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퇴근길에 음악이 아닌, 라디오를 듣기 시작했다. MBC 파워 FM, 출근길은 테디(테이 + DJ)의 활기찬 목소리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고, 퇴근길에는 윤도현 아저씨의 방송을 듣는데, 그 중 윤도현 아저씨가 매주 수요일 아이들과 전화통화를 할 때면 차 안에서 운전을 하다가도 아차,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아이와 윤도현 아저씨의 대화를 듣고 있자면, 아이의 순수함에 놀랍고 나의 어린 시절을 되새겨보게 된다. 확실히, 내 어린 시절은 그렇게 순수하지 않았다. 오히려 철이 너무 금방 들어 어른같다는 얘기를 들었을지언정.
라디오가 나를, 기억 속의 나에게서, 나를 기억하게 해준다. 일상 속의 사소한 사건들이 나를 가꾸고 나를 만들어오는데, 나는 어떻게 살아왔을까. 라디오를 들으며 사소한 이야기에 웃음을 터트리는 내 자신을 보는 나는, 『보도 섀퍼의 이기는 습관』을 통해 "이긴다"의 새로운 정의를 내려본다.
- 저자
- 보도 섀퍼
- 출판
- 토네이도
- 출판일
- 2022.03.18
이긴다. 이긴다의 반댓말은 진다. 하지만 이긴다의 반대가 '진다'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보드 섀퍼의 이기는 습관>을 읽으며 하게 된다.
사람 사는게 아무리 고되더라도, 스트레스가 많아 쓰러질 지경이 되더라도 결국 사람들 속에서 살아내는 것이 인간의, 삶의, 순리일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 때문에 빈번히 오늘 하루를, 일 년을, 그리고 일생을 실패했다는 얘기도 종종 들리고, 그 반대로 사람 덕분에 오늘을 유익하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굳이 반의어를 찾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 쉽게 깨닫기 어려운 일이기에 <이기는 습관>이 어떤 것으로부터 이기는 게 좋은지 새로운 시각을 보드섀퍼가 독자들에게 선물한다.
독일에 한 우화가 내려져온다.
번개와 천둥이 무섭게 치는 어느 날, 한 아이가 비 오는 날 우두커니 집 밖에 서 있었다.
아이를 보던 어른이 물었다. "번개와 천둥이 무섭지 않니"
아이가 답했다. "하나도 안 무서워요. 신께서 제 자신을 찍으시는 거잖아요."
일상적으로 살아온 삶이라면, 요즘의 기후 변화에 두려움을 느낄 것이고 천둥과 번개가 요란하게 치는 밤은 더더욱 무서운 순간일 것이다. 독일에 내려오는 이 우화는, 어떤 환경에 부딪히더라도 어려움이나 무서움 없이 접근하는 방식의 새로움을 알려준다. 어떻게 사진을 찍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을까, 아이를 키워낸 부모에게도, 그러한 환경이 변하게 만든 아기의 생각에도 박수를 보낸다.
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내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말한 적이 없었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노력했고, 내가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러다 상대방이 알아주지 못하면 금새 심드렁해졌다. 내 자신을 위한 삶이 아니라, 나를 알아달라고 두 손 모아 비는, 정도 없는 상대방에게 정을 구걸하는 삶이었던 거다.
어느 날 집안일에 지쳐 이불 속에서 빠져나오지 않는 날이나, 뼈가 부러지고, 사람들의 정치나 감정 섞인 말들이 지치고 짜증난다고, 말했지만 결국 그 사건의 시작점은 나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방치하고는, 끝끝내 부정적인 결론을 내곤 했다. "내가 문제가 아니야, 그들이 문제지."
매 시간, 하루를 살아내는 데 있어 원인이나 과거에 집착해 사는 것보다는 과거를 떨쳐내고 살아가는 것이 내 삶을 이겨내는 법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해준, 교보문고 e-book의 무료책. 『 보도 섀퍼의 이기는 습관』 이다.
추신. 최근 교보문고 e-book의 업데이트가 있었는데, 잦은 에러에 책갈피를 덧붙이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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