고 실손 보험비는 더욱 늘어날테다. 

 

  판단, 경보, 절박함 대신, 한 걸음 물러나 더 넓고 더 주의 깊은 시각으로 생각하거나 호기심, 유머있는 태도를 갖는 것이다. (중략) 그리고 어떤 생각이 계속 든다고 해서 곧 비상사태나 경고, 나쁜 징후가 나타나는 의미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것이다. (중략) 스트레스를 경험할 때는 생각과 감각이 촉발 요인이 되어 잘못된 위협 경보를 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책 중에서> 

 

  경험은 쉽지 않다. 이제까지 가져온 회피의 방식이 실제로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1편에서 얘기한 바와 같이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시간을 늦춘다면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시간은 물론, 목적지에도 늦게 도착할까봐 우왕좌왕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회피는 불가피하고 이로부터 얻을 수 있는 건 손해 밖에 없다. 그것이 쌓일수록 남는 나의 재고자산이 아니라 회피, 불안의 자산만 키우게 되는 일이다.

 

3) D.A.N.C.E,를 활성화 하기 

  D,A,N,C,E라니. 춤이라니. 회피, 불안, 망설임과 굉장히 다른 느낌을 주지만 <오늘도 망설이다 하루가 다 갔다>의 저자가,  독자에게 쉽게 알려주기 위한 단축키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회피, 불안, 망설임은 모두 생활이나 삶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불안의 패턴일 뿐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삶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불안의 패턴일 뿐 특별한 사건은 아니다. 

D 자신의 예기불안이 상상, 기억, 감각, 기분 가운데 무엇과 관련된 것인지 파악한다.

  그리고 그것과 자신을 분리한다.

A 의심과 불편한 감정을 기꺼이 수용한다.

N 싸움이나 회피, 안심시키기, 너무 많은 생각을 거부한다.

C 행동이나 선택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데 전념한다.

E Discern-파악하기:Accept-수용하기:No-거부하기:Commit-전념하기:Embrace-끌어안기:

  현재를 있는 그대로 끌어안고 그저 시간이 흐르도록 내버려둔다.

 


 

저자의 말 : 독수리의 날개짓 

  독수리는 새 중의 새다. 새 중의 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제일 높은 곳을 날지만 그만큼 무서운 존재다. 땅에서 기어다니는 먹잇감을 놓치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도 망설이다 하루가 다 갔다>의 저자는 말한다. 

  독수리는 자신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겁을 먹지 않는다. 스스로 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 만큼 자신감을 키우는 일은 없다.  회복은 예기불안을 경험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예기 불안을 대하는 태도가 변화하는 일이다. 

 

  머릿 속에 자동반사적으로 떠오르는 "만약의 경유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마주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결정 자체를 회피한다.
그러나 의심에 맞서 싸우고 저항하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다.
  (중략) 상상력 때문에 일단 어떤 의심을 하면 그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갈 수 없다.
(그것이 실제로 일어나는 불완전성, 후회, 원치않는 결과에 대한 의심이든 아니든)

 

 

  독수리처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 불안에 망설임에 하루를 다 보내고 이불 속에 누워있는 것 자체로도 스트레스가 많다면, 나처럼 주말 내 이불 속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다가 일요일 밤이 되서야 서글픈 생각이 든다면, 사소한 일부터 하나씩 경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책장을 덮으며 

  뮤지컬이 시작하기 3시간 전. 집에서 출발해, 중간에 반포대교에서 출구를 잘 못 찾는 바람에 나는 7 km를 돌아왔다. 블루스퀘어 신한카드 홀의 입구에서 주차요금을 보고 비싸다 생각하고는 어림잡아 공연이 끝나고 차를 뺄 시간을 예상해본다. 1만 원 이상의 주차요금이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조금은 마음이 편하지 않다. 땅을 파도 돈이 나오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기에. 그렇게 주차를 하고 카페에 앉아 진저아이스티를 시켜 앉아 글을 쓰고 있어도 어떤 이도 나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 블루투스키보드를 켜고 핸드폰에 연결을 한 다음, 폴드를 펼쳐 화면을 보기 쉽게 세운다음 글을 쓴다. 잠깐 5분 정도는 글이 써지지 않아 키보드를 닫고 게임을 할까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어젯밤에 "드디어" 끝을 본 <오늘도 망설이다 하루가 다 갔다>의 마지막 리뷰를 쓰기 위해 꾹 참아내고 키보드에 타이핑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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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 쓰기 시작하면 끝맺음이 쉽지 않은 글쓰기지만, 사실 한 번 쓰기가 어렵다. 설날 연휴가 거의 끝나가는 일요일 이 되서야 블로그의  글을 쓰기 시작한 건 연휴라는 핑계 속에 제대로 된 휴식이라는 회피 수단을 효과적으로 사용했다는 의미다. 진저레몬티를 시키고 앉아서야 비로소 나는, 지금이 글을 써야 할 시간임을 깨달았다.

  대게 회피, 예기불안은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늘도 망설이다 하루가 다갔다>라는 이 책을 읽고 얻은 교훈이며 깨달음이다. 사실 일상 속에서 글을 쓰기 위한 제목만을 구상하다가 나는 용두사미와 같은 글만 써댔다.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나를 휘어잡은 탓이다.

 

  그럼에도 조금씩 내 세상이 변화하고 있음을 느낀다. 아무런 생각없이 커피를 사러 가다가도 이제는 한 번 쯤 멈춰서 "내가 커피를 찾는게 맞는가" 혹은 "지금 커피를 마실 적당할 때인가"를 생각해본다. 피곤에 찌들어 버릇처럼 찾는 커피는 내 몸을 조금씩 갉어먹고 난 카페인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주말이면 시간이 흐르는지도 체감하지 못했다.  지금은 하루에 커피는 두 잔으로 대체했고, 그 외의 커피 욕심은 커피 색이 나는 오르조 보리커피로 대체했다.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보면 불안이 자신감으로 변화된 스스로를 발견하고, 이불속에서 이불킥이 아닌, 내일을 향한 설레임을 안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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