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적적할 법도 하지만 외로움을 느낄 새도 없이 본인의 생계를 위해 열심히 살아온 이 여성이 소설 "프리즈너"의 주인공이다.
그녀가 보조하던 어떤 여성과 함께 한 상류층의 모임에 참석하게 되면서 억만장자 네드와 결혼을 하게 되는 아멜리. 고작 하루 만에 일어난 사건? 사고? 였다. 전혀 상상할 수 없는. 하루 만의 결혼 결정. 어쩌면 아멜리의 삶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녀의 "브루주아"를 향한 꿈에 응원을 해줄 수도 있겠지만 좀처럼 쉽게 공감이 가지는 않는다. 그 결혼이라는 건, 밥을 먹는 것처럼 쉬운 결정은 아니니 말이다.
반전의 시작은 네드가 결혼을 발표하면서다. 결혼 자체를 바로 공개하지 않았던 네드의 속셈은 따로 있었고 아멜리는 그에 휘말리게 된다. 누군가의 죽음에 네드가 휘말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는 어두운 곳에 감금당한다. 옆 방엔 그녀에게 청혼한 네드가 감금되어 있다.
불빛이 한 방울도 들어오지 않는 어두컴컴한 방(칠흑같은 어둠이라고 표현하는 게 적당할 듯 싶다.) 에 감금되어 있는 네드는, 납치범과의 대화에서 아멜리를 죽여버리라는 고함을 듣기도 한다. 결혼을 유지하고, 백 만 파운드를 받기로 하고 결혼을 하는 목적은 아멜리가 상류층으로 진입하기 위한 노력이었지만, 그녀의 삶은 그렇게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프리즈너"의 소개글은 이렇다. "나를 감금한 당신이 미치게 그리워."
괴롭히는 누군가에게 애정과 사랑을 느끼는 증상을 아멜리는 느낀다. 아마도 어두컴컴한 방에, 아무것도 의지할 것 없이 본능적으로 조심히 지내야 하는 정사각의 방 안에서 그녀에게 밥을 가져다주는 그에게 호감을 느끼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어둠으로 가득한 방에서 적응하는 아멜리의 생각과 태도는 소설 속에 몰입하기 쉽게 만든다. 하지만 소개글에서 보여준 납치범의 정체와 아멜리의 결말, 그리고 그 배후에 둘러쌓인 이야기들은 그렇게 무겁지 않아서 심리 혹은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가볍게 읽어봐도 좋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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