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의 기억/우리나라

제주 반려동반 나홀로여행 7일차. 강아지 탈주사건

올라씨 Elena._. 2023. 11. 2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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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반 제주나홀로 여행이 드뎌 7일째를 맞았다.

놀라운 사실은 원래 6박 7일의 제주도 여행을 목표로 삼았으니 제주항으로 가야했으나, 아침에 사건?이 터져서 지친 마음에 하루 더 있기로 했다. 오늘은 가고 싶은 곳으로 PICK 해두었지만  못 갈뻔한 곳을 여행지로 삼았다.  

 

그 날, 그 사건의 경위.. 탈출 사건.

아침에 눈을 비비고 일어나 짐을 챙기고 있었다.  나의 털복숭이 강아지에게 쉬야할 시간, 그리고 똥 쌀 시간을 줘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빠르게 움직이는 나의 마음을 알았는지, 문을 살짝 열고 날씨가 어떤지 보려는 순간, 댕댕이가 탈출했다. 

 

 

 

빨리 밖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목줄을 하지 않아서 방충망 틈새로 빠져나간 댕댕이는, 이제 집에 가야한다는 나의 혼잣말을 들었던 것인지 가지 않던 집 앞마당부터 많은 강아지의 짖음으로 시끄러운 뒤뒤뒤뒤뒤뒷집으로 가거나 여기저기 집을 기웃거리고 뛰어다니며 간식을 주는 나의 유인책도 듣지 않았다. 

 

덕분에 나는 9시 반부터 강아지를 잡기 위해 뛰다녔지만, 11시가 다되서야 근처를 지나는 맘씨좋은 모녀 덕분에 댕댕이를 잡을 수 있었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나는 아마도 또 다른 큰 사고를 겪었을지 모른다.

 

이 날은 올레낭 숙소 앞부터 제주도의 공사 일정이 있었는데 요유나 카페까지도 길을 뚫는 장시간의 공사였다. 이후에도 몇 일간 공사는 계속되었던 것으로 알고있다. 공사 차량이 숙소 앞으로 들어오고 공사를 준비하고, 여성 분이 숙소 앞 길가에서 수신호로 차를 이동시키고, 재활용수거차량이 와서 쓰레기는 지금 버리는게 아니라고 나를 혼냈는데 이러한 복잡다난한 시간이 야속하게 흘러갔다. 

 

나는 두 시간만에 떡실신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제주에서 여수항으로 가는 것보다도 여수에서 수원까지 운전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눈 앞이 까마득했다. 다행이도 강아지는 내 품안으로 돌아왔지만, 차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다니는 모습을 봐야했던 나는 심적으로 매우 힘들었기에 요유나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마음을 정리하고는 하루 더 제주에 있자는 결론을 내렸었다. 

 

 

늦게 오픈해 미안하다는 사장님의 말씀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나는 빨리 커피를 달라고 재촉했다. 사장님은 내가 오늘 제주를 떠나는 줄로 알았겠지만.. 나도 카페에 있을 때는 마음 정리를 하고 떠나야지 생각했으므로.... 나에게 여러모로 마음을 진정시키게 해준 제주의 요유나 카페. (다시 가고 싶다.) 

 

 

 

휴, 한숨 돌리게 도와준 노리매 공원

 

내가 숙소를 이용한 후에는 예약이 있어서 올레낭 오두막집의 숙소 연장은 되지 않았기에  시동을 걸고 어디로 갈까 잠시 고민했고,  그러다 차를 돌려 노리매 공원으로 향했다. 가려고 구글 맵에 저장해두었으나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탓인지 운전 중에 갑작스레 결정한 목적지였다.  

 

 

제주에서의 일주일 휴가는 나에게 굉장한 힐링을 선물해주었는데, 바람이 꽤나 세게 불었지만 인공적으로 조성된 공원과 미니 폭포를 거닐며 아침의 탈출 사건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었다. 진정효과(?) 가 있는 노리매 공원.

 

 

역시 가을인지라 코스모스는 예쁘게 얼굴을 자랑하고 있었고 두 마리의 얼룩말은 코스모스 밭에서 나에게 인사했다. 멀리서 보기엔 진짜 같았지만, 움직이지 않아 다가가보니 조형물이었다. 내가 참 지금 심적으로 힘들긴 하구나 싶었다. 

 

 

가을이면 핑크뮬리라는 광고문구가 생각났다. 노리매공원에서 보게 될지는 몰랐지만 막상 보니 핑크핑크한 뮬리가 마음을 한 층 편안하게 했다. 바람소리와 함께 흔들리는 핑크뮬리의 날갯짓이 산책로를 걷는 나와 댕댕이에게 자연의 속삭임을 들려주고 있었다. 

 

 

요유나 커피에서 마신 커피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용도 였는데, 노리매 공원 속 카페에 도착하자 나는 또 커피가 마시고 싶었다. 커피는 옳지. 암. 그렇고 말고.

