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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버 다이빙을 시작한 후에 알게된 사실은, 내 스스로가 공기에 대한 분리 불안이 있었다는 것이다.
살아있다는 것은 공기로 숨을 쉰다는 이야기다.
물 속에서 호흡기로 호흡을 한다는 건 물 속에 공기가 호흡할 정도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고
마찬가지로 공기가 있어야 숨을 쉬므로 호흡기를 입에 물고 물 속으로 들어간다.
물 밑으로 1 m를 들어가던, 10m를 들어가던 상관없이 -
나는 물 속이 무서웠다.
나의 호흡 소리를 듣고, 오로지 내 숨 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극한의 장점과는 다르게
아이러니하게도 물 속의 나는 공기 속에서의 자신감을 모두 잃어버렸다.
모든 자신감을 말이다.
땅 위의 나는 어느 누구와, 어떤 생명체와, 생명이 있거나 없는 것과 무관하게 나 이외의 모든 것에 집착했다.
물 속의 나는 그 어떤 것과도 상관없이 호흡기에 집착했다.
땅 위의 나는 자만심이 가득한 어린 양이었는데
물 속의 나는 허영이라는 단어조차 모르는 순진한 양이었다.
무엇인지, 어디에서 오는지 모를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저버릴 수 있다는 미소의 사실을 알면서도 무엇을 잡을지 나는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물 속에서 누군가를 잡는다는 건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타인에 의지하는 습성이, 나도 모르게 나와버렸다.
그것을 어떻게 극복할지는 오로지 나의 몫이다.
인생은, 어차피 혼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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