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에서 특별 전시된 『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전시를 다녀왔다.
삼성가의 홍 여사님도 마음에 들었다는 전시. 지인을 통해 예약조차 어렵다는 걸 알게 되어 2주 전부터 연차를 내고 만만의 준비를 했다.
19세기, 아름답고 고풍스러운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 비엔나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전 시 명: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 구스타프 클림트부터 에곤 실레까지
Vienna 1900, The Dreaming Artists - From Gustav Klimt to Egon Schiele
- 전시기간: 2024. 11. 30.(토) ~ 2025. 3. 3.(월)
- 전시장소: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 전 시 품: 구스타프 클림트 <수풀 속 여인>, 에곤 실레 <꽈리 열매가 있는 자화상> 등 회화, 드로잉, 포스터, 사진, 공예품 등 총 191점
티켓 링크로 구매하면 바로 입장 가능하다. 평일 오후라 그런지 줄이 길지는 않았지만, 전시관 입장 전에 잠깐 티겟창구를 들러보니 이미 당일 예약은 가득차 더이상 티켓 구매가 어려운 걸로 보였다. 미리 꼭,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방문하길 추천한다.
예약 링크 : 네이버 바로가기 / 티켓링크 바로가기) ★일일 현장 발권 잔여수량 확인 바로가기
매표소에는 현재 전시중인 다른 도기(청자), 그러니까 도자기류의 진시가 같이 운영하고 있었다.
날씨가 추워 매표소 앞 쪽에 비닐 텐트가 운영되고 있다. 당일 예매하시는 분들은 추위를 피할 수 있을 듯 싶다.
티켓은 모바일로 수령 후에, 입장 전에 제시하면 된다.
전시회 입장 전에, 전시회의 전시품들을 안내하는 오디오를 신청할 수 있는데 (스마트폰은 본인 것으로 이용하고 어플 설치 후 사용. 이어폰은 별도 지참 필요), 화장실도 다녀오고 오디오 관련해서도 정리 하고 입장하면 된다. 입구에 안내하시는 분이 친절히 안내해주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나는 고흐를 좋아한다. 빈센트 반 고흐.
그럼에도 이 『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를 관람하게 된 계기는 키스로 유명한 "구스타프 클림트" 때문이다.
오스트리아의 작가인 '구스타프 클림트'는 에로티시즘으로 유명한 작가로 여성성을 회화, 벽화 등으로 표현한 반분리파 작가다. 상징주의로 대변되는 비엔나 작가들의 그룹은 "아카데미적" 흐름에 반대를 하게 된다. 그러면서 파생되어 나온 것이 "반 反 분리파"다.
말이 에로티시즘이라 자칫 잘못되거나 편향된 이미지로 느껴질 수 있겠다. 에로티시즘은 여성으로 하여금 성적인 매력을 느끼게 하도록 하는 것인데, 이 에로티시즘은 나에게 그다지 에로틱하게 다가오진 않는다. 아기를 잉태하고, 성장하게 하며, 세상을 보듬어 안는 이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게서 오는 자비로움을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들에서 느낄 수 있기에 나는 그의 그림을 보다보면 자애로움이나 자비로움을 느낀다. 그 어머니들 또한 여자가 아니었던가.
국립 중앙 박물관 특별전시관의 입구.
『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을 관람하러 들어가는 길목에는 구스타프 클림프의 "수풀 속 여인"이 자리잡고 있다. 새로운 그림 양식을 표방하며 그리기 시작한 그의 그림은 몽환적이지만 현실에 분명히 존재하는 것들을 그림으로써 현실과 이상의 오묘한 관계를 느끼도록 한다.
『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의 전시에서 "구스타프 클림프"의 그림들을 구경하는 건 매우 평안한 마음을 가지게 한다. 에로티시즘을 뒤로하고라도, "수풀 속 여인"을 비롯해 따뜻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건 많은 사람도 공감할 것이다.
아래는 에곤 실레의 그림이다. 위에서 언급한 구스타프 클림프 를 만나 스스로에 대한 의문이나 의구심을 해결하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에곤 실레는 스스로 넘긴 자화싱으로도 유명하다. (티켓에 보이는 그림이 에곤 실레의 작품이다.)
에곤 실레의 "피아노를 치는 레오폴트 치하체크"는 1907년 작품이다.
어릴 적 아버지가 사망하자 삼촌 밑에서 보호 받으며 컸던 그는, 삼촌이 피아노를 치는 모습을 보고 이 작품을 그리게 된다. 빛이 들어오는 곳을 밝게, 그리고 그림자가 있는 부분을 명암있게 그림으로써 따뜻함을 느낄 수 있으며 피아노를 치는 삼촌의 손가락을 흐릿하게 그려 생동감있게 표현했다.
클로먼 모저의 "산맥"은 간단 명료한 그림 같으면서도 자꾸만 빠져들게 되는 작품이다.
산맥의 멀고 가까움을 선의 농도를 퉁해 구분하고 있으며 차갑지 않은 푸른색을 통해 자연 그대로를 조금 변형하면서도 부드러움을 가지고 있는 이 작품 또한 기억에 남는다.
『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에서는 단순히 그림 작품들만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다양한 작품 세계관을 볼 수 있는 전시회 답게 공방에서 만들었던 작은 악세서리 들도 볼 수 있다. 잉크를 담는 파우치, 그리고 고정시키는데 사용하는 압정이 그 예다.
『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을 관람하며, 느낀건 전체적으로 부드러움을 가진 강인함이 이 1900년대에 활동했던 작가들이 가진 힘이 아니었을까 하는 것이다.
아래는 에곤 실레의 "어머니와 아이"라는 작품이다.
어머니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했던 '에곤 실레'는 어머니에게 안긴 아이를 그렸는데, 어머니의 표정에서 인자함이나 포근함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품에 안긴 아이의 얼굴에 당혹스러움이 가득하다.
어두운 색의 배경이 엄마의 품에 안긴 아이의 심정을 대변해주는 듯 하다.
『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을 관람하고 난 후에 나는, 에곤 실레의 책을 샀다.
책을 읽은 후에 리뷰를 남길까도 싶었지만 아직 시작도 못해서 전시회 후기를 ( 더 늦기 전에) 남겨본다.
빈센트 반 고흐, 그의 작품에서 "희망"을 보았다면
구스타프 클림프, 그의 작품에서는 애정을 탐닉하는 한 남자를 보았고
에곤 실레,
그의 작품에서는 스스로의 존재를 부정해야 할지, 아니면 그 스스로가 누구인지 혼란스러워하는 한 남자를 만났다.
그들은 모두 꿈꾸었고, 꿈을 현실로 작품으로서 표현했다.
삶이란, 어쩌면 다 비슷할지 모른다.
힘듦 속에서 하나의 전시회를 통해 따땃한 위안을 얻기도 하며
책을 읽고 희망을 노래하거나, 스스로에 대해 의구심을 갖기도 한다.
그들의 작품 속에서, 삶을 놓지 않고 끝없이 고민하며 삶을 풀어낸 희망을 만나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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