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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 10

알고리즘이 무너졌다.

2주 가까이 글을 쓰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글을 쓰기 다시 조심스러워지고 무서워졌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 마음이 목적지를 알 수 없이 서성거렸다.  블로그에서 제목을 써놓고 (혹은 공란으로 두고)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다른 일을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마음 속은 그렇지 않았다. 나 자신과 불안한 줄다리기가 시작되었다. 계속 글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마음은 끊임없이 글을 써야 한다고 강요했지만 행동은 옮기지 못했다. 우유부단한건지, 아니면 어떤 자신감이 있었던 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쓰고 싶지가 않았다.    몇 일 글을 쓰지 않았다고 해서 알고리즘이 무너졌다고까지 표현하는 건 억울하지만 사실이 그랬다.    평소에 가지고 있는 루틴이 하루만 깨져도 회복하는데 2~3일이 걸린다...

공존의무게 2024.12.26

(3)

(3)    간만에 용평을 다녀왔다.   스키장에 다시 갈 엄두가 나지 않았던 건 안전한 한 해를 보내지 못한 채 발생한 육체적 고통 때문이었을 것이다.     새삼,   갑작스레,   너무도 갑자기 생각난 스키장행은 용평으로 결정났다.   5년, 아니 6년 만에 만난 익숙한 모습과 행동, 태도를 보면서 생각했다.    "참, 말이 너무 예뻐요."   내가 예쁘게 말하는 사람을 닮고 싶어 하는건 그들이 갖고 있는 부드러움 속 숨겨진 강인함 때문일 것이다.   강해보이지만 약한 것과, 부드럽지만 강인한 것은 앞뒤가 바뀌어 있는 것처럼 정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는 부드러운 사람을 매우 강인하다고 본다. 내가 그 반대 성향인지라, 성향은 다르지만 부드러움 속에 숨겨진 강인함이라는 게 어떤 느낌인..

공존의무게 2024.12.24

(2)

(2)    멋있는 친구들이라고, 대단한 친구들에 어디에 내놔도 부족함 없을 친구들인데 왜 여기에서 이런 대우밖에 받지 못하는지 의문을 표하는 이가 있었다.    당시에는 그냥 흘러들었지만 갑자기 오늘에서야 그 말이 생각난 건,   차마 입 밖으로 꺼내기 어려운 부끄러움 때문이다. 오랜 시간 시간과 공을 들여 노력했다면 내가 알아야 할 부분과 알지 못할 부분을 알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테다.    하지만 10년이 넘도록 습득된 기술적 정보조차도 활용하지 못하는 건 왜 일까. 나는 고민했지만 사실은 내가 이해할 영역은 아니다. 확인 받고 싶었을 수도 있으니까.   그것에 대한 고민은 여기까지 하는 것으로 하자.

공존의무게 2024.12.23

(1)

(1)   버거운 삶의 연속.   버겁다고 하는게 맞을까.   그냥 내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쳐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 맞을까   어떤 것이 맞는지는 알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이상하게 이유를 알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T인지 F인지도 가끔은 헷갈릴 지경이라 어떤 사람이 얘기할 때는 편안하지만, 어떤 사람이 얘기할 때는 쿵쾅거리는 심장을 바로잡을 길이 없다.   게다가 정신이 몽롱하고 삶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런 생각이 종종 든다. 매일 퇴근 후에는 집에 가서 공부도 좀 하고 인스타에 저장해 놓은 103번째 셀프 운동도 해볼까 마음을 먹지만 막상 집에 들어가 강아지와 산책을 하고 나면 따뜻한 물에 샤워한 내 몸은, 이미 극세사 이불 속에서 몸을 녹이다 잠이 든다.   5시 40분. 겨우 눈..

공존의무게 2024.12.19

24-56. 처세술에 관한 『말하지 않으면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

『말하지 않으면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 의 후기를 쓰려면, 먼저 하소연이 필요하다.    충분히 얘기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가진 의사를 전달했다고 생각했는데도, 상대방은 내 의도한 바와 전혀 다르게 행동하고 말했다. 때문에 나는 약 6개월 이상, 최대치로 잡자면 2년 가까이 맘고생했다. 내가 보는 상대방의 시각과, 제 3자가 바라보는 상대방의 시각이 다르고 나의 말하는 방식이 잘 못 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된 건 사실  『말하지 않으면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 을 읽으면서다. 덕분에 도서 『말하지 않으면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를 읽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쨌든,  나만의 하소연 타임을 즐겨보겠다.   아래 글은 도서 『말하지 않으면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 을 읽기 전에 작성한 글이..