 

라떼와 멍푸치노를 시켜 강아지에게 조금씩 주었다. 소간파우더가 섞여있어 카푸치노를 연상시켜 카푸치노가 먹고 싶었지만, 카푸치노는 내가 정한 카페에서만 먹는 덕에 무난한 아이스라떼를 주문했다. 카페에 앉아 햇빛을 받고 있으니 노곤노곤하고 강아지는 안겨있어도 졸고, 바닥에 있어도 졸았다. 

 

 

 

두 시간 정도였을까. 노리매공원에서 보낸 시간이.

자연을 둘러보고 카페에 앉아있을 때 중년 남성 2분이 예쁘고 얌전하다 칭찬해주셨고,

중국에서 온건지 모르는 사람들이 무더기로 몰려왔다. 단체 여행객인듯 싶었다.

사람이 많은 걸 싫어하는 나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주차장으로 향했고 공원에서 불러도 아는체하지 않던 공원의 강아지가 마중을 나왔다. 

 

 

 

기억해, 제주 

기억해 제주, 는 노리매 공원의 근처에 있는 제주도 기념품샵이다. 기념품은 생각날 때 사야하므로 잠깐 들러 약 10만원어치의 기념품을 샀다. 과자류 그리고 동백 팔찌를 구매해서, 팔찌는 내꺼, 그리고 과자류는 개별 포장해 회사사람들에게 뿌렸다. 

 

무뚝뚝한 여자 사장님이 있고, 활발한 분위기는 아니었던 탓에 사진을 찍거나 기억에 남는 장소는 아니었다. 평가는 검색 평가 그대로 보면 될 것 같고... 특별하게 기억에 남거나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없었다. 그냥 기념품 샵. 

 

 

두번째 자연 속 유원지. 속골 유원지 

 

제주도에 하루 더 있지 않았으면 못갔을 그 곳. 바닷가의 바람과 야자수가 그득한 속골유원지에 도착했다. 

 

 

도착하고 캠핑용 의자를 하나 어깨에 들쳐매고 산책을 떠났다. 

속골 유원지는 야자수로 가득하고, 근처에 얕은 물가도 있어서 가족 단위로도 와서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일부 캠핑러들은 차박 텐트를 치고 햇빛을 받으며 낮잠을 자거나 바다를 구경하기도 했다. 

 

 

 

 

제주도에서의 소고배 오두막

 

몇 일 전에 기존 숙소(올레낭 오두막집)의 연장이 안된다고 해서 알아봤다가, 부득이 취소했던 방이다.

1일 숙박하기에 좋았다. 2만원이었나 3만원 정도여서 부담없었고, 팀별 룸이 1개씩 주어지므로 단독 오두막이라고 할 만 하다. 올레낭 오두막집과 다르게, 내부는 나무가 아니다.

 

 

전체적으로 크지 않으면서 아담한 사이즈의 숙소는, 당일 예약을 했음에도 친절하게 예약해주는 사장님 덕분에 숙소 걱정은 덜 수 있었다. 반려동반인 경우 알려주는 계좌로 1만원을 보내면 된다. 부킹 닷컴에서 예약하고, 1박 숙박했는데..

 

밤에 바퀴벌레가 한마리 나와 사장님께 말씀드렸으나 그다지 게의치 않는 모습이셨다. 아마도 스쳐지나가니 그러신거겠지.. 라고 생각해본다. 강아지와 살면서 어지간한 곤충이나 벌레는 잡을 수 있게 되었지만 바퀴벌레는 여전히 너무나 무서운(?) 존재이기에 ... 다른 부분은 매우 만족했지만,  그그..것이 평점을 깎아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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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간단하게 자고 떠날 요량이라면 갈만하다. 

 

 

그리고 정말 제주의 마지막 밤. 모니카 옛날통닭. 

 

 

 

제주도에서 뭘 먹을까 고민도 잠시, 숙소 근처에 '모니카 옛날 통닭'이 있었다. 맛있는 것에 기억에 남는 음식을 먹고 싶은 탓에 티맵, 카카오맵으로 주변을 검색했더니 치킨집이 나왔다. 전화로 주문을 했는데, 약 30분 정도 걸린다고 해서 슬금슬금 강아지와 함께 마실을 나왔다. 

 

 

 

매장에 도착해, 강아지가 있어서 못들어간다는 나의 말에 사장님은 친히 입구까지 나와 주문을 확인하고 치킨을 전달해주셨고, 나는 치킨값을 계좌이체 시켰다.  밥이 생각나는 치킨의 맛.. 지금 또 군침이 돌기 시작한다. 

 

앞에는 작은 공원과 담배피는 장소가 마련되어있었는데, 어떤 남정내가 강아지에게 오라는 시늉을 하자 모른척 고개를 돌린 나의 강아지는.... 듬직했다.  어찌됐든,  고추가 섞여 매콤매콤한 치킨이었는데 평가는 찾아보니 극과 극이었다. 나는 햇반을 뜯어 맥주와 함께 먹고 뻗어버렸다. 하지만.. 또먹고싶다...  이 날이 제주 여행에서도 기억에 남았다. (당연히...)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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