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 예정 공연을 마주하며,
뮤지컬을 즐겨 보는 이들이 항상 듣는 말이 있다. "적금을 부으라" 하지만 나에게는 (...) 해당되지 않는다. 일단 보려고 생각하면, 보고 싶으면, 예매를 해서 보아야 하므로. 그러다 보니 올해 3월은 캘린더에 공연이 풍년이다. 내가 이걸 왜 얘매했는지, 후기를 쓸 때 곰곰히 생각해봐도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으니까 정리해둬야지.
목록
관람 예정 공연을 마주하며,
아트
뮤지컬 헤드윅
창작 뮤지컬 파과
그리고 레미제라블
2, 3월 공연에 대한 기대.
#1. 아트
엄기준, 이필모, 박호산
2차 조기 예매 25% 할인
재관람시 : 억단위 티켓 발행으로 누적 관람시마다 할인, 3회 관람시 30%, 4회 관람시 40%
재관람 카드(5억카드) 로 할인이 예상되는 경우, 초기 관람시 실물 티켓 제시 후 카드 별도 발급이 필요함.
전 세계 블랙코미디의 정수.
프랑스 극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대표작으로 새 남자의 우정과 갈등을 통해 감동과 웃음을 안겨줄 연극
특별한 것 없는 일상의 대화 속에서
세 남자의 우정이 얼마나 쉽게 무너지고 어떻게 극단으로 치닫게 되는지 보여주며
인간의 내면이 거침없이 드러낸다.
ART, 예술이라는 영어단어, 그리고 하얀 도화지 이미지를 차용한 포스터로는 어떤 느낌의 연극일지 쉬이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선뜻 연극을 예매한 이유는 박호산, 엄기준 배우의 극을 처음 접하기 때문일 것이다.
잘 지내왔지만 어느 순간 위기에 닥친 세 명의 우정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기에, 단순히 호기심으로, 구매한 연극.
드라마 펜트하우스와 마에스트라를 통해 극의 완성도를 보여준 박호산 배우의 연극은 어떠할지 기대된다.
#2. 뮤지컬 헤드윅
유연석, 장은아
완벽한 성전환에 실패한 트랜스젠더 로커 '헤드윅'과 밴드 메이트들을 주인공으로 한 콘서트 형식의 뮤지컬.
베를린 장벽이 세워진 날 태어난 로커 헤드윅. 그가 버림받은 날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날이다.
포스터의 노란색 이미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가 헤드윅을 위키백과에서 찾아본 후에서야 사뭇 이해되었다. 그의 가발이 보여준 노란색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지 기대된다.
1차 오픈런에 실패한 좌석 선택은, 수시로 들어가 R석으로 예매할 수 있었다. (누군가 취소를 했겠지..?)
조정석과 유연석의 헤드윅은 아직도 유명세가 여전하다. 공연 스타일의 뮤지컬도 처음 접해보는데 그만큼 기대가 크다.
#3. 창작 뮤지컬 파과
차지연, 김재욱, 지현준, 유주혜, 김태한
60대의 나이먹은, 킬러 할머니의 삶에 대한 고찰 아닌 고찰, 아니. 삶에 대한 이야기
사람은 나이를 먹는다. 나이를 먹지 않고, 불로장생하기 위해 불로초를 찾아 다녔다는 과거의 황제들과 달리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나이란 지독한 현실로 존재한다. 나이를 먹는 것 만큼 두려운 일도 없지만, 어찌보면 설레이는 부분도 있다. 공감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많지만, 나의 백발을 꿈꾸는 나의 미래에 나이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소설 파과 : 담담한 여자. 킬러. 노인의 인생 이야기
소설 파과는 나이를 충분히 먹었음에도, 킬러를 그만두지 않은 채 '킬러라는 직업을' 연명하다 마주치는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통해 느껴지는 현실성 있는 한 여성의 삶을 보여준다.
그가 사랑했던 사람의 죽음 앞에서 목도했을 때, 그리고 저도 모르게 마음이 갔던 한 의사의 아이 얼굴에서 팽팽한 어린 아이의 살결을 접했을 때 그녀의 머릿속엔 어떤 생각이 떠올랐을까.
삶은 사람마다 주어진 시간을 달리한다. "소설 파과"는 주인공인 조각의 심리적 서술을 보여주면서도 자세한 그녀의 마음은 보여주지 않는다. 그것은 독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새로이 창작된 뮤지컬 <파과>에서 차지연은, 투우의 <신성록>은 어떤 마음을 그려낼지 기대된다. 컴프롬어웨이에서 나의 이목을 부여잡은 <지현준> 배우의 노래도 내심 기대해본다.
#4. 뮤지컬 레미제라블
최재림, 김우형, 조정은, 임기홍, 박준면, 김성식, 김수하, 윤은오, 이상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장발장의 이야기.
레미제라블은 책보다는 영화로 몇 차례 봤더랬다. 최재림이 장발장역의 분장을 어찌할지도 궁금하고 (그의 노래 역시 SNS 를 통해서만 봤더랬다..) 그의 노래를 직접 들어보고 싶었다. 조정은의 노래야... 말해 무엇하리.
2, 3월 공연에 대한 기대.
공연을 보기 시작한지도 연 3년이 지나 4년을 들어섰다. 가끔은 공연 한 번 볼 때 드는 비용이 적잖히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영화와는 또 다른 현실감이 전해주는 전율과 흥미는 더욱 스스로를 뮤지컬이나 공연에 몰입하게 한다.
나이는 이미 충분히 먹은 것 같은데, 아직도 배우를 비롯한 가수도 홀릭(-holic) 해 본 적이 없다. 어릴 적 조성모의 가시나무에 꽂혀 눈물을 흘리거나 김준수의 허스키한 목소리에 반했을지언정 그들을 따라다닌 적도, 팬클럽에 가입해본 적도 없다. 지나가다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면 스치듯 나타나는 반가움의 감정에 귀를 쫑긋했을 뿐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도 귀에 꽂히는 목소리를 가진 김준수의 드라큘라를 생각하면, 3월에 드라큘라를 보러 대전이나 부산까지 가야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 있다... (이정도면 홀릭일수도..) 올해도 드라큘라 목소리를 들어야하지 않겠나 싶다.
어찌됐든, 뮤지컬의 높은 금액 탓에 공연계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는 높지만 상대적으로 실망감도 있는건 사실이다. 멀티캐스팅이나, 준비되지 않아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의 실수라던가.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실수가 있을수도 있지만 굳이 영화와 비교한다면 뮤지컬은 1066 배 이상의 높은 가격대에 존재한다. (15천원 VS 15만원) 상대적으로 공연은 소비단가가 낮아서 뮤지컬보다는 부담감이 덜하지만 배우들의 열연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비싼 가격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조금 더 뮤지컬 업계가 분발하기를 바라며. 바라는 만큼 또 올해도 공연 달려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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