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정보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리사 팰트먼 지음
변지영 번역 / 정재승 감수
미국 / 2021년 더퀘스트 출판
책소개 (교보문고 북카드)
21세기 뇌과학의 정수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겼다.
자유롭고 온전한 최선의 삶에 관해, 뇌과학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들.
뇌를 안다는 것은, 나와 인간을 안다는 것.
궁금하지 않은가? 왜 아이들을 학대와 빈곤에서 구하는 일이 우리 생각 이상으로 중요한지 또 뇌는 어떻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적 현실을 머릿속에서 만들어내는지.
리뷰
사람들은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들 놓치고 산다. 기분이 좋은 날에도 나쁜 날에도 그냥 ' 내 기분이 그렇구나' 정도로만 기억한 채로 말이다.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애써 노력해봐도 어떤 날에는 그 자체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과연 나는 어디서 왔으며 나는 어디로 가는가.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잦다.
핸드폰이 울리지도 않았는데, 진동을 느낀 것처럼. 그리고 아직 먹지 않았는데 냄새만 맡은 채로 이 요리가 맛있을지 없을지 직감으로 아는 것처럼 익숙한 경험인데 도무지 내가 어떻게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 이 책을 읽으면 이해가 된다.
"이 책을 덮을 때 쯤 당신의 머리가 생각말고도 더 많은 것을 위해 존재한다는 가실에 기뻐했으면 좋겠다. 내가 그랬으면 좋겠다" 라고 번역자가 말한 것처럼, 그리고 또 이 책의 가치worth가 저자가 강조하는 진정한 가치value에서 나온다고 말한 것처럼 "인생이 무엇인가" 라는 고민이 들 때 어떻게 살면 더 보람차고 뿌듯한 인생을, 아니 하루를 보낼 수 있는지 알려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책의 시작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무슨 말이냐하면, 사람과 뇌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에 대한 가설 때문이다. 형체도 알 수 없는 물고기 같은 굉장히 작은 무수한 어떤 생명체로부터 잉태되어 점차 고도로 발달된 인간이라는 존재는, 어쩌면 가치가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인간의 삶은, 삶 자체를 본질적으로 꿰뚫어보고 목적을 쟁취하는 것이 존재 이유가 아니라는 것이다. 뇌가 있다는 것 그리고 동물 중에서도 생각을 하는 인간이 먹고 살기 위해 뇌가 발달했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내가 인간으로 태어난 것에 대한 가치가, 나도 모르는 새에 높아진, 목적과 목표가 분명히 있을거라고 (나도 모르게) 생각했던 단편적인 집착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려줘서 이 책의 시작이 좋지 않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책을 읽을 수록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는 빨라진다. 결과적으로 뇌는 생존을 위해 거듭 행동을 지시하지만 그것은 살기 위한 하나의 방편일 뿐이고 내가 " 내 존재 이유"를 찾는 것은 내 스스로가 가진 나쁜 버릇과 생각, 행동을 고쳐 내 사고관념을 새롭게 정립하는 것에 있다는 걸.
이 책을 읽고 난 소감은, 어떤 자기개발, 혹은 자기계발서보다 이 책이 더, 아니 백배 천배는 낫다는 것. 문제가 있으면 고쳐야 하는데 내가 내 스스로 옥죄어 스트레스를 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사회 탓, 환경 탓 이었을게다. '나는 사회탓 을 하지 않아' 라고 떵떵 거리고 말했지만 말과는 다르게 내 뇌는 (내가 정해버린) 사회라는 틀 속에서 혼자 끙끙대고 스트레스를 받았었던 거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에 따르면, 신체 예산이 소진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뇌과학이 내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될 거라고는 짐작도 하지 못한 채 어쩌다 스스로 과부하걸려 셧다운되기 직전에 내 눈에 들어온 "뇌과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는, 왜 내가 스트레스를 받았어야 했는지,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걸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왜 이런 결과값을 얻게 되었는지는 책을 읽으면 이해하게 된다. 어쨌든 참으로 신기한 책이고, 흥미로운 분야다.
아, 그리고 번역하신 분에게 찬사를 보낸다. 다른 언어를 이렇게 집중도 있게 번역하셨다니. 존경받아 마땅하다.
북마크
무엇보다도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나'를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을 준다는 데 있다. 내 안에는 어떻게 해서 여러가지 상충하는 마음이 공존하는지. 7/96p
뇌의 핵심 업무는 이성이 아니다. 감정도 아니다. 상황도 아니다. 창의성이나 공감도 아니다. 뇌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생존을 위해 에너지가 언제 얼마나 필요할지 예측함으로써 ~ (중략) 16 / 96p
진화에는 "왜"가 없다. 16 / 96 p
잦은 인출로 인해 당신의 신체 예산이 소모된다 하더라도 뇌는 현재 존재한다고 믿는 위협으로부터 당신을 보호하고 있다. 문제는 당신 뇌의 믿음이다. 24/96p
뇌가 이러한 만성 스트레스의 다양한 원천을 잘 구별해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신체적 질병, 재정적 어려움, 호르몬 급증, 단순한 수면부족이나 운동부족 등으로 신체 예산이 이미 고갈되었다면 뇌는 온갖 종류의 스트레스에 더욱 취약해진다. 55/96 p
사람들이 당신을 모욕한다 해도 한 번이나 두번, 심지어는 스무 번째까지도 당신의 뇌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 그러나 몇 달 간 지속적으로 언어 폭력에 노출되어 신체 예산이 계속해서 인출되는 환경에 살고 있다면 말은 실제로 뇌에 물리적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우리가 눈송이처럼 유약해서가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이다. 55/96 p
책을 덮을 때쯤 당신의 머리가 생각 말고도 더 많은 것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에 기뻐했으면 좋겠다. 내가 그랬듯 말이다. 번역가 변지영 96/96 p
인간으로 태어난 것에, 이 책을 읽게 된 것에, 감사한다. 인간이기 때문에.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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