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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아트> 관람 후기 : 고결과 편견, 부유浮游. 블랙코미디의 삼박자

올라씨 Elena._. 2024. 4. 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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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극작가 "야스미나 레자Yasmina Reza"의 대표작으로

세 남자의 우정과 갈등을 통해 감동과 웃음을 안겨줄 연극 <아트>

 

 

줄거리

    여기,  5억 짜리 캔버스가 있다. 그냥 보기에 아무런 사진도, 그림도, 선도 없다. 예술이라는 분야에 꽂혀 5억을 주고 사온 작품. 공연 <아트>는 이 캔버스에 얽힌 세 친구에 대한 이야기다. 

 

[목차]

줄거리
공연 소개
세 남자의 이야기 
세르주의 고결, 마크의 편견 그리고 보헤미안 이반.
블랙코미디의 삼박자 
번외) 링크아트센터 좌석 B4

 

공연 소개

It's not White! 

연극 아트 

2024. 02. 13 ~ 5. 12

링크아트센터 벅스홀

엄기준 이필모 박호산 최재웅 김재범 박정복 성훈 박은석 이경욱 진태화 손유동 김지철

총괄프로듀서 김수로

 

 

세 남자의 이야기 

  세르주는 고결하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진 기준이 그에게도 마찬가지로 기준이다.

  의사인 세르주에게 정장이 잘 어울리는 이유는 그의 스타일 때문이기도 하다. 말끔하게 차려진 정장이 그의 성격을 보여준다. 그런 그가 판때기를 가져왔다. 자그만치 5억이다. 아무리 의사라 많이 번다고 한들 5억짜리 백색 판을 가져왔다니. (세르주 역의 엄기준)

 
엄기준
직업
뮤지컬배우, 탤런트
소속
유어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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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는 본인이 생각한 기준에 벗어나면, 아니라고 생각한다. 5억짜리 판때기를 사온 세르주가 못마땅하다. 몇 차례 얘기를 나눠보려했으나 세르주는 이해하지 못하고 결국 세르주와 마크는 사사건건 부딪히게 된다. 이건 편견이 맞는 걸까? 고정관념이 맞을까? 

  작품을 샀다고 해서 인정 받을 생각은 없지만 대놓고 무시하고 쓸데없는 돈x랄을 한 친구와 우정을 끊고싶은 건 사실이다.  (마크역의 이필모) 

 

 
이필모
직업
탤런트, 영화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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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타글로벌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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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보헤미안 이반은 자유분방한 삶을 가졌다. 보헤미안이라는 단어가 보여주듯이.

  여자친구와의 결혼식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문제가 생기면 친구들에게 달려와 떠든다. 친구들과의 약속은 뒷전이다. 약속한 시간을 한참 지나 세르주의 집에 모인 세르주와 마크에게, 이반은 예비 처가와 여자친구, 그리고 엄마에 대한 얘기를 떠든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그에게 5억짜리 판때기는 어떤 의미일까.  (이반 역의 박호산) 

 

  <아트>를 관람한 후에는 박호산 배우를 매우 좋아하게 될 것이다. 

 
박호산
직업
뮤지컬배우, 영화배우
소속
유메이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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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주의 고결, 마크의 편견 그리고 보헤미안 이반.

  세르주가 매입한 5억짜리 판때기가 우정에 금이 가게 할 수 있다는건 참 우스운 일이다. 그만큼 사는 것이 녹록치 않다는 뜻이고 삶이나 우정을 깨트리는 것 또한 매우 작은, 사소한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얘기는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떠올리게 한다. 

 

 

블랙코미디의 삼박자 

  공연 <아트>는 웃기다. 대놓고 처음부터 웃기다. 가장 큰 영향을 주는건 아무래도 이반이다.  이반의 언행 때문이기도 한데, 이것은 공연 내에 활기와 에너지, 웃음을 불어넣는다. 블랙코미디의 정수라고 할 만하다. 

 

 세르주와 마크가 싸울 때 중간에서 중재한 것도, 이간질 시키며 생각도 없다고 이반과도 절연할 입장을 고수했던 마크에게 마음이 상했지만 다시 돌아온 이유도 자유로운 영혼이며 편견없는 인생을 살아온 이반이 있었기에 <아트>는 성공했다. 결말에 다다르며 이반의 체력은 한계에 다다른다.  (그 한계가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지만)  그런 이반은 웃으면서도 웃을 수 없는 알싸함을 남긴다. 

 

  나에게 알싸함을 전달한 건 비단 이단 뿐만은 아니다. 세르주가 가진 예술관에 대한 가치와 시선도 이해되었고, 마크가 5억짜리 판때기를 사온 세르주에게 화를 내고 답답하다며 이반에게 하소연 한 것도 이해되었으며, 이반이 마크를 얘기를 듣고 같이 웃다가도 세르주와 얘기할 떄는 그의 이야기에 집중하던 모습도 이해되었다. 모든 것이 이해되어 정약용 선생의 말이 생각났다." 내 말도 옳고, 니 말도, 너의 말도 맞다".

 

  공연이 끝날 쯤 마크는 <5억짜리 판때기>를 산 세르주를 이해하게 되었을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하얀 도화지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담긴 이야기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없지만 아늑함을 주는 휴식의 장소일 수 있다. 어찌됐든 답은 없다. <아트>를 관람한 후 세르주에게 미안했다. 나 역시 마크와 동일한 생각이었기에. 공연을 보면서, 그리고 공연이 끝나고 나오면서는 마크와 이반에게, 고마웠다. 그들이 있기에 나 또한 가진 편견을 떨쳐낼 수 있었다. 끝 - 

 

번외) 링크아트센터 좌석 B4

  B4 좌석이 앞쪽이기는 하지만, 세르주가 주로 이동하면서 등을 돌려 의자에 앉는 장면 때문에 뒷모습을 보기 십상이다. 정면보다는 측면에서 보는 느낌이 강해서, 공연이 끝난 후에는 고개의 스트레칭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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