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librosR 1112

98번째 책. 소설 파과 : 담담한 여자. 킬러. 노인의 인생 이야기

올라씨 Elena._. 2023. 12. 25.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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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짧은 시간 빛나다 사라질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뜨거운 찬사!

발행 2018년

구병모 지음

2023. 12 읽음

 

 
파과
한국 소설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60대 여성 킬러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통해 새로운 여성 서사를 써내려가며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 구병모의 소설 『파과』를 다시 만나본다. 40여 년간 날카롭고 냉혹하게 청부 살인을 업으로 삼아온 60대 여성 킬러 ‘조각(爪角)’. 한때 ‘손톱’으로 불리던 그녀는 40여 년간 청부 살인을 업으로 삼으며, 날카롭고 빈틈없는 깔끔한 마무리로 방역 작업을 처리해왔다. 하지만 몸도 기억도 예전 같지 않게 삐걱거리면서 이제는 퇴물 취급을 받는다. 노화와 쇠잔의 과정을 겪으며, 지켜야 할 건 만들지 말자고 평생을 되뇌어온 조각의 마음속에 어느새 지키고 싶은 것들이 하나둘 생겨난다. 버려진 늙은 개를 데려다 키우는가 하면, 청부 살인 의뢰인의 눈에서 슬픔과 공허를 발견한다. 삶의 희로애락을 외면하고 살아온 조각의 눈에 타인의 고통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연민으로 조각의 마음에 온기가 스며드는데…….
저자
구병모
출판
위즈덤하우스
출판일
2018.04.16

 

 

책 소개 (교보문고) 

한국 소설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60대 여성 킬러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통해 새로운 여성 서사를 써내려가며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 구병모의 소설 『파과』를 다시 만나본다. 40여 년간 날카롭고 냉혹하게 청부 살인을 업으로 삼아온 60대 여성 킬러 ‘조각(爪角)’. 한때 ‘손톱’으로 불리던 그녀는 40여 년간 청부 살인을 업으로 삼으며, 날카롭고 빈틈없는 깔끔한 마무리로 방역 작업을 처리해왔다. 하지만 몸도 기억도 예전 같지 않게 삐걱거리면서 이제는 퇴물 취급을 받는다.

노화와 쇠잔의 과정을 겪으며, 지켜야 할 건 만들지 말자고 평생을 되뇌어온 조각의 마음속에 어느새 지키고 싶은 것들이 하나둘 생겨난다. 버려진 늙은 개를 데려다 키우는가 하면, 청부 살인 의뢰인의 눈에서 슬픔과 공허를 발견한다. 삶의 희로애락을 외면하고 살아온 조각의 눈에 타인의 고통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연민으로 조각의 마음에 온기가 스며드는데…….

 

 

98번째 독서 리뷰. 

  나이를 먹는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10대부터 시작한 이 질문은 30대가 된 지금도 쉽게 답하지 못하고 있다. 나무의 나이테처럼 차곡차곡 쌓이는 시간 속에 나이는 그냥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점점 어린 세대를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들이면 "나이를 먹었구나"라고 생각할 때도 있다. 

 

존재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즉시 불쾌감을 준다면,

후자는 현실적인 부조화로 인해 당혹감을 주는데,~ (중략)  5/111페이지 

 

  한 때는 늙은이들이라 칭하는, 나이 먹은 사람들의 옆에 서있을 때면, 그들이 만들어내는 나이 냄새에 얼굴을 찡그릴 때도 있었다. 그들의 존재 만으로도 당황스러웠지만 사실 나도 점점 더 그들과 가까워지고 있기에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는 지도 모른다. 

