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의 무게/산문집

[에세이] 무엇을 위한 자기혁명인가.

올라씨 Elena._. 2012. 3. 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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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을 최근 읽고 있다. 

" 청춘의 시기에는 열정이 앞서고, 열정은 신중함과 병립할 수 없다. 열정이란 좌고우면하지 않고 뚜벅 뚜벅 걸어가서 꽝하고 부닥치는 충동과 자신감이다. 청년의 시기에는 실패에 대하 두려움이 적고,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일단 행동이 생각보다 많고 깊은 생각보다는 즉흥적 충동이 앞선다. 이 점은 청년기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약점이기도 하다. 

  사람은 모두 태어나서 죽는다. 삶의 시작과 끝은 모두 같은 것이다. 하지만 삶에 특별한 흔적을 남긴 사람들은 다르다. 그가 걸어온 길은 다른 사람들에게 떠밀려온 길이 아니고, 그가 생각한 것은 다른 사람들이 주입한 생각이 아니다.

  청년기는 뜨거운 시기이며 청춘은 발산하는 것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인생에서 원없시 발산을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시기라고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의미있는 삶을 살기 위해 청년기에 필요한 것은, 누구나 생각하는 발산이 아닌 응축이다. 

  청년의 가슴속에서 지펴진 불덩어리는 반드시 창의와 자존으로 피어올라야 한다. 자신의 내면에 근원적으로 존재하는 불꽃을 자각하지 못하면 창의대신 순응이, 실존 대신 의존적 미래가 기다린다."

  맞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방황의 기술과 내 자신을 되돌아보는, 또한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데에는 한없이 부족한 느낌이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식으로 풀어나가야 할지를 잘 모르겠는 이 와중에도 시간은 째깍째깍 흘러간다. 토익 점수가 나왔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초라한 성적에 또 한번 회의를 느낀다. 내가 왜 토익에 얽매여야 하는가. 펄럭펄럭 거리는 귀를 가진 나에게 주변의 시선과 그 시선을 한몸에 받는 내 기분은 초라할 때가 많다. 곧, 다시 일어나겠지만. 난 잘 할 수 있을거야. 라는 생각에 또 기지개를 펴며 일어나겠지만, 그건 정말 단순한 행동에 불과한 것일까. 

 
*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책에는 현실의 낭만이 있다. 인문학을 풀어쓴 내용의 섹시함은 여타 자기계발서나 20대를 위한 도서들의 항로를 휘어잡고야 만다. 그런 매력이 있는 책이라 쉽게 술술 읽히지는 않지만 독자를 휘어잡고야 마는 박경철의 필력은 마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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