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지나가면 또 하루 늙어갈 뿐.
이것이 가난한 자들의 삶. 주머니에는 1주일을 버틸 돈만 있어.
뼈 빠지게 일 안 하면 굶주릴 수밖에 없네.
- 공장 노동자들의 테마곡 At the end of the day
'레미제라블'의 이야기 (시대적 배경)
빵 하나를 훔치려다 옥살이를 하고 감옥에서 이송 중 도망가다 (휴, 잠깐 쉬자) 잠적한 장발장의 이야기.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레미제라블'은 장발장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아니, 장발장의 이야기이면서 프랑스 사회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목차>
'레미제라블'의 이야기 (시대적 배경)
공연 정보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관람 후기
1. 젊은 장발장과 노인의 장발장의 음색 파티
2. 조연이지만, 조연이 아닌 배우의 대활약
공연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뮤지컬과 원작의 스토리는 다른 부분이 있는데, 뮤지컬의 경우 1막에서는 이송 중 탈주한 것으로 되어 있고 원작의 경우 '노역형'을 선고 받고 형이 종결되어 장발장이 출소하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2막에서는 프랑스에서 일어난 1800년대 일어난 프랑스의 혁명 이야기가 주로 서술된다.
부연설명하자면, 2막 의 배경이 되는 "프랑스 혁명"의 간략한 이야기는 아래와 같다. 오랜 전쟁에 지친 프랑스 국민들은 혁명세력의 눈치를 살피던 왕이 점차 언론자유를 탄압하고 선거권을 축소하는 등 과거로 돌아가려는 모습을 보이자 1830년 7월 다시 한 번 혁명을 일으켜 새 왕을 추대한다. 이 혁명을 ‘7월 혁명’이라 부른다. 이 때 왕위에 오른 이가 ‘루이 필리프’이다. ‘레미제라블’은 이 시대를 무대로 본격 펼쳐진다.
이후의 시대적 배경을 보고 싶다면 더보기 ▼
하지만 프랑스는 민주공화정이 정착하기까지 험난한 여정을 더 겪었다. 2월 혁명 이후 선포된 새로운 공화국에서는 나폴레옹의 조카인 ‘루이 나폴레옹’이 통령으로 당선됐다. 그 역시 스스로 황제(나폴레옹 3세)로 즉위했다.
나폴레옹 3세는 권위주의적이긴 했지만 내부적으로는 민중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개혁안을 마련하는 한편 ‘프랑스 제국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외국과 전쟁을 벌였다. 하지만 1871년 프로이센(현 독일)과의 전쟁에 패해 물러난다.
'레미제라블’이 뜨거운 반응을 얻는 이유는 작품에 등장하는 ‘실패한 혁명’과 ‘가난한 민중들의 비참한 현실’이 현재 한국의 사회상과 맞물리며 공감을 자아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다음 에서 검색한 레미제라블의 평점이 9점이 넘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포스터 |
영화 레미제라블 포스터 |
공연 정보
2024년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 홀에서 공연 중이다. 명절 전에는 거의 대부분 할인을 했던 것 으로 기억하는데, 역시나 이번에는 설 명절 언휴로 10% 할인한 162,000원에 관람할 수 있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
출연진 : 최재림, 김우형, 조정은, 임기홍, 박준면, 김성식, 김수하, 윤은오, 이상아
공연지 : 블루스퀘어 신한카드 홀
관람 위치 (좌석) : 객석 1F 12열 31
운이 좋게도 VIP 석에서 관람을 했다. 위치가 위치인 탓에 배우들의 표현력이나 얼굴 표정을 볼 수 있을 거라 자만했다. 시력 1.2 ~ 1.0의 좌우 시력을 가지고 있는데도 자세한 표정 연기는 볼 수 없었다. 시력의 배신인가.... (?)
사진이 다소 흔들리지만, 관람하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지만 배우들의 표정까지 은밀히 보고 싶다면, 쌍안경을 추천한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관람 후기
올해 3월 나의 기대작이었던 <레미제라블>을 드디어 보고왔다.