 

<파과>의 줄거리

  <파과>는 살인 청부를 업으로 하는 '조각'의 시점에서 바라본 평범한 날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자연스럽고도 티 안나게 청부 살인을 하고 사람들 틈 속에서 유유히 사라지는 '조각'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예전과 다른 몸을 느끼게 되고 상처를 받으면 회사와 비밀 계약을 맺은 병원으로 진료를 받는다. 일상에서 규칙적으로 받는 건강검진으로 보이지만, 어느새 진료문이 닫힌걸 보면 긴밀한 이야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건 쉽게 예상 가능하다. 

 

   뜻하지 않게 사고를 당한 조각은, 병원을 찾는다. 평상시에 치료를 해줬던 '장박사'는 뇌출혈로 자리를 비우고,  강박사를 통해 진료를 받게 된다. 강박사 또한 병원 모르게 다른 일을 꾸미고 행하는 중이었다. '조각'은 '강박사'의 행동과 말에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지만, 그에게 맘이 끌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의 부모가 일한다는 시장에서 산 과일은 그에 대한 마음을 투영해주기도 한다.  그러다 '조각'을 경계하는 '투우'에 이상한 감정을 느낀다. 쟤는 왜 저러지 하는. 

 

내가 접근한 거 당신이 눈치 못챘다는 사실 다 알아. 15/111

당신은 얼마든지 그 사람을 바라보고 생각할 자유가 있어. 근데 자격은 없지  72/111 

 

  강박사의 딸이 투우에게 납치를 당하고, '조각'은 그들의 가족을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하여 애를 쓴다. 

 

아이의 팽팽한 뺨에 우주의 입자가 퍼져있다. 32/111

어째서 이런 중요한 순간에 목표물을 놓치고 타인을 도와버렸을까. 60 /111

 

  '투우'가 어릴 적에 보았던 살인자가 '조각'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알약을 먹지 못해 가루로 만들어주던 도우미가 조각이라니. 납치한 강박사의 딸로 유인하지만 결국은 '조각'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어릴 적부터 식모 살이를 하며, 누군가와 사랑에 빠졌지만 그조차 하늘로 보내야 했던 '조각'에게 죽임을 당할 때 '투우'의 심정은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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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은 담담하지만 긴 문장 속에 <파과> 인 '조각'의 입장이 잘 보여준다. 여성, 노인, 킬러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가진 소설 책이지만 스펙터클하지도, 액션에 승리함을 만끽할 수도 없다. 가끔은 자신을 거둬준 '류'를 기억하고, 그가 죽었던 그때의 기억을 생생하게 가지고 있을 노인 킬러의 삶은 생각보다 일반인의 삶과 맞닿아있다.

 

  번지수를 잘 못 찾았을 독자들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을 전하는 작가 구병모는 남자가 아니었다. 필명을 쓰는 여성 작가여서 꽤나 놀란 기분이었다. 그렇기에  이 소설이 상당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음은 당연한 일일지도. 

 

데드 크로스의 임박. 

  어제 나온 뉴스 중 내 눈길을 끈 기사가 있었다.  "2025년 인구 ‘데드크로스’ 가속…50년 뒤엔 둘 중 한 명은 고령층 " (한국일보)

 

2025년 인구 ‘데드크로스’ 가속…50년 뒤엔 둘 중 한 명은 고령층

출산율 0.65명, 자연 감소 본격화 2072년 인구 3600만명대로 ‘뚝’, ‘국가소멸’까지 거론될 만큼 가파른 저출산·고령화 추세에 대한 경고음이 안팎에서 요란한 가운데 2025년부터 우리나라 인구

www.seoul.co.kr

 

  출산률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남여 모두 결혼을 하지 않으며, 연이어 출산까지 보류하는 상황이 되면서 몇 십 년 후엔 평균 60대가 전 연령 중에 젊은 축에 속하게 된다. 이 들 100명이 노인 160명 가량을 부양해야 한다. 이러한 현실을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으나 "망한 대한민국"에 대한 뉴스가 이상하리만치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책이었다. 그 때쯤엔, 2070년 쯤엔 늙은 방역업자들도 많아지겠지 하는 생각과 함께.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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