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관찰 에세이
2 mm밖에 되지 않는 개미의 세계를 생각해본 적 있는가.
2004년에 발행된 최재천 작가의 『최재천의 곤충사회』를 읽게 되었다.
인간 사회 뿐만 아니라 동물이나 식물 또한 경쟁 속에서 이겨내야 만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이, 단순히 경쟁 속에서만 살고 무엇인가 잊은 채로 살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씁쓸한 질문에 좋은 답을 제시하는 에세이. 바로 『최재천의 곤충사회』 다.
(중략) 장황하게 설명하는 게 아니라 "From this, this comes out, Understand?" 이렇게 하면 되는거 아니겠어요? (중략)
최재천 작가는 대학생 시절 해외로 유학간 적이 있었다. 그 때 그는 영어를 그리 잘하지 못하면서도, 명문대생들이 가득 모인 강의실에서 그들을 상대로 영어 강연을 하게 된다. 한 명의 동양인이 보여준 단순한 생각과 시도는 명문대생들의 박수를 받았다. 최재천 작가는 그렇게 곤충학자가 되었다.
자연과학을 평생 연구했는데, 인문학 강의에 본인을 불러 의아하다는 최재천작가는 국립 생태원 원장을 역임했다. 『최재천의 곤충사회』에서 나오는 아즈텍 개미와 트럼핏 나무는, 인간과 또 다른 생명체이지만 배울 점? 이 있다.
아즈텍 개미는, 군락을 모여 서로 공생하며 살아간다. 트럼핏 나무의 빈 공간을 활용해 처음 생존을 시작했던 것이, 결국 트럼핏 나무가 속을 비운 채로 유전자적 변형을 일으키게 되었다. 나무의 속이 비어있다니 이해 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한 마리의 여왕 개미가 아닌, 다양한 수의 여왕 개미가 일개미들을 통치하며 나무와 공생하는 모습은 뜻밖이다.
"가진 자가 공정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공정이라는 단어가 가진 자의 입에서 나오면 안 된다. "
제 꾀에 넘어가는 아주 어리석은 동물이 바로 우리입니다. 우리가 진짜 현명했으면 ..
가끔의 나는, 스트레스로 머리를 쥐어 뜯는다. 정말 쥐어 뜯는 것은 아니지만서도(...) 정신이 몽롱하고 내가 해야 할 길을 알 수 없다. 그럴 때마다 나는 누군가에게 물어볼 수가 없어서 항상 난감한 상황에 처한다. 사람에 대한 인문학을 보기보다 생태학을 공부함으로써 공존에 의미를 되새기고는 있지만 아직 까지 공존이나 공생의 의미가 스스로에게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조금은 무거운 마음이다. 아직까지 내가 느끼고 있는 건 공존보다는 이기 利己 이므로. - 끝 -
덧붙여, 근데 왜 완독시간이 4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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