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의 무게

[에세이] 아득한 유치원 이야기로 풀어보는 사람, 그리고 사람.

올라씨 Elena._. 2012. 5. 1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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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과 사람들의 이야기


# 나와 너, 그리고 우리.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제목에 나와있듯, 답은 '사람'이다.

나는 '사람'을 우선하는 회사에 다닌다. 취업을 준비할 당시에 '사람을 원하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기업'에 들어가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기업조사를 하면서부터는 '사람이 중심'이라고 말하는 기업들이 얼마나 많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든 것도 사실이다. 



                       



   위의 사진은 얼마 전에 상위 검색어에 오른 동물들이다. 사람과 비슷한 행동으로 '사람같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나도 사진을 보면서 웃었는데 그러면서도 기억에 남은 것처럼 종종 생각이 난다. 


   유치원을 졸업할 무렵, 난 어릴 적에 입은 화상 덕택에 흉터를 가리기 위한 시술로서 얼굴 한 쪽에 혹을 달고 살았다.  지금은 의학기술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피부로 의약품을 집어넣어 강제적으로 피부를 확장시키는 방법을 사용했고, 한창 뛰어다닐 나이에 '혹부리영감'이란 소리를 듣고 놀림을 받으며 그 시간들을 이겨내야만 했다.  상상조차 쉽지 않은 유치원생의 극복기는 아마도 이때부터 시작되지 않았을까. (지금은 물론, 혹부리영감이 아니다. 오해마시길.)


  몇 번의 수술을 통해 의학의 힘을 빌리고 남들은 어려운 시간을 고생하며 보냈다고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잘된 일이 아닌가 싶다. 어렸을 때조차, 걸어다니는 나를 보고 눈길이 멈추지 않던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과 웅성거림을 들으면서도 피하려고 하지 않았다. 숨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엄마는 어린 아이(그것도 한창 이쁠 여자아이가)가 사람들의 지독한 시선에 상처를 받을까 당신 뒤에 나를 숨기셨는데, 나는 그게 답답해서 항상 사람들 앞에 내 얼굴을 보여주고야 숨통이 트였다. 나는 내 얼굴이 안보이니 더운 모자를 벗어들고 바람을 쐬어야 만족스러웠고 지하철안에 나란히 앉아있는 사람들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아련하게 남은 내 추억거리다.  또 교육열에 불타지 않는 부모님의 애정 속에 집에 있던 수많은 위인전기를 반복해서 읽으며 독서의 즐거움을 알았다. 직접 삶을 체험하는 것이 아닌, 간접적인 인생 경험의 재미를 알아버린 것이다. 그 어린 나이에. 


  하여튼 내 기억 속의 유치원 생활은 교회를 향한 불쾌한 감정으로 끝났다.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뒤에서 이런 얘기를 들었다.  "선생님, 쟤 얼굴은 왜 저래요?.", "응, 선생님도 잘 몰라. 그렇지만 앞으로 저런 애들이랑 놀면 안돼. 알았지?". 선생님과 내 또래의 앙증맞은 질의응답이었다.  이게 나에게 남은 유치원 기억의 끝이고 그 뒤로 어떠한 유치원의 기억도 남지 않았다. 




  사람들은 내 이야기를 들으며 안쓰러운 눈길로 나를 바라본다. 말문이 트이고 나서야 어떻게 화상을 입었냐며 궁금증을 해소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어떻게 다쳤는지를 물어보면, 내가 상처받을까봐. 그런데 난 그런 것으로 상처를 받지 않는다. 그러니 안심.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커플에게 상대방이 왜 좋냐고 물어보면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한다. 어떤 대답도 100% 만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난 사람이 "그냥" 좋았다. 이유를 생각해보건데, 이유는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 이 도출된 만족도는 80% 정도다. 


   사람에게 상처를 입었지만, 사람을 좋아하는, 그래서 힘들때마다 사람을 찾아 진심어린 대화를 하고, 고비를 넘기고, 내가 겪었던(혹은 느낄 수 있는) 감정들과 해결책을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삶이 어려운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그게, 내가 사람을 위한 일을 하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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