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9. 140102
13년 마지막이자 14년 첫 독서의 기록을 남기게 해준 "내 욕망의 리스트." 올해 단 한 권만 읽어야 한다면 이 책을 읽어라! 는 헤드카피에 주저없이 이 책을 폈다. 소설을 읽어야겠다는 마음이 선지 사흘만이었다. 현실보다 책 속 누군가에게 몰입해야겠다는 생각과 탄탄한 스토리 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 오히려 신선한 경험을 불어넣겠다는 결심 때문이었는지 몰라도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책을 찾기 위해 한 시간을 방황했다.
어쩌면 나는 비련의 여주인공이 죽기를 바랬던 것 같다. 대략적인 스토리를 알고 나서 품은 생각은 "누구라도 죽지 않겠는가" 이었다.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했을 나에게 270억이라는 돈이 생긴다면. 이 많고도 많은 돈을 어디에 쓸지 고민하는 사이에 사랑하는 사람(책에서는 남편)이 그 돈을 가지고 저멀리 떠나버린다면. 적어도 자살이라는 슬픈 스토리로 마감할 것이라는게 내 추측이었다.
결말은 죽음보다도 더 슬프고 고된 "고독" 이다
. 많은 이웃이, 많은 블로그 구독자가, 사랑했던 남편이, 잠시 만난 간호사도, 애처롭게 자비와 애정과 사랑을 나눠주지만 조슬린(여주인공)에게는 더이상 그것들이 남아있지않다. 또 다시 그들을 믿었다가 나의 뒤통수를 칠지도 모르는 앞으로의 불확실한 미래에서도, 이제까지 사랑하고 믿었던 남편에게서 오는 배신감은 누구에게서도 치유받지 못할 것이 분명하기에 자기자신을 보존하기 위한 방어막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내 욕망의 리스트"를 보면서 느낀 불편함(단점)은 이틀동안 두 번 읽었다는 점이다. 이유인즉, 문장의 호흡이 짧아 생각 속에서 읽지 않으면 술술 넘기며 읽기에는 어려운 책이기 때문이다. 조(남편)가 조슬린(아내,여주인공)이 숨겨둔 당첨수표를 훔쳐 달아나고, 주위 사람들에게는 조가 '출장'을 갔다고 거짓말을 하며, 아버지에게조차 그러한 사실을 숨길 때에 나의 인내심이 끝났다. 절반 이상을 사소한 생활이야기로 짧게 그려내는 짧은 호흡이 이야기 속으로 나를 끌어들이지 못했다. 현재 카피라이터로 활동하는 작가의 특징이 반영되어 있기도 한 이 책은,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은 읽어야 짧은 호흡으로 이뤄진 이 소설을 음미할 수 있다. (얇다고 무시하지 말 것. 짧을 수록 더 많은 생각이 필요하니까.)
하지만 쉽게 몰입할 수 있는 장문으로 이뤄진 소설이었다면 오히려 이정도의 여운을 남기지는 못했을 것이다.
내 욕망의 리스트
- 저자
-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지음
- 출판사
- 레드박스 | 2012-06-18 출간
- 카테고리
- 소설
- 책소개
- 프랑스에서 하루에 1000권씩 팔리는 소설 출간 전에 미국,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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