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그렇게 녹록치 않다는 걸 알고 있는 우리는 가끔 실수를 저지른다.
내가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럼이 없을 거라 생각하다 가도 어느 순간에는 얼굴이 붉게 물든다.
내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다 가도 어느 순간에는 내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우친다.
호기롭게 뛰어든 물 속에서 나는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고
이미 물 속에 빠진 나는 입에 문 호흡기를 제거할 수도 없어 손짓으로 의사를 표시했다.
하지만 상대는 내 물 속의 수화만을 들여다보며 갈 길을 재촉했다.
패닉이 온 나는 과호흡으로 물 위에 떠올랐고
내 버디라고 함께 입수했던 사람의 얼굴에는 의아한 낮빛과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만 남았다.
그리고 물 속에서 튀어나와 2시간 정도의 시간을 보낸 후,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는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바닷물은 차가웠지만 나는 바다 깊은 곳에서 움직이는 새로운 생명을 보았다.
또 다시금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안도했고, 단순히 나의 잘못 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위로가 되었다.
그렇게 2박 3일의 다이빙 일정이 끝나고
나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차 안에서 한바가지의 눈물을 쏟아냈다.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이승철의 "아마추어"를 들으면서였다.
살며 살아가는 행복.
눈을 뜨는 것도
숨이 벅찬 것도
고된 하루가 있다는 행복을
난 왜 몰랐을까.
아직 모르는게 많아
내세울 것 없는 실수 투성이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
그냥 즐기는거야.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기에
모두가 처음 서 보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이란 무대에서
모두 다 같은 아마추어야.
지쳐 걸어갈 수 있고
아이 눈을 보며 웃을 수 있고
조금 늦어져도 상관없잖아
그냥 즐기는 거야.
그리고 나는 이어지는 노래에, 공감을 표했다.
'나는 반딧불'이라는 노래였다.
삶은 힘들지만 그래도 위로가 되는 것들을 찾을 수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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