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는 넓히는 건 줄 알았는데, 좁히는 거더라" 라는 말이 있다. 학생 때부터 이어져온 사회생활의 연장선 속에서 나는, 어렴풋이 많은 사람을 아는 것이 나에게 득이 될거라 자연스럽게 생각했던 듯 싶다. 지금 돌이켜보니 무수히 많은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일을 하며, 만남을 지속하는 등 관계를 이어가면서 " E, MBTI 중 외향성에 해당되는" 성향인줄 알았지만 이제는 " I " 에 굳건해진 내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처음 사람의 눈을 피하기 시작했던 건 세상 알아가기에도 호기심이 가득했을 적이었다. 나는 엄마 뒤에 숨어 사람들의 무심한 듯, 불편함이 가득한 눈초리를 피해야했다.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아직 혼자의 힘으로 자립할만한 나이가 아닌데도 그 나이에 생판 모르는 사람들의 눈치를 봐야했다니.
그렇게 20년 넘게 살아왔어도 사람들의 눈길을 피할 수는 없었다. 어쩌다 다쳤니, 어쩌다 그렇게 됐어, 불쌍한 것. 어르신들은 그렇게 혐오감을 드러냈고, 나이를 짐작할 수조차 없는 중년들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렇게 나는... 이제서야 사람들과 겪었던 인간관계를 통해 "손절"이란 걸 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착오를 겪는 동안 스스로 깨달은 것이 있다.
Eres el dueño de tu vida y tus emociones, nunca lo olvides. Para bien y para mal.
네 삶과 감정의 주인은, 너 자신이야.
경험에서 온, 손절리스트.
1.술 마셨다고 함부로 대하는 사람, 그리고 본심이 나오는 사람.
술마시고 분위기가 무르익어서인지 심심찮게 함부로 말하는 사람을 봤다. 타겟은 '공공의 적'인 사람이었는데, 평소에는 별 얘기 없던 사람이 술을 마시니까 갑자기 타겟을 공산당인 것처럼 몰아갔다. 그런 사람이 있을 필요가 없다는 둥. 그런 사람을 따라 일하는 니가 xx라는 둥. 이런 험한 말을 해댔다. 3개월 정도 지나고 똑같이 술마시고 '말이 좀 심하지 않았냐'라고 얘기하니까 결국 사과를 받았다. 그 사람에 대한 평가는, 0점이다.
2.너를 생각해서 얘기한다'며 꼰대짓 하는 사람.
어느 순간 "너를 생각해서 얘기한다"고 말하는 것이 가스라이팅이라는 걸 알게 된 순간에 이미 나는 심적으로 많이 지쳤었다. 예를 들어 커피를 마시러 간다고 해서, 저는 안마셔요. 라고 했더니 마시세요. 이러고 시키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허무함에 웃음이 나왔다. 이후 '너를 생각해서 그렇게 말하는 거다'라는 표현 속에 감춰진 추악한 진실을 알게된 일이 있었다. 정치질에, 본인이 하고 싶은 일에 (물론 사람이니까 하고 싶은데로 할 수 있지만), 대화를 함에 있어서 솔직하지 않으면서도 보이지 않는 의도를 가지고 말하는 사람. 0점에서 더 이상 점수를 줄 수가 없다.
3.눈치를 보면서도 눈치를 보지 않는 사람.
물어본 적이 있었다. 나에게 무슨 할 말이 있는지.
돌아온 답은, 아니요? 저 눈치 안보는데요.
본인이 눈치를 보고 싶어서 보는 걸 수도 있고, 내 눈치를 봐야 할 이유가 있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사람의 대부분이 [1번] 항목에서 얘기했던 "함부로 얘기하는 사람"과 가고자 하는 방향이 같았다. 하는 말투, 하는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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