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2011년 마신 커피는 양으로 따지면 230억원이 훨씬 넘고 15세 이상의 한국인이 하루에 1.4잔의 커피를 마시는 격이라 한다. 마찬가지로 유난히 커피를 좋아하는 나에게 '커피'를 주제로 한 <가비Gabi>는 많은 기대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가비加比는 커피coffee 를 한자로 음역한 옛말로서 고종황제의 암살설을 가비加比로 풀어냈다. 하지만 개봉을 하는 영화관은 많지 않았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는지 <가비Gabi>는 곧 막을 내렸다. 그리고 얼마전, <가비Gabi>를 만날 수 있었다.
1890년 대에 우리나라 최초로 고종황제가 커피를 마셨다고 한다. 고종황제의 암살설이 <가비Gabi>에 있다는 소재 자체는 굉장히 흥미로웠지만 스토리가 촘촘히 짜여지진 못한 탓에 내 자신에게도 만족스럽지는 못한 영화였다. 하지만 고종이 험난한 상황속에서도 나라를 살려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었다는 사학자들의 연구물이 영화에 녹아있다는 점과 커피가 암살의 소재로 쓰였다는 부분은 호기심이 발동하게 만든다.
명성황후를 시해한 일본을 피해 러시아로 도피중인 고종황제. 따냐는 고종황제의 바리스타가 되어 커피를 내려준다. 고종역을 맡은 박희순의 연기는 참으로 안쓰러웠다. 러시안Russian들의 말과 같이 의심이 많지만 심지가 굳은 사람의 역할을 잘 소화해낸 듯 하다.
" 나는 가비의 쓴맛이 좋다. 왕이 되고부터 무얼 먹어도 쓴맛이 났다. 한데 가비의 쓴맛은 오히려 달게 느껴지는구나.” 라고 말하는 고종의 곁에서 커피의 향과 쓴맛을 느낄 수 있게 돕는 따샤는 일리치의 러버lover. 일리치와 따냐는 자신들의 소질과 재능으로 나름(?) 악독한 일들을 진행하게 되고, 이로 인해 죽을 위험에 처하게 된다.
하지만 일본인 사다코의 음모로 두 사람의 명命을 살리는 대신 둘은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일리치는 일본인으로 분하여 일본의 충성스런 부하의 역할을 맡게 된다.
사다코의 음모에 따라 헤어진 둘은 우여곡절 끝에 다시 재회하게 되지만 일리치는 따냐가 더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단독 행동을 함으로써 사다코의 위협적인 발언을 들으면서도 일리치는 따샤를 믿었지만 상황은 따샤에게 불리하게 돌아간다.
고종을 죽이려는 일본의 음모, 따샤를 제 목숨보다 사랑했기에 스스로 일본의 스파이가 된 일리치. 이를 알면서도 고종의 곁에 남으려는 따냐의 입장을 일리치는 이해하지 못한다. 진실이라 믿었던 진실속에 거짓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따냐는 고종의 곁에 남기로 하지만 결국 따냐의 손에 생사生死를 맡기게 된 고종.
사실, 영화는 비극도 희극도 아니다. 영화를 보면서 줄곧 그런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영생을 함께 하기 원했던 한 남녀의 지고지순至高至純한 러브스토리가 가슴에 와닿지 않는 이유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 생각하고 생각해보지만 결론이 쉽게 나지 않는다.
가비 (2012)
Ga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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