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와 우울증이 발현된지는 꽤 되었다. 처음 우울증으로 병원에 다니기 시작한건 2018년이었고, 이후 2022년까지 약을 먹었으니까 실제 약 복용 기간은 5년 정도다. 처음엔 눈물이 그치지 않았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눈물은 나오지 않았지만 가슴이 차가워졌다. 그 이후에 공황장애는 우울증에 비해 발생 정도가 낮아졌고, 우울증은 지속되었다.
숨쉬기가 어려웠다.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모든 사람들이 나를 향해 손가락질하는 것 같은 환상이 보였다. 눈을 감으면 내 몸과 손과 발이 실제 존재하는 것보다 10배는 크게 느껴졌고 세상이 나를 향해 뺑뺑 돌았다. 병원에서 이 증상을 표현하기 매우 어려웠다. 병원에서는 '이인증'이라고 불렀다. 내 몸에 대한 인식이 '있는 존재'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나 환경을 벗어나면서 몸이 스트레스를 받아 상상속의 큰 몸체가 나를 뒤덮기로 마음 먹은 것처럼. 딱 그랬다.
최근 출근길에 쓰러지고 나서 갑작스레 약을 끊게 되었다. 초기 약을 복용할 때 다소 어지러움과 두통, 비현실감이 조금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약을 같이 바꾸고 적응된 것처럼 느껴졌으나 오래가지 않았다. 폭발하듯 나에게 다가온 업무량이 결국 나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고, 나는 주차장에서 실신했다.
한 2달 정도 지난 것 같은데 아직도 나는 멍한 상태다. 어떻게 보면 상황을 통제하지 못해서 오는 스트레스 일 가능성이 커보인다. 약을 끊었지만 일시적으로 느껴지는 이인증에서 조금은 벗어났다. 하지만 비현실감에서 오는 괴리감은 내 머리가 멈춘 것 같은 느낌을 주고, 무작정 바닥에, 거리에 누워버리고 싶은 생각이 든다. 아직 나아지지 않았다.
그래도 한 번 해보지 뭐, 언제까지, 도대체 몇 차 까지 비현실적인 감각이 지속되고, 몇 번이나 성공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기록이 얼마나 될지, 언제 이러한 기분에서 탈출해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게 될지. 한번 까짓 거 해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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