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이 있는 곳에, 신은 개를 보낸다.
케일럽 랜드리 존스, 그가 도그맨이 되어 나타났다. 영화관에서 개봉하기 전부터 보고 싶었지만 상영관 수가 많지 않았고 금새 잊혀졌다. 상업 영화의 배신이다. 덕분에 <도그맨>은 금새 상영관에서 내려와야 했다.
도그맨의 이야기는, 강아지를 반려하는 모든 이에게 희망이었다. 아니, 적어도 나에게는 희망이었다. 어려운 상황일 때 말없이 (물론 말을 하지 못하지만) 조용히 옆에 앉아있고, 내 얼굴을 핥아주며 퇴근하고 나를 반겨주는 강아지의 존재는 어느 무엇보다 소중하고 행복한 일상을 만들어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도그맨은 불행한 환경에서 자랐다. 강아지 싸움터 (개판) 이 도그맨 아버지의 일터이기 때문에, 새끼 강아지는 굶주린채로 야성을 가지고 살아남아야했다. 그것이 도그맨의 집에 살고 있는 개의 숙명이었다. 그런 새끼 강아지에게 몰래 밥을 주던 도그맨은 어쩌다 형에게 찍히고, 아빠에게도 찍혀 개들과 함께 개 사육장 안에서 살아간다.
영화의 시작은 한 도로다. 수 십마리의 개를 실은 트럭이 경찰에 잡히게 되고 운전하던 사람은 남자였는데 루즈를 진하게 칠하고 가발을 쓴 상태였다. 정신의학과 교수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중인 그를 찾는다.
울지도 슬퍼하지도 않는 얼굴에는 희미한 쌉싸름한 빛을 띈 눈이 위치해있다. 그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경찰들로부터 사건을 인계받은 정신과 교수는 더글라스와 묘하게 공감되는 분위기를 느낀다.
짙은 화장을 하고 잠깐은 서 있을 수 있으나 한 곡이 끝날 때 쯤에는 다시 앉아야하는 그의 힘겨운 삶은 아마도, 그의 똑똑한 친구였던 개 들 덕분에 또 다른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얻었을지 모른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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