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질병인가, 신성한 열정인가?
이성과 과학은 신뢰할 만한가?
믿음은 망상인가, 아니 망상이 믿음인가?
"우리는 무엇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을까?"
책정보
견딜 수 없는 사랑
비극적 사고, 낯선 자와의 눈맞춤
그후 모든 게 변했다
누군가의 마음속에 구축된 세계로 끌려들어가면서부터.
#심리스릴러 #소설 #흥미진진
줄거리
아름다운 들판에서 오랜만에 만난 연인과 한가롭게 소풍을 즐기려던 유명 과학저술가 조 로즈는 아이 혼자 타고 있는 헬륨 기구가 위태롭게 공중으로 떠오르는 것을 발견하고 사방에서 모여든 네 남자들과 함께 기구를 붙들기 위해 달려가 밧줄에 매달린다. 그러나 돌풍이 불어닥쳐 그들 모두를 허공으로 들어올린다. 모두가 계속 밧줄을 잡고 있다면 어쩌면 아이를 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누군가 하나라도 밧줄을 놓는다면 어떻게 될까? 기구는 더 높이 떠오를 것이고 비극이 일어날 것이다.
결국 비극이 벌어진다. 죄책감과 두려움을 느끼기도 전에 조 로즈의 눈 앞에 문제적 인물이 나타나 사랑과 용서의 얼굴을 한 광기의 세계로 그를 밀어넣으면서 이야기는 돌연 예측불가능한 곳으로 향하기 시작한다.
리뷰
헬륨기구의 사고가 났을 때 나는 소설의 시작이 여기인 줄 알았다. 사고의 원인을 파악하고 왜 거기서 사고가 났어야만 했는지, 로건은 왜 마지막까지 좋지 않은 죽음을 보여줘야 했는지 (주인공에게 발견된 모습은 매우 끔찍했다.) 소설의 시작도 끝도 헬륨 기구에서 났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소설은 매우 뜬금없으면서도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가 된다. 뜻밖의 사고, 불운한 사고에서 눈을 마주쳤다고 사랑을 노래하는 남자가 있고 그 남자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지만, 제대로 벗어났는지 알 수 없다. 책의 끝 표현을 빌리자면, '질병인지, 신을 향한 열정인지. 믿음은 망상인지, 아니면 망상이 믿음인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끝까지 이 <견딜 수 없는 사랑>에 스며들듯 몰입했던 건 소설의 탄탄한 스토리와 끝을 놓을 수 없는 병명에 대한 너무도 사실적인 표현 때문이었다.
또한 소설을 읽고 있자면, 여러가지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중 몇 가지는 인생 속의 '나'를 표현하고 있거나, 주변의 사람들과 그 인간 세상에서 살고 있는 생활 속 생각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소설을 읽는 건 몰입도가 높아서도 있지만, 소설 속에서 비춰지는 인간의 삶 속에 고스란히 녹여져 있는 감정들이 상상하기 수월하게 작문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북마크
1. "우리는 무엇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을까?"
2. 인간의 동일성을 관찰하는 것은 인간의 다양성을 관찰하는 것만큼이나 기쁜 일이다.
3. 그러나 줄을 놓는 것도 우리의 본성에 속하는 행동이었다. 이기심 또한 우리 마음 에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남들에게는 무엇을 주고 자신은 무엇을 가질 것인가.
4. 너무 무서운 마음에 갑자기 웃긴다는 생각이 들었고,
곡예나 농담, 만화같이 느껴져서 두려움으로 뒤범벅된 웃음이 내 가슴속에서 터져나왔다.
5. 순간 오직 나만이 이 농담 속에서 진실을 볼 수 있고,
이 일을 결코 믿지 않으면 현실을 바로잡고 로건이 안전하게 땅에 내려앉는 것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6. (나의 생각, 나의 과거 고정관념에 비추어)
나중에 수많은 대화와 정면돌파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난 다음에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7. (정말 쓸데없지만 감정적이거나 다혈질인 사람들 흔히 하는 말)
~ 또 전화하면 경찰에 신고할 거야." 마지막말은 '개자식들, 다 고소해버린다'라는 말처럼
의미없이 내뱉는 멍청한 소리로 들렸다.
8. (가끔, 자존감이 떨어져 우울함이 찾아올때 내가 생각하는 말)
기분이 우울할 땐 내가 기생충이라는 생각이 다시 고개를 내민다.
9. 어린 나의 눈에 어른들은 평범함 말단 직원들 같아 보였다.
앉는 것을 너무 좋아하고, 잡담하느라 정신없고, 기대할 일이 아무것도 없는 것에 너무나 익숙한 직원들.
10. (최근 나의 생각이 이른 결론)
40대에 들어선 이후 어떤 요구가 합리적이거나 합리적으로 표현되었다고 해서
그걸 꼭 들어줄 필요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11. (감정을 쉽게 표출하는 사람을 볼 때 나의 생각)
상처받은 피해자인듯한 독선적인 어조. 구질구질한 감정적 논리. 대단히 선택적인 기억 뒤에 숨은 오만한 태도가 싫었다.
끝으로
' 드클레랑보 증후군'이라는 건 현실에 존재할까. 실존할까 싶지만 그렇지는 않다. 현실적으로 작성해놓은 책 말미의 '보고서'덕에 나는 이 병명이 사실로 존재하는 줄 알았으나 <견딜 수 없는 사랑>의 출판사 리뷰를 보면 알 수 있다.
(중략) 마지막으로, 소설 말미에 부록으로 첨부된 자료를 그냥 넘겨서는 안될 것이다. 작가가 너무도 그럴듯하게 창작한 나머지 많은 이들이 곧이곧대로 믿었고, 급기야는 정신의학계에 종사하는 전문가 중에서도 실제 사례로 오인한 경우가 있었다.
병을 가진 자가 말하는 이 말이, 책의 시작과 끝이다. FIN
당신은 이미 알고 있지만, 다시 한번 말할게요. 나는 당신을 흠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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