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그 당시. 사무실 입구에서 들어와 내 자리에 앉기까지,
네가 스쳐온 사람은 24명이었다. 그 사람 모두가 너에게 한 발자국 씩만 다가온다고 하면, 내가 30걸음을 채 걷기도 전에 이미 너에게 닿았을 것이다. 그 많은 사람들이 너에게 사소한 한 가지, 예를 들어 물 한 잔만, 볼펜 좋은거 있어?, 이거 빨리좀 해줘, 와 같이. 소원이나 요구사항을 말한다면 너는 너의 자리에 앉기 전에 이미 지쳐버렸을 것이다.
발맞춤
30살의 너는 모든 사람들의 발자국에 맞추어 살고자 했음을, 가능한 많은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고 함께 공존하며 살고 싶었을 것이다. 그것이 네가 가진 자랑이었고, 자랑할 수 있는 기운이었으며, 빠른 행동과 생각에 부응하는 너만의 특기였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으며 살아내는 것. 그것이 너의 목표였다는 걸 지금의 나는 알고 있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른 채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받으며 10대가 지났고, 생에 첫 애인을 만나 즐거움과 행복이란 걸 느끼며 20대를 보냈고, 직장생활로 전문성을 쌓아가는 너의 30대는, 그리고 지금. 가을처럼 마음이 싱숭생숭해질 때면 더 많은 고민이 너를 괴롭혔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모든 이를 만족시킬 순 없다.
이미 답을 알고 있음에도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노력은 너 스스로를 파멸의 길로 인도할 수 있다. 죽음에 이를 때 네 자신을 찾지 못한 채로 “나는 결국 인정을 받지 못했구나”라며 모래로 흩어지길 원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미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 어떻게 행동할지 고민해보면 좋겠구나.
기대에 부응하지 않아도 괜찮다.
제발. 기대에 부응하지 말아라. 모든 만물의 목적에 네가 그에 상응하는 응대를 했다 할지라도, 그들은 너에게 보상을 해줄 마음, 커피 한 잔 사줄 생각조차 없다. 그냥 단순히 네 일이라고 생각해서 했을 뿐, 그것이 호의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칭찬 받고 싶었는가.
성장기에 칭찬을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커서 성인이 된 후에는 칭찬, 그리고 미안하다는 한 마디 말이 인생이나 하루를 좌지우지 하지 않는다. 스스로 칭찬하고 하루 스스로 뿌듯하게 보냈다면 그 것으로 되었다. 반복되는 고민이 무엇인지 알기에 너의 그 나이 30 대 때 충분히 즐기었으면 한다. 고생이 많다. 그리고 지금도 충분히 잘 해내고 있음을 믿어 의심치 말아라. 80대의 내가, 지금의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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