Los libros 1112 2024.12.13

24-55. 팬데믹 시대의 현실판. 한국 소설 《 247의 모든 것 》

"팬데믹을 거친 우리에게 필요한 문학적 상상력"이란 소개 글이 머리에 띵-하고 울렸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 세상, 아니 지구의 모습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 일까.    20년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병되면서 스페인의 맥주 "코로나"는 사람들의 대화에서 사라졌으며, 박쥐는 혐오 대상이 되었다. 바이러스를 옮긴 것이 박쥐일 것이라는 확신 가득한 주장이 제기되자 박쥐는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매개체가 되어 사람들의 반감을 샀다. 그것이 중국발이라는 걸 알고 특정 사람들은 특정인 을 기피함으로써 꽁꽁 그들만의 세계 안에 눌러 앉았다.   또 다른 바이러스가 창궐해 인간 세상을 어지럽힌다면 어떤 느낌일까.   247의 모든 것강력하고 스타일리시한 소재와 이야기로 개인의 욕망과 시스템이 맞물리는 지점을 날카롭게 짚어온 ..

Los libros 1112 2024.12.11

24-54. 인문, 심리치료 도서 《 당신의 감정에는 당신만의 사연이 있다 》

메일로 업무를 하다보면 내 스스로 사뭇 딱딱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내가 보낸 메일의 수신인으로 남은 누군가의 말이기도 하지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지 모를 미래의 어떤 날 히스토리를 찾다 발견한 사실들이다.   xx 이나, AA 이므로 yy 할 수 없습니다.    로봇 같은 딱딱한 말투와 내 답을 들은 사람들은 그렇게 말했다. "좀 더 예쁘게 말할 수 없어?". "너무 쎄"  그런 당당함이 어디서 나왔는지 태연하게 내뱉어내는 말에 나는 되물었다. 어떻게 고치면 좋을지,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 "쎄"다고 내 말을 느끼는지. 하지만 답은 듣지 못했다. 그냥 "쎄"라는 말 뿐이었다. 사실을 그대로 전해주는 것 뿐인데 무엇이 그렇게 그들에게 "쎄"고, "강하게" 느껴졌을지 아직도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

Los libros 1112 2024.12.09

24-53. 단편 소설집,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24-53. 단편 소설집,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동시대 한국사회에서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보통 사람들의 삶에 대해, 발품을 팔아 사실적으로 쓴다는 규칙을 공유하며 결성된 ‘월급사실주의’ 동인의 단편소설 앤솔러지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월급사실주의 2024』가 출간되었다. 월급사실주의는 우리 시대의 노동 현장을 담은 소설이 더 많이 발표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한국소설의 새로운 흐름이다. 소설가 장강명에 의해 촉발된 이 움직임은 2023년 첫 앤솔러지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출간으로 이어진 바 있으며,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은 이 동인이 내놓는 두번째 결과물이다. 올해 새롭게 월급사실주의 동인으로 합류한 작가는 남궁인 손원평 이정연 임현..

Los libros 1112 2024.12.06

24-52. 일본 추리소설 "십계 十界", 유키 하루오 作

범인의 횡포, 범인의 농간. 책 속에 나오는 말이지만 소설 "십계"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이보다 더 나을 말이 있을까. 횡포와 농간. 소설 십계를 관통하는 말이다.   십계유키 하루오의 『방주』, 『교수상회』를 선보였던 블루홀식스가 이번에는 『십계』를 출간한다. 블루홀식스는 창립 이래 매년 미스터리, 추리소설 출판 종수가 압도적 1위인 출판사이다. ‘나가우라 교’, ‘미키 아키코’, ‘아사쿠라 아키나리’, ‘하야사카 야부사카’, ‘후루타 덴’ 등 국내 미출간 작가들의 작품들과 국내에서 아직 인지도가 없었던 ‘오승호’(고 가쓰히로), ‘유키 하루오’, ‘우사미 마코토’ 의 작품들을 블루홀식스의 사명(使命)으로 알고 출간하여 왔다. 특히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들을 시리즈별로 꾸준히 출간하여 나카야마 시..

Los libros 1112 2024.12.04

24-51, 이설 작가의 한국 소설 "우리에게 남은 시간 46일"

이미 소설의 제목을 읽으며 "끝이 있는" 이야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언젠가 인스타그램에서도 언급되어 눈가가 촉촉해졌던 소설로 기억한다.  죽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46일이라는 걸 어떻게 정했을까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다. MBTI가 T는 맞나보다. 굳이 소설에 이유를 찾다니. "우리에게 남은 시간" 보다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 46일" 이 좀 더 낫지 않나.   우리에게 남은 시간 46일〈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46일〉 이 소설은 시한부인 해인의 곁에서 슬퍼하며, 끝까지 사랑과 지지를 아끼지 않는 우현의 슬픈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지막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는 그들의 사랑은 독자의 마음을 짙게 울릴 것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삶의 소중함과 사랑의 힘을 되새기게 해주는 인상적인 작품이다.저자이..

Los libros 1112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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