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의 무게/마음을개운하게해보았다.

알고리즘이 무너졌다.

올라씨 Elena._. 2024. 12. 2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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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주 가까이 글을 쓰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글을 쓰기 다시 조심스러워지고 무서워졌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 마음이 목적지를 알 수 없이 서성거렸다.  블로그에서 제목을 써놓고 (혹은 공란으로 두고)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다른 일을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마음 속은 그렇지 않았다. 나 자신과 불안한 줄다리기가 시작되었다. 계속 글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마음은 끊임없이 글을 써야 한다고 강요했지만 행동은 옮기지 못했다. 우유부단한건지, 아니면 어떤 자신감이 있었던 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쓰고 싶지가 않았다. 

  몇 일 글을 쓰지 않았다고 해서 알고리즘이 무너졌다고까지 표현하는 건 억울하지만 사실이 그랬다. 

  평소에 가지고 있는 루틴이 하루만 깨져도 회복하는데 2~3일이 걸린다. 겨우 만들어놓은 패턴이라고 해봤자 아침에 산책하기, 퇴근 후에 산책하기, 산책 후에는 집안일, 집안일 후에는 샤워, 샤워 후에는 밥먹기, 밥먹고 난 후에 영어, 스페인어 각각 10분씩 그리고 잠들기. 이 반복적인 패턴도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 30일만 하면 반복적으로 하게 되지만 그 30일을 반복해서 습관화하는 것도 어렵다.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겨우 만들어 놓은 일과의 패턴이 무너졌다. 내 입장에서는 알고리즘이 깨졌다고 할 충분한 상황이었다.

  이 루틴은 다시,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 
  영어는 약 160일 가까이 했지만 다시 1 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스페인어는 중간에 얼음이 생겨 선명하지는 않지만 꾸준함은 유지하고 있다. 
 

  산책은 가족들이 해줘서 그런지 부담은 줄었지만 매일 아침 산책은 못하고 있고, 저녁 산책은 문 앞을 나서는 것이 어렵다.

 

  글을 다시 쓰기, 그러니까 이 글을 쓰기까지도 1주일 이상이 걸렸다. 그렇게 오래 걸릴 일인가 싶지만 받아들여야 할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 다시 하루에 한 개씩, 무너진 리듬을 다시 살리고 있다.
아직 겨울이라 몸은 무겁지만 무거운 마음보다 무거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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