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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타주] 너와 내가 만드는 몽타주.

올라씨 Elena._. 2013. 6. 7.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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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화와 김상경이 나오는 영화는 묵직한 무엇이 있다.
    영화의 성공을 흥행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에게 중요한 것은 금전적인 풍요보다도 마음을 울렸는지의 여부다. 혼자 영화관을 찾을 때 시간이 맞으면서 동시에 무게가 느껴지는 영화라면 그날의 영화컨디션은 50 퍼센트 이상 성공한 것이 된다. 어쩌면 그날 영화를 보게 된 것은 만남의 우연은 아니었을까.

성범죄가 난무하면서 대한민국의 안전은 보장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단속을 강화하고 안전규정의 심각성을 인지해 법규를 새롭게 만든다 하더라도, 젊은 것들이 무서워지고 나이먹은 사람들이 공경받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시계는 동방예의지국을 벗어난지 오래다. 과연 이런 대한민국에서, 술을 먹고 택시로 귀가하던 여성의 남자친구로 위장해 잔혹하게 살해하고 유기한 성범죄자가 또 있을지 모르는 대한민국에서 어쩌면 이런 영화가 나오는건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는 성범죄에 대한 영화가 아니다. 공소시효를 앞둔 한 사건의 피해자는 이미 세상이 없다. 단지 범인을 잡고 싶은 엄마가 있었을 뿐이다. 그녀의 범인을 잡고 싶은 광기어린 집착은 이시대의 불안정한 현재에 살고있는 부모들의 표상은 아니었을까. 영화 소개프로그램에서 흔히 얘기하듯, 공소시효가 2시간 남은 시점에서 카운트 다운이 시작된다.

결말은 생각을 뛰어넘는다. 딸이 묻힌 나무에 딸을 위한 신발을 가져다주는 어미의 울음에서 시작되는 이 영화는 자식을 향한 부모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어떤의미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이 영화를 통해 영화를 보기전까지는 어떠한 예고편도 보지 않겠다는 결심이 섰다. 아무런 지식도 갖지 않고 눈과 귀로 본 이 영화는 꽤나 무게감있게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누가 범인이고 누가 범죄자이며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지. 세상을 다 아는 만물박사라 할지라도,
최초 목격자의 진술에 의지해 만들어진 몽타쥬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냥 우리는 우리의 기억에 의지하여 몽타주를 만들며 현실을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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