[공존의 이유/눈으로 보는 영화 & 뮤지컬] - 2024년 2, 3월 관람 예정 공연 (뮤지컬, 공연)
인물들의 사소한 감정선을 따라갈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휴 잭맨'이 장발장으로 분했던 영화 <레미제라블>은 자베르 역의 '러셀 크로우'와 대면하고 각자의 입장을 노래할 때, 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인 시각으로 장발장을 이해할 수 있다. 반대로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장발장 역의 '최재림'이 가진 심정을 이해하고, 그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소한 목소리의 변화에서도 구구절절한 심경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는데 메리트가 있다.
즉,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영화와는 다르게 개별 인물에 감정 이입을 할 수 있어서 만족감이 높았다.
예를 들면,
1. 젊은 장발장과 노인의 장발장의 음색 파티
젊은 장발장의 목소리가 튼튼하고 좋은 발성으로 노래했다면,
노인 장발장은 흐느낌이 있는, 인생의 고뇌를 닮은 쉰 목소리로 시대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특히나 노인 장발장이 극 중 마리우스를 몰래 구하는 장면에서, 그가 왜 마리우스를 구했는지 장발장의 노래를 듣고 있자면 추가 설명 없이도 그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장발장役의 최재림 강추...!!
뮤지컬 시카고에서 입은 움직이지 않은 채 발성을 하는 이른바 "복화술" 영상을 보고는 꽤나 놀랬던 마음을,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통해 벌린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노인 장발장 조아..... 내 스타일이야.... 섹시해..(?)
2. 조연이지만, 조연이 아닌 배우의 대활약
공연을 비롯해 연애인이 출연하는 모든 프로그램을 볼 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아무래도 주연 배우다. 그럴 수 밖에 없다. 티켓 파워 얘기가, 뮤지컬을 즐겨보는 이들에게 "회전문"으로 통하는 반복 관람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로 주연 배우에서 온다.
하지만 나에게 주연배우보다 중요한 것은, (특히나 뮤지컬을 볼 때)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의 균형과 그들의 연기를 예상하는 일이다.
뮤지컬 ' 드라큘라, '에서의 루시 "이예은"
뮤지컬 <컴프롬어웨이 Come from away> 에서 지현준 배우의 [prayer] 를 만난 것처럼,
뮤지컬 ' <그날들> 에서 고창석 배우의 [서른 즈음에],
뮤지컬 메리셀리 에서 김도빈의 [신이 있다면], [나의 괴물] 에서와 같이,
캐스팅 보드에서 바로 정면이나 첫번째 목록에 그들의 이름이 없을지는 몰라도 나에게, 새로운 발견을 하게 해준 배우들은 적어도 영웅이다. 나에게 캐스팅 보드를 맡긴다면 나는 이들을 제일 위에, 포스터 제일 위에 위치시킬 것이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떼나르디에 역의 "임기홍" 배우 또한 볼 재미를 쏠쏠하게 제공한다. 악마 같은 나쁜 역할임에도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건 배우가 얼마나 몰입감있게 연기를 하느냐에 달려있는데 아주아주 얄미우면서도 그가 속한 사회( 프랑스의 혁명, 끊임없는 전쟁으로 시작된 굶주림과 헐벗음)가 사람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주체적이면서 상징적있게 그려내었다. 이 남자, 매력있어.
뿐만 아니다. 떼나르디에 부인역의 "박준면" 배우 또한 놀랍다. 부부가 한 쌍으로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거나 코제르를 데려가려는 장발장에게 거금을 뜯어낸 후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장발장을 고발하고, 죽은 사람들의 시체에서 금은보화를 찾으면서 나는 시체 냄새에서 향긋함을 느끼는 그들의 반전 매력은 선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해할 수 없지만 우리와 같은 사람이기에 측은지심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공연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도서 <황금종이>를 보기 전부터 요즘에는 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내 스스로에게 말이다. 이제까지 돈에 대한 개념이나 관념이 없는 상태로 살았다면, 과연 나에게 돈은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가하는 고민이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돈으로 해결되는 것은 있을지 몰라도, 사람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것이 있으며 사건이 일어난 그 당시엔 어떤 것도 해결책이 되지 않다가 비로소 해결이 되는 경우도 있다. 시간이 답인 셈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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