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의무게

빌어먹을 조급증

올라씨 Elena._. 2025. 5. 22.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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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나온 말에, 나도 소스라치게 놀라 손으로 입을 막았다.
하지만 한 번 입 밖으로 내놓은 말은 다시 주워담을 수 없다.

아주 편하게 자빠져 자던데

내 마음 상태가 요즘 편하지는 않았었나보다.
불편한 상황에서도 마음을 컨트롤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었고, 때문에 컨디션이 난조여도 제대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명백한 실패였다.

한동안 틈틈히 몸과 마음을 다잡으며 노력했는데 겨우 한마디에 나는 스스륵 하고. 무너져 버렸다.

순간적으로 발생되는 사건 사고에 대응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어떠한 새로운 것들을 만난다거나 사람을 만나 회의가 예정되어있는 경우
그것이 편한 상황이 아니라는 걸 인지하는 순간 심장은 벌렁벌렁 뛰기 시작한다.

빌어먹을 조급증은 이런식으로 나타난다.
아주 편하게 자빠져 자던데.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한 문장에 나는 패닉이 왔다.
문제가 생기면 답을 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인 탓에,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상대방의 흥분을 가라앉혀야 하는 상황일 때, 벌렁거리는 심장을 느낀다.

그리고 편하자고 한 말에 나는, 이런 식으로 속된 말을 던져버린 것이다. 

쓸데없는 조급증이었을지 모르겠다.
삶은 이렇게 화가 많고 성격이 급한 나를, 이렇게라도 만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줘서
되새김질을 하는 시간을 선물해준다는 건. 
내가 삶에게 고마워 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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