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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주여, 기대하던 바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해서 싸우고자 하는 이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소서.
현재에 만족하기보다 불가피한 이유를 강압하는 이에게 은헤를 베풀어 주소서.
주여,
스스로의 생각이 맞다고 타인에게 강요하는 그를 용서하여 주시고, 그를 미워하는 저에게도 용서를 베풀어 주소서.
제가 만약 이를 이해해야 한다면 저에게 가르침을 주소서.
문득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성당을, 교회를, 절도 가본적 없는 내가 이런 기도를 할 정도로 절망적인 상황에 부딪힌 건가.
갑자기 내 삶이 오롯이 지겨워졌다. 살기 싫어진게 분명했다.
신을 찾다니.
그런데 삶의 끈을, 생기의 끈을 놓치고 싶지도 않았다.
이게 무슨 억지인지 나도 모르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 실소가 터져나왔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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