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Poor Things 가여운 것들』 리뷰 속에 줄거리가 포함될 수 있고 시각에 따라 스포일 수 있다.
조금은, 아니, 많이 야릇하며 프랑켄슈타인을 생각나게 하는 『Poor Things 가여운 것들』은 어쩌면 나의 삶을 돌아보게 하라는 작가 엘러스데어 그레이의 뜻일지 모른다. 이전 후기에서 언급했던 책 (괴물은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 에서 사이코패스가 어떻게 발화하는지 적은 적이 있고, 뮤지컬 『 메리셀리 』 에서 주인공인 메리 셀리가 어떻게 "프랑켄슈타인"을 창조하게 되었는지 그녀의 환경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여여영국 국민들을 이끌고 방어하는 강한 남자들은 난잡한 여자들과 햐햐향락을 즐겨 그들 본성의 동물적인 부분을 만족시킴으로써 힘을 여연마해야 합니다.“ 책 중 에서
『Poor Things 가여운 것들』에서 한 인물이 하는 대사다. 핵심을 찌르는 문장이다.
벨라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니, 벨라의 몸에 적응된 뇌의 결정이었다. 결론적으로 그녀가 스스로의 목숨을 가지고 어떤 결론에 이르렀던건, 본래 그녀가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던 여성성을 훼손하며 짐짝마냥 스스로의 소유물로 여기던 남자로부터 탈출하고자 하는 이유였다. 하지만 그녀의 배 속에는 태아가 자리를 잡고 있었고, 그녀의 몸은 아직 살아있었다. 아니, 살아있었을 것이다.
벡스터는 벨라 벡스터라는 이름으로 그녀를 다시 태어나도록 모종의 수술을 집행 한다. 벨라는 태아의 뇌를 가진 스스로를 발전시켜, 소설의 말미에는 스스로 어른이 된 새로운 벨라의 모습을 보여주며 해피엔딩으로 소설은 막을 내린다.
벨라로부터 "갓God" 이라 불리는 갓윈 벡스터는 결국 죽음에 이른다. “당신이 어떤 제도의 모든 작동 방식을 간파하고 이해하기 전에는 그것과 싸우려 들지 마. 한편으론 당신의 통제받지 않는 지성을 이용하여 더 나은 일 처리 방식을 궁리하는 거야.” 라는 교훈을 남기고. 벨라 그녀와 함께 새로운 인생을 펼쳐가며 막을 내린 『Poor Things 가여운 것들』.
더 좋은 리뷰가 있어, 아래에 붙인다.
소설을 읽을 때 내 마음이 조금은 뒤숭숭한 사건이 있었는지, 큼지막한 줄거리만 생각나 리뷰를 쓸 수 없었다. 그러다가 디즈니플러스에서 <가여운 것들Poor Things>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마자 토요일 3시까지 영화를 보고는 잠들었다. 벨라 역의 엠마 스톤, 그녀의 몸과 마음을 쟁취하고자 했던 변호사 덩컨 역의 마크 버팔로.
그리고 갓윈 덱스터 역을 맡은 윌렘 데포. 그는 촬영 전 6시간 이상의 분장을 했다. 어릴 적 그의 삶은 과학자였던 아버지의 온갖 과학적 테스트 때문에 망쳐졌기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외모를 분장으로 보여줌으로써 그의 삶을 대변해야했다. 그는 성적 욕구조차 제대로 해소할 수 없었고 본능 조차 따르지 못하는 유약한 삶을 살아온 탓에, 감독인 요르고스 란티모스는 외향 표연으로 그의 자조섞인 삶을 보여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소설과 영화 『Poor Things 가여운 것들』 이 보여주고자 하는 바는 극명하다. "사람은, 생긴데로 살지 않는다." 는 결론이다. 생긴대로 산다는 건 육체의 행동과 본능을 그대로 따라간다는 말이다. 이건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행동이 뇌로부터 온다 생각할 수 있지만 벨라의 "뇌"를 통해 알려주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다. 유아용 뇌에 성인의 신체를 적용하거나, (같은 말이지만) 성인의 신체에 유아용 뇌를 이식한다고 해서 성인처럼 살거나 유아처럼 사는 것이 정석은 아니라는 말이다.
영화 『Poor Things 가여운 것들』의 중반을 지나는 시점에서, 맥캔들리스는 갓윈 박사의 도움 속에 새로운 "벨라"를 창조하는 지경에 이른다. 하지만 결론은 글쎄다. 유아의 뇌를 가진 유아 신체는, 유아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다. 이를 보고 갓 박사는 실험체를 대하는 자신의 모습이 무뚝뚝한 것을 보고 "원래 이게 맞는거야" 라는 답을 내놓는다.
벨라를 향한 갓윈의 의지와 관심은, 벨라가 사람으로서 성장하는 것과 별개로 벨라가 스스로의 자존감과 자신감, 그리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 그녀 스스로 존재에 대한 의문에 답하는 심도 깊은 성찰로 이어진다.
삶은 사람을 지치게 한다. 그래서 삶인지도 모른다. 야릇해서 매력에 빠지는 건지, 아니면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나가게 되는 벨라의 삶이 나와 너의 삶에 대한 가치를 깨닫게 해서인지는 알 수 없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같이 몽상적이면서도 생각할 힘을 길러주는 건 이런 영화이지 않을까. 그리고, 한가지 질문을 하고 싶다. 가여운 것들은 도대체 누구일까.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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