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장에 있는 메모들을 정리하다 발견한 입양 홍보글. 지금이야 가족들에게 사랑 받으며, 예쁨 받으며 천방지축 살아가고 있는 반려댕댕이다. 처음 보호소에 가족들과 함께 발견되었을 땐 피부가 좋지 않은 쪼꾸미 댕댕이였다.
22년 7월 쯤 시작한 유기견 임시보호는 운명인 것처럼 그렇게 시작되었다.
성남 어딘가에서 엄마, 아빠, 그리고 3남매, 5마리의 강아지는 그렇게 helpshelter의 이름을 가진 성남 보호소로 구조되었다. 인스타그램에서 공고번호22_0696으로 명명된 믹스 강아지는 지금의 또리다.
그 해 10월 22-0696 라는 이름조차 없던 강아지는 "또리"라는 이름으로 나에게 왔다.
삼촌의 극세사 잠옷을 물어 뜯기도 했고 털을 골라주는 빗의 질감이 신기해 다 뽑아내기도 했으며 산책가고 싶다고 표현하는 걸 알지 못해서 내 잠옷이 모두 뜯겨나간 적도 있었다.
실내 배변을 시킨 덕에 금방 적응해 화장실에서만 볼 일을 보고, 그 이후 실외 배변으로 자리 잡으면서 집에선 쉬만 본다. 응아같은 큰 대소사는 실외에서만.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뿌듯하고 예쁘며 똑똑한 아이다.
가끔 입양을 후회한 적도 있었다.
쉼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그 순간 어김없이 산책을 나가야 했으며, 집안일을 하고나서 몸을 좀 뉘었을 때 (본인의) 휴식을 다 취하고는 나가자고 낑낑거리던 그 순간들은 슬프게도,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의 미안함으로 자리 잡았다. 산책을 빼고는 집안에서만 생활해야하는 강아지에겐 산책을 가야하는 그 순간과 그 시간들이 그 때만 할 수 있는 의사표현이었을 것이다. 어느 날 아침부턴 산책을 가자며 잠을 깨우기도 했고 일어날 때까지 얼굴을 핥아대기도 했다.
실내 바닥이 미끄러워 적응하지 못해 방바닥에서 미끄덩거리며 슬라이딩 하던 또리는 지금 늠름한 강아지? 개?가 되었다. 이제는 실내에서 건장한 청년처럼 걷기 시작했으며 '그만'이라는 말을 알아들어 멈출줄도 안다.
"또리야"라고 부르면 돌아올 줄도 알며, 멀리 가지 않고, 브이, 코, 손, 엎드려, 앉아, 와 같은 개인기도 할 줄 알게 되었다.
잘 지내다 꼭 한번씩 승질을 부리긴 하지만..
또리야, 우리 산책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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